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채권 엑소더스? 美日 진화 진땀

(블룸버그) — 트럼프 대통령이 연일 유럽 동맹국들을 향해 각종 공세를 퍼부으면서 갈등이 고조됨에 따라 이번 주 스위스 다보스포럼을 계기로 어떤 해법이 나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그린란드 위협 등에 덴마크 연기금들이 최근 미국채 비중을 줄였고,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이같은 엑소더스가 “상대적으로 작은 펀드에 국한될지, 아니면 더 큰 움직임의 신호일지”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시장에 자제를 촉구하며 유럽이 미국채를 대거 매도할 것이라는 관측을 일축했다. 일본 국채시장 혼란은 미국채 불안을 더욱 부채질했다.

뉴욕증시에서 간밤 S&P 500과 나스닥 100지수 모두 2% 넘게 급락해 올해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고, 월가 공포의 척도로 여겨지는 변동성 VIX 지수는 11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급등했다. 미국 주식과 국채, 회사채, 비트코인을 추종하는 주요 상장지수펀드(ETF)의 평균 수익률을 기준으로 볼 때, 지난해 4월 관세 여파에 따른 패닉 이후 최악의 하루였다. 그린란드 총리는 가능성은 낮지만 군사적 침공에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BofA는 리스크 헤지와 안전자산 비중 확대를 권고했다. 다음은 시장참가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트럼프 vs 유럽 갈등 속에 弱달러 심화…달러-원은 상승

간밤 달러-원(REGN) 환율은 달러 약세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결제 수요에 전거래일 대비 약 4원 오른 1477원 정도에 마감했다. 원화 약세 심리가 환율 하단을 지지하면서, 달러지수(DXY)가 1% 넘게 급락하는 와중에도 달러-원은 상승세를 유지했다. 원화 약세를 고려해 대미 투자를 연기할 것이라는 블룸버그 뉴스 보도에 원화는 잠시 약세폭을 줄이기도 했다. 지난주 구윤철 부총리는 2026년 상반기에 대미투자가 시작될 가능성은 낮다고 로이터 인터뷰에서 말했다.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한국은 미국과 합의한 무역협정 틀에 따라 계획된 대미 투자 가운데 첫 200억 달러의 집행을 환율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보류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그같은 우려가 완화되는 구체적 환율 수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ING는 트럼프가 무역 파트너에 대한 전면적 관세를 발표했던 작년 4월의 급락과 같은 통화 움직임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는 미국 외 트레이더들이 현재 미국 자산에 대해 더 적절한 헤지 비율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日재무상, 채권 매도세에 시장 진정 촉구

가타야마 사쓰키 일본 재무상은 장기 국채 매도세가 급격히 확산되며 금리가 수십 년 만의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것과 관련해 시장 참가자들에게 냉정을 촉구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이후 일본의 재정 정책은 확장적이 아니라 일관되게 책임 있고 지속 가능하게 운영돼 왔다”고 지적했다. 일본의 국채 발행 의존도가 30년 만에 최저 수준에 있고 세수가 증가하고 있으며, 주요 7개국(G7) 가운데 재정 적자 규모가 최소라는 점을 들어 자국 정부의 재정 기조가 건전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시장 참여자들 모두가 진정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조기 총선에서 승리할 경우 재정 부담을 키우는 확장적 지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30년물과 40년물 금리가 25bp 넘게 급등하는 등 일본 국채 시장은 지난해 트럼프의 ‘해방의 날’ 관세 조치로 글로벌 시장이 요동친 이후 가장 혼란스런 하루를 보냈다. 이 같은 움직임은 도쿄를 넘어 글로벌 시장으로 확산됐으며, 미국채 10년물 금리마저 오르자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가타야마 재무상에게 연락을 취했다며 일본측이 시장 진정 발언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린란드 분쟁 속에 미국채 정리나선 덴마크 연기금

학계 종사자들의 노후자금 약 250억달러를 운용하는 덴마크 연기금 아카데미커펜션(AkademikerPension)이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으로 크레딧 리스크가 간과할 수 없는 수준으로 커졌다는 우려 속에 이달 말까지 미국채에서 철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고투자책임자(CIO)인 안데르스 셸데는 “미국은 기본적으로 신용도가 좋은 국가가 아니며 장기적으로 미국 정부 재정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면서, “우리는 이에 대한 대안을 찾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작년말 기준 미국채 보유 규모는 약 1억 달러 정도로, 미국채 시장에 남아 있는 유일한 이유는 위험 및 유동성 관리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방대한 미국채 시장 전체로 보면 미미한 수준이지만,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는 현 시점에서 기관투자가들이 안전자산 분류를 재고하고 있다는 점에서 상징적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PFA 등 다른 덴마크 연기금들도 미국채 비중을 줄였다. 한편 덴마크 재계에서도 기존 투자 대상 기업부터 사업 운영에 필수적인 미국 테크 기업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대미 익스포저를 줄일 수 있을지 여부와 그 방식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美재무장관, 유럽의 미국채 대량 매도설 일축

트럼프의 최근 관세 부과 위협에 대비해 유럽 국가들이 보복 조치를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동맹국들에게 무역 합의를 존중할 것을 촉구하며 유럽이 미국채를 대량 매도할 것이라는 관측을 일축했다. 베선트는 유럽이 트럼프의 그린란드 야심에 대응해 미국채를 매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자 이는 “잘못된 얘기”라면서 “유럽 각국 정부 차원에서 그런 논의는 전혀 없다”며 일부 언론이 도이체방크 보고서에 “과도하게 반응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런 주장은 어떤 논리에도 맞지 않으며, 나는 그에 전적으로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베선트는 또한 “잠시 물러나 심호흡을 하고 보복하지 말라”며 “열린 마음을 가져야 한다. 왜 이렇게 즉각적인 대응을 하려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트럼프의 관세 위협과 관련한 질문에 대해 미국 무역대표부(USTR)의 제이미슨 그리어  대표는 트럼프가 그린란드를 둘러싼 협상을 염두에 두고 판을 깔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는 “관세의 적절한 사용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하워드 루트닉 미 상무장관도 패널 토론에서 “소동이 벌어지면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우리는 그 끝이 어디인지 알고 있다. 결국 합리적인 방향으로 마무리될 것”이라고 말해 진화에 나섰다.

유럽과의 동맹 흔드는 트럼프…프랑스산 와인에 200% 관세위협

트럼프 대통령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자신의 평화 구상에 대한 지지를 거부하자 “아무도 그를 원하지 않는다. 그는 곧 자리에서 물러날 것”이라며 “프랑스산 와인과 샴페인에 200% 관세를 부과하면 그도 동참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프랑스를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독재자들과 함께 이른바 ‘평화위원회(Board of Peace)’에 참여시키려 하고 있다. 유럽 외교 관계자들에 따르면 당초 가자지구 재건을 감독하기 위해 구상된 이 평화위원회의 역할은 점차 확대되고 있으며, 트럼프는 이를 다른 분쟁 해결과 국제 질서 재편의 수단으로 활용할 생각으로 보인다.

마크롱은 이러한 평화 구상을 수용할 계획이 없다고 그의 측근이 전했다. 마크롱은 평화위원회 헌장이 가자지구를 넘어선데다 유엔의 역할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트럼프가 위협을 통해 프랑스 외교 정책에 영향을 미치려는 시도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강경한 입장이라고 측근은 밝혔다. 유럽은 그린란드 문제와 통상 갈등, 평화위원회를 둘러싼 일련의 분쟁이 대서양 동맹 전반의 균열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는 유럽 안보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대한 미국의 공약을 흔들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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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도(런던), dkim640@bloomberg.net;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