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채권‘발작’? 中 관세철폐요구

(블룸버그) — 미-중 무역긴장 완화 조짐에 더해 미국 서비스업 지수가 예상보다 좋아지는 등 글로벌 경제 안정화 신호 속에 최악은 지났을수도 있다는 조심스런 낙관론이 고개를 드는 분위기다. 글로벌 채권 매도세에 ‘발작’ 우려가 확산되며 주요국 금리가 급등했고, 미국채는 베어스티프닝을 이어갔다. 뉴욕 증시는 사상최고 부근에서 거래됐다. 솔로몬 골드만삭스 CEO는 미-중 협상에 비교적 낙관적이라며, 미국이 단기적으로 경기침체에 빠질 확률은 높지 않다고 진단했다.
무역 합의 기대에 힘입어 국제유가(WTI)는 한때 1.7% 급등하며 6주래 고점을 경신했다. OPEC은 2023년 OPEC의 산유량 전망치를 15% 낮추고, OPEC산 원유에 대한 수요 역시 매년 줄어 향후 4년간 7% 가량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OPEC+는 추가 공급조절 압박을 받을 듯 하다. 중국이 2004년래 처음으로 40억 유로 규모의 유로채 발행에 나서 약 200억 유로의 수요를 이끌어냈다. 미-중 교역은 관세전쟁에 9월 급감했고, 한국 9월 경상수지 흑자는 74.8억 달러로 전년동월 110.1억 달러에서 축소됐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중국의 요구

중국은 부분적 무역합의 조건으로 약 3600억 달러 상당의 중국산 수입품에 부과된 기존 관세에 대해 양보를 요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자칭 “관세맨(Tariff Man)”이라며 중국에 대한 레버리지로 관세라는 수단에 의존해왔고, 사실상 관세는 미-중 관계에서 게임 체인저 역할을 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은 새로운 관세 위협 뿐만 아니라 지난 9월 약 1100억 달러 상당의 중국산 상품에 부과된 관세까지도 철폐할 것을 요구했다. 또한 지난해 약 2500억 달러 상당의 중국산 수입품에 부과된 25%의 관세율을 낮추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미국의 경우 트럼프가 최종 결정권을 가지고 있어 관세 인하 요구에 응할지 아직 알 수 없다.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 구입 재개와 지적재산권 도용 단속을 내주는 대신 미국 역시 그에 준해 기존 관세를 철회해주길 원하고 있다. 한편 양국이 펜타닐 밀수 단속에 공조하면서 무역합의에 청신호로 작용할 전망이다.

채권 발작

미국의 대중 관세 철회 가능성에 대한 낙관론과 미국 서비스 부문 지표 호조 등에 안전자산 수요가 후퇴하며 글로벌 채권 시장에서 매도세가 확산되고 있다. 미-중간 무역 긴장이 완화되고 있다는 조짐에 일본과 유럽 국채에 이어 미국채 역시 금리가 크게 올랐다. 미국채 10년물 금리의 경우 8bp 넘게 올랐고, 연저점 대비로는 40bp 이상 상승했다. 주요국 국채금리가 경기 침체 우려에 사상최저치를 경신했던 유럽에서 프랑스는 7월래 처음으로 플러스 부근을 시도했다. 일부 투자자들에게 채권 금리 급등은 2015년 시장 “발작”을 떠올리게 한다. 당시 유럽중앙은행(ECB)이 금리를 더 이상 인하하지 않겠다고 하자 독일 국채금리가 크게 올랐다. 당시 대량 매도세가 나오며 분트 금리가 2개월도 채 안되어서 0.05%에서 1.06%로 급등했다. 현재의 경우 지금까지 움직임을 보면 당시만큼 극단적이지 않지만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유사점을 지적한다. 이번에는 연준이 금리 인하 중단을 시사했고, 호주중앙은행역시 화요일 금리를 동결했으며, 스웨덴은 연말까지 금리를 올리겠다고 예고했다.

연준 금리 적절해

바킨 리치몬드 연은총재는 연준이 3차례 금리를 인하함으로써 미국 경제가 직면한 불확실성에 대비해 “보험”성 조치를 취했다며, 향후 6개월간 의도했던 효과가 나타나는지 지켜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제 쉬기에 좋은 시간이라고 생각한다”며, 지출이나 세금 뿐만 아니라 불확실성 해소 차원의 재정적 지원이 있다면 통화정책 효과가 더 극대화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카플란 댈러스 연은총재는 최근 일드커브 스티프닝에 마음이 놓인다며, 연준 정책이 적절한 위치에 있다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보다 정상적인 일드커브 모양에 마음이 편안해졌다”며, “이제 미국채 10년물은 1.8%대, 2년물은 1.6%대로, 연방기금금리에 더욱 부합해 아마도 정책금리가 적절한 수준에 있다는 생각을 뒷받침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채 2년물-10년물 금리 스프레드는 8월 마이너스로 역전되기도 했으나 현재는 23bp 부근으로 확대됐다. 연방기금선물은 25bp 추가 인하 예상 시기를 2021년으로 늦췄다.

튜더 존스 ‘부양책에 주가 신기록’

억만장자 헤지펀드 매니저인 폴 튜더 존스는 세계 경제 부양책이 전례 없는 방식으로 증시를 띄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일본에서 미국에 이르기까지 많은 나라의 정부와 중앙은행들이 국제 무역 분쟁과 경기 침체 우려에 맞서 조치를 취하고 있다. 튜더 인베스트먼트를 세운 존스는 저금리와 적자를 초래할 정도로 막대한 재정지출이 주식시장에 호재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재정과 통화정책의 조합이 내가 경험했던 그 어느 때보다 부양적”이라고 그는 말했다. “주가가 연일 신기록을 세우는 모습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이는 내가 본 것 중 단기적으로 성장과 강한 경제를 위한 말 그대로 가장 유익한 환경이다.” 양적완화 때문에 수년간 시장변동성이 사라졌다고 불평해온 그는 매크로 트레이더로 다음 경기하강시 미국이 위험한 적자 확대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S&P 500 지수는 올해 23% 상승했으며, 연준은 기준금리를 3차례 내렸다. 미국 예산적자는 최근 회계연도에 거의 1조 달러에 육박해, 2012년 이해 최대치로 급등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세금을 삭감하고 지출을 늘린 영향이다.

위안화 강세 일시적

달러-위안화 환율이 잠시 7위안선을 하회했지만 애널리스트들은 위안화 강세가 오래갈 수 없다고 경고한다. 달러-역내위안화 환율은 화요일 한때 0.6% 내린 6.9880으로 8월래 처음으로 7위안선 아래를 시도했다. 달러-역외위안화 환율은 최대 0.66% 하락했다. 7위안선은 지난 8월까지 중국인민은행(PBOC)이 수년간 방어해왔던 마지노선이었다. 위안화는 미-중간 무역협상 진전을 보여주는 훌륭한 계기판 역할을 해왔다. 지난달 양측이 무역 합의에 가까워지며 달러가 약세를 보이자 위안화는 강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중국 경제성장이 1990년대 초반 이래 가장 부진해 PBOC는 화요일 1년물 MLF 금리를 기존 3.3%에서 3.25%로 낮추었다. Commerzbank는 달러-위안화 환율이 7위안선을 하회한 것은 일시적 현상에 불과할 것으로 진단했다. “MLF 금리 인하는 위안화 강세가 중국 경제에 해롭다는 PBOC의 인식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또한 PBOC의 일일 기준환율 역시 위안화 추가 강세를 제한하는 요인으로 지적했다. 씨티그룹은 미국이 9월에 부과한 대중관세를 철회할 경우 달러-위안화 환율이 6.9로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블룸버그 설문에서 애널리스트 전망치 중앙값 기준 연말 달러-위안화 환율은 7.15로 나타났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