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기대인플레 베팅, 4조달러 랠리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이사의 발언에 스왑시장은 6월 인하 확률을 60% 아래로 낮췄다. 간밤 발표된 미국의 작년 4분기 GDP 성장률이 연율 3.4%로 잠정치 3.2%에서 상향조정되고,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상승률이 4분기에 연율 2%에 머물고, 3월 미시간대 소비자신뢰지수가 79.4로 2021년 7월래 최고치로 수정되는 등 견조한 경제 펀더멘털을 뒷받침했다. 분기말 리밸런싱 우려에도 S&P 500 지수가 올 들어 22번째로 신고점을 경신했고, 미국 증시는 지난 3개월 동안 4조 달러 상당의 랠리를 펼치며 비관론을 잠재웠다. S&P 500은 두 분기 연속 두자릿수 상승률을 연출했는데, 이같은 기록은 그동안 1950년 이래 총 5번에 불과했다. 뉴욕증시는 29일 성금요일로 휴장한다.

미국과 영국이 서방세계 제재조치를 피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원하는 불법 수단을 단속하기 위한 노력 중 하나로 모스크바 소재 가상거래소 Garantex를 통해 이루어진 200억 달러가 넘는 암호화폐 거래를 조사하고 있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Garantex는 금융 범죄 위험으로 인해 제재 대상으로 지정된 후에도 달러와 페그된 테더로 자금 거래를 지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가상화폐 거래소 FTX의 창업자 샘 뱅크먼-프리드가 고객 자금 수십억 달러를 빼돌린 혐의 등으로 징역 25년을 선고받았다. 다음은 시장 참가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파월, 물가에서 고용으로 초점 이동…기대 인플레이션 베팅

제롬 파월 연준의장이 공개적으로 고용을 보호해야 할 필요성을 제기하자 일부 채권 트레이더들이 기대 인플레이션에 베팅하기 시작했다. 헤지펀드 Garda Capital Partners의 최고투자책임자인 Tim Magnusson는 일반 미국채보다 물가연동채권이 유리한 투자 전략인 “롱 breakeven을 파월 연준의장이 사실상 승인했다”고 진단했다. 파월은 지난주 발언에서 더이상 인플레이션 억제에만 집중하지 않겠다고 분명히 밝혔다. 실업률이 갑자기 급등할 경우 통화당국이 금리 인하를 서둘러도 될 정도로 인플레이션 측면에서 충분한 진전이 이루어졌음을 시사했다. 연간 근원 물가상승률은 2년 전 5.6%에서 2.8%로 크게 낮아졌다. 이는 연준 이사회가 인플레이션을 목표치인 2%까지 무작정 끌어내리기보다 경기 연착륙을 위해 현 수준 부근에서 머물도록 놔둘 생각임을 의미한다고 일부 월가 전문가들은 주장한다. Magnusson은 연준이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좀더 인플레이션을 용인할 의향이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 역시 현지시간 수요일에 30년물 breakeven 베팅을 권고했다. “완화적 금융 여건과 더 강한 성장 기대감, 인플레이션 상방 리스크, 금리 인하를 유도하는 연준 등을 감안할 때 이는 인플레이션 보상의 확대를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breakeven 시장은 기대 인플레이션이 조금씩 오르고 있음을 보여준다. 5년물 손익분기 인플레이션율(BEI)은 현재 약 2.43%로 2022년 초에 기록했던 정점인 3.76%보다는 낮지만 작년 12월 저점 대비로는 약 40bp 상승했다. 매크로 리서치 회사를 운영하는 Jim Bianco는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은데도 연준이 금리 인하에 나설 리스크가 있다고 지적했다. “만일 섣불리 금리를 내려 자칫 채권 시장이 중앙은행의 물가 안정 의지를 믿지 못할 경우 채권금리가 오히려 오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Winshore Capital Partners의 Gang Hu는 “연준의 반응함수가 바뀌었다”며, “연준이 인플레이션보다 실업률에 더 신경을 쓰기 시작했다. 따라서 BEI가 내려가기 보다는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연준 인하 베팅 후퇴에 달러 1분기 강세로 마무리할 듯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이사 등 최근 연준위원들의 매파적인 발언에 시장이 금리 인하 베팅을 낮추면서 달러가 1분기에 강세로 마무리할 전망이다. 블룸버그 달러지수(BBDXY)는 지난 3개월에 걸쳐 2.7% 가까이 상승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목요일 장중 한때 2월 20일래 저점인 1.07대로 밀리며 연초 이래 2.3% 가량 하락했다. 엔화와 스위스프랑 등은 1분기에 달러 대비 6% 넘게 약세를 보였다. 파월 연준의장이 현지시간 29일 발언에서 미 중앙은행이 성급하게 경로를 바꿀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2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표가 끈적한 인플레이션을 확인시켜 줄 경우 달러를 추가로 밀어올릴 수 있다. Rabobank는 근원 PCE 물가 상승률이 시장 예상치를 상회할 경우 “가파른 리프라이싱”이 초래될 수 있다며, 트레이더들이 아예 연준의 6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포기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Monex Europe의 Simon Harvey는 유럽의 경기주기가 상당히 약해 유럽중앙은행(ECB)이 올해 금리 인하에 있어 연준보다 “극적으로 앞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日총리, 엔화 약세 경고…BOJ 완화적 정책은 지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엔화 약세에 대한 외환당국의 경고를 재확인하는 동시에 일본은행(BOJ)의 완화적 통화 정책 유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목요일 기자 회견에서 일본 경제가 디플레이션을 극복하는 데 있어 “아직 중간 단계”에 있다며, “디플레이션의 재발을 막는 것이 우리 행정부의 존재 목적”이라고 주장했다. 따라서 BOJ가 17년 만에 첫 금리 인상으로 마이너스 금리 제도를 폐지했지만 통화 완화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엔화에 대해서는 외환시장을 높은 경계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며, 과도한 환율 움직임에 대해 모든 선택지를 열어두고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환율이 펀더멘털을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정부와 BOJ간 긴밀한 협조를 당부했다.

엔화 트레이더들은 일본 당국의 시장 개입 리스크가 높아졌다고 판단하고 이를 헤지하기 위해 달러 롱 포지션을 줄이는 모습이다. 또 다른 G-10 통화에 대해 어느 정도 엔화 롱 포지션을 유지하고, 현물 시장보다는 옵션 거래를 통해 단기적인 환율 급변동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미국 부활절 휴일로 유동성이 줄어든데다 152엔 위로 대규모 옵션 만기와 배리어가 쌓여있고, 월말 일본 주요 경제지표와 회계연도 마감 등이 겹쳐있어 여러모로 변동성이 높은 상황이다.

프랑스 중앙은행 총재 ‘ECB, 4월이나 6월에 금리 인하 시작해야’

프랑수아 빌르루아 드갈로 프랑스 중앙은행 총재 겸 유럽중앙은행(ECB) 정책 위원은 금리를 너무 오랫동안 높게 유지하는 데 따른 경제적 리스크를 무시할 수 없다며, 연준의 결정과 상관없이 다음 회의가 열리는 4월이나 6월에 금리 인하를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플레이션을 2% 목표치로 되돌리겠다는 ECB의 의지는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이제 유로존 경제의 연착륙을 보장하는 부차적인 목표도 고민해야 한다며, 그 결과 소득과 일자리, 공공 재정이 보다 나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너무 오래 망설일 경우 향후 더 공격적으로 금리를 내려야만 하는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현지시간 목요일 연설에서 “인플레이션 리스크는 이제 균형을 이뤘지만, 성장 리스크는 하방쪽에 있다”며, “금리 인하를 시작함으로써 이 두 번째 리스크에 보험을 들 때가 왔다”고 말했다. 앞서 비둘기파인 파비오 파네타 이탈리아 중앙은행 총재는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빠르게 완화됨에 따라 금리를 내려야 할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고 진단했다. “ECB의 제약적 통화정책이 수요를 억압하고 또한 에너지 가격 하락과 더불어 가파른 인플레이션 후퇴에 일조하고 있다”며, “물가 안정을 위협하는 리스크가 줄어들어 통화완화를 위한 여건이 마련되고 있다”고 발언했다.

中 벽계원, 연차보고서 기한 넘길 듯…주식 거래 정지 예상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벽계원(비구이위안, Country Garden Holdings)이 회계처리에 더 많은 정보가 필요하다며, 2023년 연차보고서를 마감시한인 3월 31일까지 발표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목요일 늦게 증권거래소에 공시했다. 이로 인해 홍콩 증시가 다시 문을 여는 4월 2일에 벽계원의 주식 거래가 정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벽계원은 “적절한 회계추정과 판단을 내리고 업계 변화를 합리적으로 반영하기 위해 더 많은 정보를 수집해야 한다”고 공시에서 설명했다. 벽계원의 회계 감사는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가 맡고 있다. PWC의 중국법인은 2년에 걸쳐 매출을 약 780억 달러 과대 계상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중국 헝다그룹(China Evergrande Group)의 역내 핵심 계열사도 감사를 담당하고 있다. 이번 실적 발표 지연은 벽계원의 위기가 새로운 국면에 들어서고 있음을 시사한다. 앞서 홍콩법원은 채무 지급 의무를 이행하지 못한 벽계원에 대해 채권자의 요청에 따라 5월 17일 청산 심리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한편 중국은 호주산 와인에 대한 징벌적 관세를 철회해 3년에 걸친 양국간 무역전쟁에 종지부를 예고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