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BOJ에 엔화급등, JP모간 비관론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연준과 유럽중앙은행이 이제 가파른 금리 인상을 끝내고 이르면 내년 상반기 인하에 나설 것이란 기대가 일고 있는데 반해 일본은행(BOJ)은 뒤늦게 통화정책 긴축으로 돌아설 수 있다는 추측이 제기되면서 달러-엔 환율이 한때 3.8% 급락해 8월래 최저치인 141.71엔까지 밀렸다. 일본국채 10년 기준물 금리는 1년래 최대폭인 12bp 오른 0.76%를 기록했다. 미국채 금리의 경우 연준이 적어도 내년 125bp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고 믿고 있는 채권 트레이더들이 금요일 발표될 11월 미국 고용보고서 서프라이즈에 대비하며 장기물을 중심으로 상승했다. 도이체방크에 따르면 채권시장은 지난 2년간 연준의 경로 변경 예상에 6번이나 헛다리를 짚었으나, 이번엔 다를 것이라는 자신감이 월가에 만연하다.

뉴욕증시는 인공지능(AI) 열기가 되살아나며 기술주가 랠리를 펼쳤다. 연준 피봇 전에 고금리 단기금융상품에 투자하려는 수요 덕분에 미국 머니마켓펀드(MMF)에 12월 6일 마감 주간에 약 617억 달러가 유입됨에 따라 MMF 자산총액이 5.9조 달러로 신기록을 경신했다. 한편 커트 캠벨 미 국무부 부장관 후보자는 현지시간 7일 상원외교위 인사청문회에서 북한이 바이든 행정부로부터의 모든 접근 시도를 거부했다고 밝혔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연준과 반대로 가는 BOJ

일본은행(BOJ) 우에다 가즈오 총재와 히미노 료조 부총재의 발언이 금리와 통화 시장의 분위기를 바꿔 놓으면서, 이제 트레이더들은 이번달 열리는 BOJ의 금융정책회의를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모르는 ‘라이브’ 이벤트로 보고 있다. 7일 한 때 오버나잇 인덱스 스왑은 BOJ가 이번달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종료할 가능성을 약 45%로 반영했다. 여기에는 어제 히미노 부총재의 발언들이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의 발언이 나오기 전만 해도 시장은 3.5%의 가능성을 반영했었다. 전일 히미노 부총재가 BOJ가 전 세계에서 마지막으로 남아 있는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종료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지에 대해 얘기하면서 운을 뗀 뒤 우에다 총재는 일본 의회에 출석해 연말 이후 정책 결정 여건이 점점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발언했다.

우에다는 또한 기시다 총리와 목요일 만나 경제 상황과 통화정책을 설명했다고 밝혔다. 특히 BOJ가 임금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모니터하고 있다고 총리에게 말했으며, 환율은 논의하지 않았고 총리로부터 특별한 요청은 없었다고 전했다. 이번 회동은 일년에 몇 번 열리는 정례적 만남이었다고 지나친 억측에 선을 그었다. Saxo Bank는 11월 채권 랠리가 크리스마스 이전 BOJ의 정책 조정이 가능하도록 발판을 마련해 주었다며, 그러나 과거 경험상 BOJ는 완만하고 점진적으로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다이와 증권의 스트래티지스트들인 Ryoma Kawahara와 Kazuya Sato는 보고서에서 “히미노의 연설은 상대적으로 매파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졌고 오는 18-19일 열리는 BOJ 회의를 라이브 이벤트로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미즈호 증권의 Shoki Omori 스트래티지스트는 “이전만 해도 4월이 컨센서스였던 BOJ의 초완화 정책 종료 전망 시점을 히미노의 발언이 투자자들로 하여금 1월로 앞당기게 만들었다”고 진단했다.

JP모간 비관론

마르코 콜라노비치 JP모간 수석 시장 스트래티지스트는 금리 인하가 상당폭 이뤄지지 않는 한 위험자산 랠리가 지속되기 어렵다며, 시장이 폭락하거나 경제가 망가지기 전까지는 통화정책 당국이 다소 보수적 태도를 고집할 수 있어 주식보다 현금이나 채권에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지금은 진퇴양난 상황”으로, “2024년 일부 시장 하락과 변동성을 겪은 후에야 통화정책 완화와 보다 지속적인 랠리가 가능할 것”이라고 현지시간 목요일 투자자노트에서 진단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도이체방크, RBC 캐피털 마켓 등이 내년 미 증시의 신기록 경신을 전망했지만 JP모간은 내년말 S&P 500 지수가 현 수준보다 약 8% 낮은 4200포인트로 밀릴 것으로 예상했다. 블룸버그 추적 2024년말 목표치 평균값은 4708포인트 수준이다.

올해 증시 랠리에도 대체로 약세적 견해를 유지해 온 콜라노비치는 재차 방어적 스탠스를 강조하며, 채권 금리가 다른 자산과 투자전략에 “높은 기준 수익률”을 제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가장 낙관적인 경제 시나리오라 하더라도 주식이 채권이나 현금에 비해 기껏해야 5% 정도 나은 성적이 예상될 뿐이라며, 만일 경제가 둔화되거나 침체에 빠질 경우 주식은 현금보다 20%나 뒤처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경기 침체 발생 여부에 관계없이 주식을 비롯한 위험 자산의 리스크-보상은 현금이나 채권보다 안 좋다”면서, 향후 12개월에 걸쳐 위험자산이나 거시경제 전망에 대해 별로 낙관적이지 않다고 밝혔다.

사우디 ‘비전 2030’ 일부 지연

사우디아라비아가 2026년까지 매년 예산 적자가 예상됨에 따라 ‘비전 2030’을 위해 제시한 경제 혁신 계획의 일부를 연기하기로 했다고 처음 인정했다. 모하메드 알 자단 사우디 재무장관은 심각한 인플레이션 압력과 공급 병목 현상을 피하기 위한 결정이었다며, “공장을 세우고 심지어 충분한 인력을 확충하는데” 오랜 기간이 필요하다고 현지시간 목요일 리야드에서 말했다. “일부 프로젝트의 연기나 연장은 국가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떤 프로젝트인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지난 18개월 간 경제와 사회, 고용, 삶의 질 등의 요인을 토대로 모든 계획을 재고하고, 그 결과 일부는 일정을 앞당기고 아직 발표하지 않은 프로젝트들 위주로 일부는 시행 시기를 늦추기로 했다고 그는 밝혔다.

사우디 ‘비전 2030’은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의 야심찬 이니셔티브로 석유산업 의존도를 낮추고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정치, 경제, 사회 전반에 걸친 구조적 개혁을 목표로 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10월 사우디가 재정 균형을 유지하려면 유가가 올 평균치보다 높은 배럴당 86달러는 되어야 한다는 진단을 내놓았다. 만일 국부펀드와 같은 정부 관련 기관을 모두 포함시킬 경우 균형재정 유가는 올 하반기 110달러는 되어야 하는 것으로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추정했다. 브렌트유는 7일 공급 과잉과 경기 둔화 우려가 겹치며 6거래일 연속 후퇴해 6월래 최저치인 배럴당 73달러대로 밀렸다.

시진핑, EU 지도자들에게 ‘핵심 무역 파트너’ 제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유럽연합(EU) 지도자들에게 양측이 공급망에 대한 신뢰를 구축할 수 있는 주요 무역 파트너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목요일 베이징에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집행위원장 및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만나 “중국은 질 높은 발전과 개방을 추진하고 있으며 EU를 경제·무역 협력의 핵심 파트너로 대할 의향이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유럽이 “상호 이익과 상생의 결과를 추구하기 위해 산업 및 공급망 협력에서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가 되어주길 원한다고 말했다고 중국 CCTV가 보도했다. 시진핑은 또한 미국을 겨냥한 듯 중국과 EU가 “모든 종류의 간섭”을 치워버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4년만에 열린 이번 대면 정상회의는 유럽이 대중 의존도를 낮춰 공급망 리스크의 분산을 시도하고 중국산 전기자동차에 대한 보조금 조사에 착수하는 등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성사됐다. 중국 상무부는 같은 날 보조금 조사에 대해 “무역 보호주의”라고 비판했다. 폰데어라이엔은 양측이 무역 불균형 악화와 관련된 주요 이슈에 대해 논의했다며, “고위급 대화에서 같이 깊게 다루고 싶은 여러 주제가 있다는 점에 의견을 같이 했다”고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한편 무디스가 중국 국가신용등급 전망의 강등 발표에 앞서 중국내 직원들에게 재택근무를 권고했다고 파이낸셜타임즈가 보도했다.

이스라엘, 하마스 터널 제거에 수개월 소요 예상…헤즈볼라에 경고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를 가로지르는 약 500km에 달하는 하마스 터널을 완전히 파괴하는데 수개월이 걸릴 전망이라고 밝혔다. 터널에 숨은 하마스 무장세력을 제거하기 위한 이스라엘의 대대적 공습 및 지상군 작전이 장기화될 경우 약 220만 명에 달하는 팔레스타인인의 상당수가 집을 잃게 될 가능성이 높으며, 복구가 아예 불가능할 수도 있다. 가자지구 주민들은 북부에서의 전투로 인해 남쪽으로 쫓겨났지만 이스라엘군이 이제 남부 지역으로 공세를 확대하면서 갈 곳을 잃었다. 유엔은 안전지대가 사라짐에 따라 민간인들이 이웃 국가로 피신해야 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고, 안토니오 구테레스 유엔 사무총장은 수요일 상황이 “재앙으로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며 휴전을 강하게 요구했다.

한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헤즈볼라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서 제 2의 전선을 열 경우 베이루트와 레바논 남부지역을 초토화하겠다고 위협했다. “헤즈볼라가 전면전을 개시할 경우 그들은 자신의 손으로 베이루트와 남부 레바논을 가자와 칸유니스로 만들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마스와의 연대를 선언한 헤즈볼라는 거의 매일 이스라엘과 국경지대에서 교전을 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확전은 자제하는 모습이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