오늘의 5가지 이슈: 브렉시트 연기 유력, 보잉 공포

메이 영국 총리가 EU로부터 가까스로 막판 타협안을 얻어냈지만 영국 하원은 149표차로 이를 부결했다. 메이의 패배가 이미 예상되면서 파운드는 1.1% 가량 하락했으나 표결후 잠시 반등을 시도하기도 했다. 브렉시트 시한 연기가 유력해 보이지만 정치적 불확실성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영국 경제와 영란은행 정책 경로에도 충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지난 주말 에티오피아항공 여객기 추락 사고로 보잉의 737 맥스 기종에 대한 불안감이 거의 공포 수준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중국과 호주, 싱가포르에 이어 영국과 유럽, 인도까지 해당 기종의 운항 중단을 결정했다. 보잉 주가가 2거래일간 11% 빠지면서 해당 종목이 편입된 다우지수 역시 0.4% 약세 마감했다. 기술주 랠리가 이어지며 나스닥과 S&P 500 지수는 상승했다.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한때 2.6%를 하회하며 1월초 이후 저점을 경신했다.
OPEC+는 올해 하반기까지 산유량 감산 합의를 연장하자는 사우디의 제안을 논의 중이라고 Interfax가 보도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 경제성장이 중단기적으로 역풍에 직면해 있다며, 상당 규모의 추경과 한은의 완화적 통화정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비핵화 의사를 적어도 6차례나 언급했다면서 “행동”을 보여달라고 촉구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브렉시트 다시 원점?

메이 영국 총리가 내놓은 브렉시트 전략이 또다시 의회에서 부결되었다. 정치 혼란이 깊어지는 가운데 이제 영국의 EU 탈퇴는 연기되거나 심지어 취소될 가능성마저 제기될 수 있다. 현지시간 월요일 밤늦게 EU측과 재협상을 통해 막판 타결에 성공한 메이의 브렉시트 합의 수정안은 반대 391표, 찬성 242표로 좌초되었다. 격차가 1월 패배 당시 230표 보다는 적었지만, 2년간의 고통스런 노력은 결국 수포로 돌아간 셈이다. 이제 영국 의회는 이번주 브렉시트 시한을 연기하는 방안을 표결로 결정할 듯 보인다. 아마도 영국 정부에 기존 브렉시트 계획안을 찢어버리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것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수요일 표결에서는 노딜 브렉시트 옵션이 아예 협상 테이블에서 치워질 듯 하다. 메이는 정당의 노선에 구애받지 않는 자유 투표를 제안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EU 선거가 5월 23일에 있어 이를 피하려면 3개월 연기가 가장 유력하다며, 그럴 경우 영국 올해 GDP 성장률이 1.6%에서 1.4%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영란은행 금리 인상 시기 역시 늦춰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USTR ‘관세 무기 필요’…시진핑의 고민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는 중국의 무역 합의 이행을 확실히 하기 위해 미 행정부가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옵션으로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주장해 중국의 관세 철폐 요구를 쉽게 들어주지 않을 방침임을 밝혔다. 또한 중국 경제의 구조조정 등 미국이 중요하다고 여기는 사안에 있어서 “진전”이 있다고 말하면서, 어떤 합의든 이행가능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르면 이달 안에 시진핑을 플로리다에 초대해 딜을 마무리지으려 중국을 압박하면서 중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중국 관료들은 시진핑이 예측불허의 트럼프로 인해 당황하거나 막판 양보를 강요받을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면서, 이전처럼 트럼프가 막판에 합의를 깨지 않기를 보장받고 싶어한다. 시진핑은 현재 중국 내에서 트럼프에게 지나치게 많은 것을 양보하고 있다는 압력을 받고 있는 데다가, 특히 지난달 트럼프가 북한 김정은 위원장과의 하노이 정상회담을 딜 없이 끝내면서 중국은 트럼프의 예측불가능한 행동에 더욱 불안해하고 있다.

인플레이션 둔화, 연준 인내심 지지

미국 2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전월비 0.1%에 그쳐 예상치와 전기치 0.2%를 하회했다. 전년동월비로는 2.1%로 역시 전기치 2.2%보다 낮았다. 헤드라인 CPI는 전월비 0.2%로 4개월만에 처음으로 올랐지만, 전년동월비는 1.5%로 2016년래 최저를 기록했다. 자동차와 처방약 가격 하락이 주요 원인으로, 인플레이션 둔화는 연준이 금리 인상에 인내심을 갖겠다는 계획을 고수하는데 좀더 여지를 줄 수 있다. 레이몬드 제임스 파이낸셜은 CPI 보고서가 “연준의 공식 목표 부근이나 그 아래 머무를 것이란 견해에 분명히 부합한다”면서 “따라서 연준이 조급하게 움직여야할 진정한 압력은 없다”고 진단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관세 인상이 달러 강세로 상쇄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연준의 새로운 정책 수단?

뉴욕연은이 PD들에게 시중금리가 연준의 목표범위를 지나치게 넘어서지 않도록 하기 위해 조치가 필요한지 의견을 물어본 것으로 전해진 후 정책 입안자들은 구체적으로 어떤 조치를 고려하고 있는지 밝히지 않았지만, 이코노미스트들은 고정 금리로 운영하는 대기성 레포(standing repo facility) 제도를 언급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와 BMO Capital Markets는 이같은 제도가 실행될 경우 실제로 금리 상승이 억제될 것으로 예상했다. 골드만삭스와 NatWest Markets는 다소 회의적이다. JP모간은 정부의 차입 비용을 줄이는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며 납세자에게 도움이 될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바클레이즈는 딜러들의 대차대조표가 이미 현재의 규제 요구 사항만으로도 지나치게 부풀려져 있다며, 새로운 연준 프로그램이 실시될 경우 요구될 추가 자산을 흡수할 수 있을지 분명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中의 숨겨진 부채 시한폭탄

다년간에 걸친 중국의 금융 리스크 억제 노력은 이제 지방정부의 “숨겨진 부채”를 재조준하고 있다. S&P는 약 40조 위안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세수 감소 속에 정부 관료들은 채권상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애쓰고 있다. 동부 장쑤성에서 서부 칭하이성에 이르기까지 많은 지방정부가 자금조달기관을 통해 조달한 장부외 자금을 포함해 드러나지 않은 부채를 상환하거나 구조조정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 일부 당국은 중국 최대 정책금융기관인 국가개발은행으로부터 저리의 장기대출로 차환을 추구하고 있다. 건물 등 국유자산을 매각하고 있는 곳도 있다. 중국 정부가 올해 2조 위안 규모의 감세를 약속하면서 지방정부 국고가 부족해 상환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아져 부채문제 해결이 더욱 시급한 상황이다. 숨은 부채는 대개 공식적 차입보다 이자가 높은데다 정확한 공식 집계가 없어서 더욱 골치가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