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채권버블, 가짜호재?

(블룸버그) — 미-중 무역협상 재개 소식에 더해 ADP취업자와 서비스 등 미국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좋게 나오면서 투자자들이 리스크온 모드로 돌아서며 S&P 500 지수가 장중 1.6% 급등, 사상최고치에 가까이 다가섰다. 파운드 랠리가 지속되는 가운데 달러(BBDXY)가 3거래일 연속 후퇴하고, 엔화는 한달래 가장 약세 수준으로 밀렸다. 그러나 마냥 안심하기엔 불확실성이 여전하다. 무역과 홍콩, 브렉시트 관련 최근의 전개상황이 ‘가짜 호재’라는 경고도 나왔다. 헤지펀드계 대부 달리오는 올해와 내년 미국의 경기 침체 가능성을 약 25%로 진단하면서 중앙은행의 대응 능력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캐나다 등 일부 중앙은행들이 추가 부양책을 거부하고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지나치다는 진단 등이 나오면서 일부 채권 투자자들은 버블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미국채 2년물 금리가 한때 1.57%까지 14bp 넘게 뛰었고, 선물시장은 연준의 금리 인하 베팅을 낮추었다. 미국 투자등급 회사채 발행이 이번주 기록적인 740억 달러 규모의 홍수를 이루면서 금리 상승 압박을 더했다. 수년래 최악의 채권 매도가 나오자 투자자들은 금요일 발표될 미국 8월 고용보고서를 대기하며 저점매수 기회를 노리고 있다고 BMO Capital Markets가 전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미국채 일방통행?

미국채 금리가 8월 역사적 하락에도 더 떨어질 것처럼 보였지만 간밤 갑자기 급등하면서 확고한 채권 강세론자들조차 세계 최대 채권시장이 일방 통행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미국과 중국이 다음달 직접 만나 협상을 벌이기로 합의하면서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한때 12bp이상 올라 1.59% 부근을 시도했다. 분트 10년물 금리는 여전히 마이너스이긴 하지만 10bp 가량 급등했다. 이번주 애플 등 투자등급 회사채 발행 홍수까지 겹치면서 공급이 늘며 채권 금리를 밀어올리는 형국이다. 게다가 3개국 중앙은행이 비둘기파적 스탠스를 자제하면서 일부 투자자들이 정책 서프라이즈를 경계하기 시작했다. Brean Capital은 “미국채가 비록 금리 하락이 추세이긴 하지만 일방향 트레이드가 아니다”라며, “무역 협상이 다시 궤도에 오르면서 리스크온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고 진단했다.

유로와 ECB

일부 중앙은행들이 비둘기파적 스탠스를 자제하면서 통화 약세론자들은 이번주 3차례 연타를 당했다. 이에 따라 다음주 예정된 유럽중앙은행(ECB) 회의를 앞두고 유로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유로는 이번주 초 2년래 저점 경신후 반등에 성공했다. 옵션 트레이더들은 9월 12일 ECB 결정까지 유로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책 입안자들 사이에서 드라기 ECB 총재의 채권 매입 재개 시도에 반대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데다 마침 캐나다와 호주, 스웨덴 중앙은행이 추가 부양책 압력을 거부했다. 크레디아그리콜은 “ECB가 비둘기파적 시장 기대를 넘어서는데 실패할 위험을 무시할 수 없다”며, “동시에 최근 영국과 이탈리아의 정치적 리스크가 후퇴하면서 이는 유로가 달러와 엔화, 스위스프랑 대비 반등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반면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일부 내부 반대에도 드라기가 양적완화 재개 결정을 밀어부칠 것으로 전망했다.

사면초가 英총리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의회에서 굴욕적 패배를 겪은데 이어 자신의 동생인 조 존슨마저 그에 반발해 내각에서 사퇴했다. 자신의 브렉시트 전략이 영국 하원에서 부결되었지만, 존슨은 총선을 통해 의회 다수당을 장악해 예정대로 10월 31일 EU와의 합의 여부에 상관없이 EU로부터 탈퇴하겠다는 계획을 관철시키려 하고 있다. 그는 실패시 사임하겠다고 말하진 않았지만, 다시 브렉시트를 연기하느니 “차라리 죽음을 택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현지시간 목요일 “10월 15일 선거를 원하며 사실 더 일찍 원한다”면서, 영국 의회가 정부의 협상력을 붕괴시키는 상황을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파운드는 3거래일째 올라 1.23달러선을 회복하며 7월말 이래 고점을 경신했다.
한편 EU는 존슨이 정말로 노딜 브렉시트를 원하는지 모르겠다며, 영국측이 아직 대안을 내놓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가짜 호재’

Pangaea는 시장이 3가지 “가짜 매크로 호재”에 긍정적으로 반응하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홍콩 정치긴장이 완화되고, 노딜 브렉시트 리스크가 줄었으며, 미-중간 무역 협상이 재개되고 있다는 소식에 대해 “오도될 여지가 있다”며, 상황이 전혀 좋아진게 아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기 어려워 보인다는 진단을 내놓았다. 무엇보다 미-중간 대화는 전혀 새로운 게 아닌데다 양측이 이미 수개월간 지겹게 끌고 있는 상황이라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홍콩의 경우도 중장기적으로 시장에 부정적이라며, 송환법 철회 결정은 너무 늦은감이 있다고 지적했다. 브렉시트 역시 존슨 총리가 여전히 카드가 많이 남은 상태라 브렉시트 연기를 기본 시나리오로 믿지 말라고 조언했다.

미증시 헤지하라

미국 주식에 대해 헤지하라는 권고가 늘고 있다. JP모간은 시장이 미국 기업 실적 악화로 고용이 타격을 입을 수 있는 위험을 과소평가하고 있다며, SPDR S&P 500 ETF Trust 약세에 베팅하는 옵션을 추천했다. BofAML은 자사 분석 모델이 S&P 500 리스크 확대를 시사한다며 풋거래를 주문했다. 소시에테제네랄과 크레디트스위스는 S&P 500 지수 연계 일부 옵션이 너무 싸다며 놓치지 말라고 조언했다. 8월 증시는 미-중 무역전쟁과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연준 위원들의 발언 등에 요동쳤다. 모간스탠리는 8월 변동성이 지속될 수 있다며 글로벌 주가지수 바스켓에 대해 풋 매수를 권고하며 전략적으로 약세 의견을 내놓았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