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긴축베팅 과도? ECB 7월 인상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인플레이션이 피크에 가까워지고 금리 인상 베팅이 과도하다는 진단이 나오면서 미국채 금리가 장기물을 중심으로 하락했다. 10년물 금리는 2.98% 부근까지 치솟았다가 장중 12bp 가까이 밀렸다. Northern Trust Asset Management의 Peter Yi는 채권 시장에서 “드라마틱한 리프라이싱”이 나타났다며, “많은 저가매수 세력들이 3%를 기다리고 있다. 10년물 금리가 거기에 머물긴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뉴욕증시는 기업 어닝시즌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롤러코스터 장세를 펼쳤다. 넷플릭스는 가입자수 감소 충격에 이제 최고의 시절이 끝났다는 투자자들의 두려움이 일며 주가가 35% 폭락해 시가총액이 하루만에 540억 달러나 증발했다. 세계 최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를 운영하는 넷플릭스는 결국 노선을 바꾸어 광고를 도입하고 공유계정 추가 과금을 추진하기로 했지만 어닝쇼크에 실망한 투자자들을 달래는데는 역부족인 모습이다. 무차별적 인플레이션에 미국 소비자들이 스트리밍 서비스 등 일부 지출을 고민하기 시작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테슬라는 장 마감후 예상을 상회하는 실적을 내놓은 뒤 공급망 이슈가 올해 안에 해소되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긴축베팅 과도?

노무라자산운용의 Dickie Hodges는 미국과 유럽에서 인플레이션 및 금리 인상 기대가 과도해지기 시작했다며, 특히 유럽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경기 침체에 빠질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39억 달러 규모의 노무라 글로벌 다이내믹 채권 펀드를 운용하는 그는 향후 10년간 미국 기대 인플레이션을 반영한 시장 지수가 하락할 경우 이익을 볼 수 있는 스왑 거래에 베팅했다. 또한 시장이 유럽중앙은행(ECB)의 정책 긴축 기대를 낮출 경우 유리한 분트채 단기물에 대한 콜옵션을 매수했다. 명목채와 물가채간 금리 차이인 미국 10년물 BEI는 올해 들어 크게 뛰어올라 3%를 뚫고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뒤 그 부근에서 거래되고 있다. Hodges는 연준의 경우 인플레이션 때문에 공격적 움직임이 예상되지만 ECB는 경제 여건상 시장이 기대하는 수준까지 금리를 올리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BofA는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매수하기에 매력적인 수준”이라며, 2.25%로 후퇴할 것으로 예상했다.

5월 FOMC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총재는 5월 FOMC 회의에서 50bp 금리 인상의 근거가 “정말로 견고하다”며, 연말까지 중립을 향한 신속한 행보가 신중한 경로라고 현지시간 수요일 말했다. 그는 기준금리를 적어도 중립적 수준으로 조정하는 것이 적절한 정책이라는데 광범위한 이해가 있다며, 2.5%가 중립금리의 합리적인 추정치라고 덧붙였다. 대차대조표 축소와 발표 역시 5월 회의에서 다룰 수 있다며, 미국 경제가 워낙 견조해 이같은 정책 조정을 감당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은총재는 긴축을 앞당겨 5월과 6월 연속으로 50bp씩 금리를 올리는 방안에 마음이 열려있다고 말했다.

머니마켓 트레이더들은 5월 FOMC에서 50bp 금리 인상 기대를 가격에 완전히 반영하고 있다. 2000년 이래 첫 ‘빅스텝’ 인상이 될 전망으로, 제롬 파월 연준의장을 비롯한 여러 연준 인사들은 필요시 50bp 인상을 단행할 준비가 되어 있음을 시사해왔다. 현지시간 월요일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총재는 심지어 자신의 기본 시나리오는 아니지만 75bp 인상 가능성을 배제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머니마켓은 연말까지 228bp 긴축에 베팅 중이다. 한편 연준은 베이지북에서 미국 경제가 4월 중순까지 완만한 속도로 성장했지만, 인플레이션과 지정학적 전개 상황으로 불확실성이 높아져 향후 성장 전망이 흐려졌다고 진단했다.

ECB 7월 인상 

Martins Kazaks 유럽중앙은행(ECB) 정책위원은 “상당한”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감안할 때 ECB가 이르면 7월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도 있으며 어쩌면 올해말 추가 긴축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라트비아 중앙은행 총재이기도 한 그는 현재 -0.5%로 사상 최저 수준인 ECB 단기 수신금리가 올해 0%까지 인상될 것이라는 트레이더들의 베팅에 도전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또한 필요 이상으로 이 “매직 숫자”에 오래 머물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7월 금리 인상이 가능하다. 나는 올 하반기에 대해 시장이 가격에 반영하고 있는 기대를 반대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우리는 견조한 정책 정상화 경로에 있으며, 단계적으로 제로까지 간 뒤 그 위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발언에 유로는 달러 대비 한때 0.7% 넘게 급등했다.

러시아 잠재적 디폴트

러시아가 두 건의 달러채에 대해 당초 계약 조건을 어기고 루블화로 지급하자 잠재적 디폴트라는 판정이 내려졌다. 신용파생상품결정위원회(CDDC)는 현지시간 수요일 러시아의 신용부도스와프(CDS)와 관련해 “잠재적인 지급 불능 이벤트(potential failure-to-pay event)”가 4월 4일 발생했다고 결론 내렸다. 러시아가 5월 4일까지 30일 유예기간 안에 채권 투자자들에게 달러로 지불할 경우 디폴트는 피할 수 있다. 러시아 측은 채무를 완전히 이행했다고 주장하면서, 미국 등이 채권자들에게 지급을 가로막고 있다며 법적 행동에 나서겠다고 위협했다.

채권 지급 이슈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서방 세계의 제재 조치가 가져온 여파 중 하나로, 러시아는 글로벌 금융시스템에서 거의 퇴출당한 상태다. 공식 디폴트 선언은 대개 국제신용평가사들이 하지만, 이들은 유럽연합 규제에 따라 러시아 커버리지를 모두 철수했다. S&P는 철수 직전 러시아 정부에 대해 “선택적 디폴트”로 강등했고, 무디스는 유예기간 안에 상황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러시아의 달러채 루블화 지급은 디폴트로 간주된다고 지적했다.

러시아 ICBM 무력시위러시아가 모스크바 현지시간 20일 오후 3시12분에 차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사르맛(Sarmat)’을 성공적으로 첫 시험발사했다고 밝혔다. 러시아가 개발한 사르맛 미사일은 ‘사탄2’라 부를 정도로 위협적인 전략 핵무기로 텍사스 주나 프랑스만한 영토를 한 방에 초토화시킬 수 있는 위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번 신무기가 러시아 군의 전투력을 강화하고 외부 위협으로부터 국가 안보를 확실히 보장해 줄 수 있다며, “우리를 위협하려는 적들이 다시 생각하게 될 것”이라고 국영TV에서 말했다. 푸틴은 우크라이나 침공 후 전략적 핵무기의 경계 태세를 강화하고 제 3국이 끼어들 경우 “그동안 보지 못했던 결과”가 초래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러시아 군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을 차지하기 위해 총공세를 벌이고 있다. 한편 현지시간 수요일 주요 20개국(G-20) 회의에서 옐런 미국 재무장관을 비롯한 서방국가 경제수장들이 러시아측 발언이 시작되자 우크라이나 침공에 항의하며 집단으로 퇴장했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