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브렌트유 90불, 美‘노랜딩’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브렌트유가 작년 10월래 처음으로 배럴 당 90달러를 찍었다. OPEC+ 감산 유지와 견조한 수요,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 등에 12월 저점 대비 20% 넘게 올라 자칫 인플레이션 우려를 다시 부채질할 위험이 있다. 이란이 시리아 주재 영사관 공습에 보복을 예고하자 이스라엘은 만반의 대비에 나섰고,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구호단체 차량 오폭과 관련해 “용납할 수 없다”며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하는 등 중동을 둘러싼 상황이 숨가쁘게 돌아가는 모습이다. 뉴욕증시는 3월 미국 고용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테크주를 중심으로 반등을 시도했으나 유가 랠리에 놀라 결국 S&P 500 지수가 1.2% 하락으로 장을 마쳤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총재가 인플레이션이 정체될 경우 올해 금리 인하가 필요 없을 수도 있다고 말하는 등 현지시간 목요일 하루 동안 여러 연준 인사들이 경제와 통화정책 전망에 대해 발언을 쏟아냈다. 시장의 연준 금리 인하 기대가 후퇴했음에도 불구하고 골드만삭스그룹의 소매금융 마커스는 금리가 높은 저축계좌의 연이자를 3월 4.5%에서 4.4%로 낮췄다. 3년여래 첫 인하로, 금융기관들이 예금 이자를 조정하기 위해 시기를 저울질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음은 시장 참가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카시카리 ‘인플레 정체시 올해 인하 안할수도’…바킨 ‘시간여유’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총재가 인플레이션 진전이 멈추고 특히 경제가 계속해서 튼튼할 경우 올해 금리 인하가 필요 없을 수도 있다고 운을 띄웠다. 올해 FOMC 투표권이 없는 카시카리는 현지시간 목요일 한 행사 발언에서 자신은 “3월에 인플레이션이 계속해서 2% 목표를 향해 내려갈 경우 올해 2차례 금리 인하 전망을 점도표에 적어넣었다”면서, 그러나 “인플레이션이 계속 횡보한다면 금리를 내려야만 할지 의문이 들 것”이라고 말했다. 1-2월 물가 지표가 “다소 우려스럽다”며, 물가가 더 진정되어야 금리 인하를 시작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토마스 바킨 리치몬드 연은총재는 연준이 금리를 내리기 전에 인플레이션 궤적을 더 명확히 파악하는 데 시간을 갖는 것이 “현명하다”고 말했다. 연초 물가 상승 압력이 다시 높아진 부분이 단순히 일시적 “요철” 현상인지 아니면 더 큰 의미가 있는지 아직 확실치 않다며, “어느 누구도 인플레이션의 부활을 원치 않는다”고 강조했다. “강력한 노동 시장을 감안할 때 우리는 금리 인하 과정을 시작하기 전에 구름이 걷힐 때까지 시간 여유가 있다”면서, 자신은 “이 모든 긴축”이 경제를 더욱 둔화시킬 것이라고 확신하며 더 많은 재화와 서비스의 물가가 진정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금리를 다소 제약적으로 유지하면 인플레이션을 목표로 되돌릴 수 있다고 낙관한다”고 덧붙였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총재는 경제가 회복탄력적이고 일자리 성장세가 견조한 가운데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필요 이상으로 너무 높다고 우려했다.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총재는 1-2월 예상보다 높은 인플레이션 지표에도 현재 경제 활동이 전형적인 수요 과열을 닯지 않았다며, 전반적인 물가 진정 추세는 바뀌지 않을 것으로 낙관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총재는 몇달 더 지표를 지켜보고 인플레이션이 내려가고 있다는 확신이 보다 강해지면 금리를 내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채 10년물 금리 다시 4.5%?…美경제 ‘노랜딩’ 주목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작년 11월 이래 처음으로 4.5%선을 시도할 수도 있다는 견해가 설득력을 얻고 있는 분위기다. 전일 10년물 금리는 장중 한때 11월 이후 최고치인 4.43% 부근까지 오른 뒤 4.3%대로 돌아왔다. 금요일 미국의 3월 고용보고서 발표를 기다리며 옵션시장에서 일부 트레이더들은 이번 주말까지 거의 4.5%로의 상승을 타겟으로 잡고 있다. 투자자들에게 4.5%선은 심리적으로 중요한 수준으로, 몇몇은 이를 채권 매수를 위한 진입 포인트로 보고 있다. Roth MKM의 Michael Darda는 전반적으로 미국 경제가 침체 없이 계속 성장하는 “노랜딩(무착륙)” 시나리오가 채권시장에 자리잡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ING Financial Markets의 글로벌 채권 전략 책임자인 Padhraic Garvey는 4월 3일자 투자자노트에서 “10년물 금리가 4.5%로 향하는 것을 막기는 힘들다”며,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전망대로 나온다면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3%가 아닌 4%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 설문조사에 따르면 헤드라인 CPI 상승률은 전년비 3.5%로 이전치 3.2%에서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이며, 근원 CPI 상승률은 3.7%로 이전치 3.8%에서 소폭 둔화가 예상된다. 반면 자산운용사인 Loomis, Sayles & Co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Michael Gladchun는 올해 연준이 3-5차례 금리 인하가 기대된다며, 10년물 금리가 약 6개월 안에 3.8%-3.9% 범위로 내려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채권 금리가 고점을 향해 다시 오르면서 우리는 저가 매수에 나섰다”고 밝혔다.

美신규 실업수당 신청, 1월래 최대…기업감원발표 1년래 최대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신청자 수가 3월 30일 마감 주간에 9000명 증가한 22만1000명으로 1월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블룸버그 설문에서 이코노미스트들은 중앙값 기준 21만4000명을 예상했었다. 이는 최근 해고 건수 증가와 부합하는 결과다. 주별 수치의 변동성을 감안해 좀더 추세를 정확히 판단할 수 있는 4주 이동 평균치 역시 2월래 최대인 21만4250명에 이르렀지만, 이는 여전히 팬데믹 이전 수준보다 낮은 수치다. 실업보험 연속 수급자 수는 3월 23일 주간 179만명으로 다소 감소했다. 최근 몇 달 동안 노동 시장은 회복탄력성을 유지하고 있지만 해고는 늘어나 이번 주 발표된 정부 통계에 따르면 2월 해고 건수는 거의 1년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기업들이 발표한 감원 규모 역시 1년래 최대인 것으로 Challenger, Gray & Christmas 자료에 나타났다.

“1분기를 마무리하면서 해고가 확실히 증가했지만 여전히 작년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많은 기업이 ‘적은 인력으로 더 많은 일을 하는’ 접근 방식으로 돌아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Challenger, Gray & Christmas의 수석 부사장인 Andy Challenger는 현지시간 목요일 보고서에서 말했습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3월 해고 발표는 미육군 등 정부가 주도했다고 지적했다. 올해 들어 지금까지 테크분야에 이어 금융, 서비스, 운송 분야가 감원을 단행했다며, 광범위한 추세는 노동 시장이 냉각되고 있고 어쩌면 더 빠르게 식고 있을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High Frequency Economics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인 Rubeela Farooqi는 “전반적으로 노동 시장은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수요와 공급이 점진적으로 재조정되고 있다”면서, “앞으로 해고가 급증하기보다는 채용이 적당히 둔화되면서 추가 조정이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ECB 첫 인하 이후 연준 눈치 볼 듯…3월 의사록 ‘인하시점 다가와’

유럽중앙은행(ECB)이 연준과 상관없이 정책을 결정하겠다고 주장하지만 먼저 첫 인하를 단행하더라도 다음 움직임은 미국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다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ECB 위원들은 지난 3월 6-7일 정책회의에서 인플레이션이 2% 목표를 향해 “고무적 진전”을 보임에 따라 금리 인하 시점이 거의 다가왔다고 결론 내릴만한 증거가 충분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4일 공개된 의사록에 나타났다. 이에 따라 다음주 회의에선 통화정책 정상화 시점과 속도, 폭을 의논할 것으로 예상된다. ECB는 6월 첫 인하 가능성을 내비치면서도 이 후 경로에 대해서는 경제지표가 결정한다며 구체적 언급을 회피했다. 트레이더들은 ECB의 경우 올해 4차례 금리 인하를 점치고 있는 반면 연준은 2-3차례에 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블룸버그 설문조사에서 연준의 결정이 ECB의 금리 경로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확신한 이들은 전체 응답자의 4분의 1에 불과했다.

단스케 은행의 수석 스트래티지스트인 Piet Christiansen은 “ECB는 확실히 연준보다 먼저 움직일 수 있다”면서도, “연준에서 어떤 결정을 내리든 궁극적으로 유럽으로 파급되어 유로존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예를 들어 9개월 이상 장기적으로 정책이 차별화되는 상황은 상상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세계 최대 경제인 미국을 이끄는 추세는 일반적으로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자금 조달 여건과 환율은 거의 즉각적인 영향을 받으며, 더 나아가 인플레이션과 무역 등 각종 지표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다른 지역의 정책입안자들은 자국 경제의 운명을 평가할 때 연준의 중력에서 벗어날 수 없다. 반면 스웨덴은행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Nerijus Maciulis는 “미국의 경우 r*(중립금리)가 더 높고 경제가 훨씬 뜨겁기 때문에 ECB가 어쩌면 연준 곁눈질을 멈춰야만 한다”며, “미국과 달리 유로 지역에서는 매파적인 실수(너무 빨리 인하하기보다는 너무 늦게 인하하는 것)를 할 가능성이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中반도체 규제 위해 네덜란드 압박…다음주 고위급 방문

미국이 중국의 기술굴기를 저지하기 위해 애쓰고 있는 가운데 바이든 행정부 고위급 관료들이 다음 주 네덜란드를 방문해 중국에 대한 반도체 장비 규제 강화를 촉구할 예정이라고 소식통이 전했다. 수출 통제 이행을 담당하는 앨런 에스테베즈 미 상무부 산업안보 차관은 물론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관계자들도 이번 대표단에 합류한다고 한 소식통이 밝혔다. 앞서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달 미국이 지난 2년에 걸쳐 중국 기업에 부과한 수출 통제의 허점을 보완하기 위해 네덜란드를 포함한 동맹국들에게 중국의 반도체 기술 접근에 대한 제한을 더욱 강화하도록 압박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미 정부 관료들은 네덜란드 정부가 ASML 홀딩으로 하여금 올해 수출 통제가 실시되기 전에 중국 기업에 판매됐던 첨단 반도체 장비에 대해 서비스와 수리를 중단하도록 설득해 달라고 요청 중이다. 3월 말 에스테베즈 차관은 미국이 동맹국들에게 중국내 반도체 장비에 대한 서비스를 보다 엄격히 규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네덜란드 외교무역부 대변인은 해당 회의가 월요일로 잡혔다며, 네덜란드가 파트너 국가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각 국가는 기술과 지정학적 전개 상황에 따라 독자적인 결정을 내려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