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채권혼란, 中벽계원 거래중단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대형 기술주가 지난주 금요일 뉴욕증시를 짓누른 가운데 한때 핌코의 최고투자책임자로 채권왕이라는 명성을 얻었던 빌 그로스는 주식과 채권 강세론자들이 틀렸다며 두 시장 모두 “과대평가”되었다고 경고했다. 그는 블룸버그 TV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이 3%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채 10년물 금리의 적정가치는 약 4.5%라고 주장했다. 역사적으로 10년물 금리가 연준의 정책금리보다 약 135bp 위에서 거래된 점을 감안할 경우 연준이 기준금리를 3% 정도로 내린다 하더라도 4.15%인 현재의 10년물 금리는 너무 낮다고 지적했다. 또한 주식 리스크 프리미엄 역시 역사적 저점에 있다고 진단했다. 
골드만삭스는 연준이 9월 인상을 스킵하고 11월에 근원 인플레이션 추이가 충분히 둔화되어 마지막 인상이 불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린 뒤 내년 2분기부터 점진적으로 매 분기마다 기준금리를 인하해 3%-3.25%에서 안정시킬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연준 실무진을 비롯해 미국 경제가 연착륙에 성공할 것으로 예측하는 이코노미스트들이 늘고 있지만 내년이 되어서야 그 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바클레이즈는 인플레이션이 하락해 연준이 시간을 벌었지만 적어도 두 분기는 지나야 상황을 정확히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연준이 시장보다 훨씬 앞서 연착륙으로 가는 경로가 보장된 게 아니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채권시장 혼란

월가에서 연준의 금리 인상이 마침내 종지부를 찍었을 수도 있다는 안도감이 확산되고 있지만, 그렇다고 채권시장의 혼란이 곧 사라질 분위기는 아니다. 투자자들은 경제 불확실성으로 인해 연준의 경로가 수정되거나 트레이더들이 현재 예상하는 것보다 더 오랫동안 더 높게 금리를 유지할 가능성을 감안할 때 미국채 시장의 높은 변동성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미 일부 연준 위원들은 40년래 가장 공격적인 통화정책 긴축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이 2% 목표를 계속 상회하고 있기 때문에 아직도 해야 할 일이 남아 있다고 강조한다.

바클레이즈는 이르면 내년 3월 연준이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시장의 광범위한 추측과 반대로 내년에도 정책 금리가 높은 수준에 머물 전망이라며 고객들에게 2년물 미국채 매도를 권고했다. 또한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작년 고점을 향해 다시 오르고 있다. Invesco의 Rob Waldner는 “연준의 매파적 메시지가 장기물 금리의 상승을 이끌었다”며, 연준이 매파적 기조를 계속 유지하면서 높은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현지시간 8월 16일에 공개될 7월 25-26일 FOMC 회의 의사록에서 다수의 연준위원들이 디스인플레이션의 진전을 환영하면서도 긴축 주기가 완전히 끝났다는 확신은 아직 부족하다는 판단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했다.

ECB 매파 경계령

한여름에 당장 겨울 혹한을 걱정할 필요는 없어보이지만, 트레이더와 스트래티지스트들은 지난주 유럽의 취약한 에너지 안보와 채권시장 리스크를 다시 한번 깨달았다. 호주내 주요 LNG 시설에서 파업이 예고되자 천연가스 현물 가격이 하루 만에 거의 30% 치솟았기 때문이다. ING Groep과 Rabobank, Saxo Bank 등은 에너지 가격이 다시 상승함에 따라 유럽중앙은행(ECB)의 매파적 피봇 가능성에 대비한 포지션닝을 권고했다. ECB가 장기 기대 인플레이션의 상승을 차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ING의 Benjamin Schroeder는 “갑자기 일부 인플레이션 경보가 다시 울리고 있다”며, “최근 천연가스 가격의 변동은 보다 온건해진 인플레이션 다이내믹스에 있어 공급 차질의 지속적인 리스크를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ECB가 물가 상승 리스크를 억제하기 위해 매파적 기조를 강화할 수 있다며, 채권시장에서 일드커브 스티프닝 트레이드에 뛰어드는 것은 위험하다고 주장했다.

中벽계원 채권 거래 중단

한때 중국 최대 민간 부동산 개발업체였던 벽계원(Country Garden) 이 월요일부터 10종이 넘는 역내채권의 거래를 중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앞서 벽계원은 달러채권 2종에 대해 만기가 돌아온 이자를 지급하지 못하면서 디폴트 우려가 제기됐고, 시장 침체를 과소평가했다며 올 상반기에 최대 550억 위안 규모의 순손실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벽계원은 토요일밤 선전 증권거래소에 2021년과 2022년에 발행된 6종의 위안화 표시 회사채가 월요일 시장 개장과 함께 거래가 중단된다고 공시했다. 3종의 회사채 거래도 상하이 증권거래소에서 정지된다. 계열사인 Guangdong Tengyue도 한 종의 채권에 대해 같은 결정을 내렸고, 중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벽계원의 사모사채 역시 거래가 정지될 예정이다.

벽계원이 채무조정을 위해 중국국제금융공사(CICC)를 재무 자문으로 선정했다고 중국 언론이 보도한 가운데 CICC는 일부 채권투자자에게 위안화 채권에 대해 여러 옵션을 검토하고 있으며 벽계원이 일부 만기가 임박한 채권의 상환을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소식통이 전했다. 벽계원은 토요일 보도자료에서 가까운 시일 내에 채권자들과 만나 상환 계획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건설 중인 주택의 인도를 보장하는 동시에 리스크를 해소하고 투자자들의 권리를 보호하겠다고 약속했다. 벽계원 주가는 금요일 한때 14% 급락해 사상 처음으로 1홍콩달러 아래서 마감했다. 올해 들어서만 63% 무너져 항셍지수 중 최악의 성적을 거뒀다.

중국 디플레이션…LGFV 대책

중국의 7월 신규 위안화 대출이 시장 예상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3459억 위안으로 2009년래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내수 부진과 디플레이션 압력이 장기화될 우려를 더했다. 사회융자총액 역시 5282억 위안에 그쳤다. 성기영 소시에테제네랄 아시아 거시경제 수석 스트래티지스트는 “엄청난 실망으로 중국 경제 회복의 취약한 상태를 증명했다”며, 조만간 중국인민은행의 추가 완화 가능성이 크게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한편 중국 국무원은 외국인 투자 촉진과 기업 환경 개선을 위해 조세 및 비자 규정 등을 다룬 계획을 발표했다.

중국 당국은 지방정부의 자금 조달용 특수법인(LGFV)이 짊어진 부채를 갚기 위해 성급(province) 정부가 약 1조 위안의 채권을 발행할 수 있도록 허용할 방침이다. 재무부는 관련 당국에 “리파이낸싱 채권” 프로그램을 통지했으며, 베이징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한 모든 성급 정부는 이를 통해 소위 ‘숨겨진’ 장부외 부채를 상환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구이저우 등 12개 성과 도시를 ‘고위험’ 지역으로 구분해 추가 지원을 제공할 방침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중국내 주요 채권펀드를 운영하는 Guolian증권의 Zhang Yi 투자담당 이사는 7월 공산당 정치국 회의에서 지방정부 부채와 부동산 부문에 대해 긍정적인 정책 시그널이 나온 뒤 LGFV 채권 보유를 늘렸다고 밝혔다.

RBA ‘미세조정’

필립 로우 호주중앙은행(RBA) 총재는 통화정책이 ‘미세조정’ 단계에 들어섰다며, 이제부터 경제지표에 대응해 소폭 조정만이 필요하다고 현지시간 금요일 의회 증언에서 강조했다. 그는 정책위원들이 서비스 물가와 가계 소비가 어떻게 전개될지 파악하면서 추가 긴축에 대한 옵션을 열어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략 올해에 정책이 제약적 영역으로 이동했고 아직도 그 효과를 보고 있다”며, “이제는 3단계인 미세조정에 들어섰다고 본다”고 말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