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환율방어 공조? 연준 매파 리셋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30여년 만에 처음으로 달러당 155엔 선마저 무너지면서 일본 당국의 시장 개입 가능성에 대한 경계감이 잔뜩 고조된 분위기다. 달러-엔 환율은 간밤 한때 155.37로 1990년 6월래 고점을 경신하며 이전 개입 레벨을 돌파했고, 이에 따라 이번 금요일 일본은행(BOJ)이 통화정책과 환율에 관해 어떤 발언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다우존스통신 보도에 따르면 스탠다드은행의 G-10 전략 책임자인 Steven Barrow는 BOJ가 이르면 금요일 엔화 지지를 위해 시장에 개입할 수 있으며, 그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한국은행과 공조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은 전일 자국 통화 방어를 위해 전격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현지시간 목요일 오전에 나올 미국 1분기 GDP 성장률은 연율 2.6%로 둔화가 예상되지만 연준이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하다고 판단하는 1.8%를 여전히 크게 상회함에 따라 인플레이션 압력이 쉽게 사라지지 않을 전망이라고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진단했다. 따라서 연준이 올해 금리 인하 기대를 거둬들이기 위해 정책 메시지의 매파적 리셋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틀간 급반등을 연출했던 뉴욕증시는 혼조세로 마감했다. 테슬라는 실망스러운 실적에도 불구하고 저가 모델 출시를 서두르겠다는 약속에 주가가 장중 한때 16% 넘게 급등했다. 페이스북의 모회사인 메타 플랫폼스는 1분기 매출이 365억 달러로 전년비 27% 넘게 늘었다고 발표했지만, 2분기는 월가 기대보다 낮은 매출 전망을 내놓고 연간 지출 추정치를 높이면서 주가가 시간외 거래에서 한때 19% 급락했다. 다음은 시장 참가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달러-엔 환율, 155선 돌파…日당국 개입 리스크↑

엔화가 올해 들어 달러 대비 9% 가량 하락해 G-10 통화 중 가장 큰 폭으로 절하됨에 따라 일본 당국이 필요시 과도한 환율 움직임에 대응하겠다며 연일 경고를 쏟아내고 있다. 트레이더와 스트래티지스트들은 이번주 금요일 일본은행(BOJ) 정책회의 결과를 초조한 심정으로 기다리고 있다. 블룸버그 설문에서 거의 모든 이코노미스트들은 BOJ의 통화정책 유지를 예상했고, 미 연준은 끈질긴 인플레이션에 다음 주 FOMC에서 매파적 메시지를 내놓을 우려가 있다. InTouch Capital Markets의 선임 외환 애널리스트인 Piotr Matys는 “BOJ의 깜짝 금리 인상은 외환시장 개입보다 훨씬 더 합리적일 것”이라며, 비록 그같은 시나리오는 가능성이 낮지만 “폭락한 통화 가치를 안정시키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금리 인상으로 시장을 놀라게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Rabobank의 외환 전략 책임자인 Jane Foley는 “아마도 일본 재무성은 BOJ가 금요일 정책 회의 후에 매파적인 논평을 내놓기를 바라고 있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같은 날 밤 발표되는 미국의 3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예상보다 강하게 나올 경우 미 달러 강세는 더욱 힘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은 2022년 달러-엔 환율이 151.95까지 오르자 3차례에 걸친 시장 개입을 통해 엔화를 지지했다. 당시 9조 엔(580억 달러) 넘게 쏟아부었지만 미국 등 다른 동맹국들로부터 별다른 비판을 받지 않았다. 후루사와 미츠히로 전 일본 재무성 재무관은 지난주 한미일 재무장관 공동성명과 관련해 미국이 일본의 시장 개입을 막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며, 달러-엔 환율이 160선에 도달하기 전에 일본 당국이 시장에 개입할 것으로 내다봤다.

인도네시아, 환율 방어 위해 깜짝 금리 인상

인도네시아 중앙은행(BI)이 수요일 시장 예상을 깨고 기준금리를 사상 최고치인 6.25%로 25bp 인상했다. 달러-루피아 환율을 연말까지 심리적으로 중요한 수준인 16,000선 아래로 끌어내리기 위한 노력으로, BI 발표에 해당 환율은 한때 0.5% 가까이 하락해 16,145까지 내려왔다. 블룸버그 사전 설문에서 41명의 이코노미스트 중 단 11명만이 인상을 예상했고, 나머지는 동결을 내다봤었다. 페리 워지요 BI 총재는 브리핑에서 달러 강세와 중동 분쟁으로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예측적이고 앞을 내다보는 선제적인” 정책 대응이 필요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BI 정책 대응으로 “올 2분기에 루피아는 달러당 16,200 부근에서 안정세를 유지하고, 3분기에는 평균 16,000, 4분기에는 평균 15,800까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례적으로 구체적인 환율 가이던스를 제시했다. BI는 환율 개입을 강화하고 외국인 자금 유입을 늘리기 위해 머니마켓 금리도 오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BI의 깜짝 금리 인상은 연준의 완화 피봇 개시를 기다리는 동안 자국 통화를 방어해야만 하는 아시아 신흥시장 통화당국의 고민을 보여준다. BI의 경우 환율 안정이 중앙은행의 주요 책무에 포함되어 있는 데다가 인도네시아가 식량과 연료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인플레이션 충격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특히 압박이 심한 상황이다. 루피아 가치는 올해 들어 달러 대비 5% 가량 절하됐다.

TD, ECB 실망 대비 전술적으로 분트 대비 미국채 매수 추천

토론토 도미니언(TD) 은행은 전술적으로 분트채 대비 미국채 10년물 매수를 추천했다. 미국채-분트 10년물 금리 스프레드는 지난주 220bp 가까이 확대되어 5년래 고점을 기록한 뒤 현재 207bp 부근으로 밀렸다. TD는 최대 3주 시계로 해당 트레이드를 목표 170bp, 손절 225bp로 209bp에 진입할 것을 투자자노트에서 권고했다. 연준이 2026년 말까지 기준금리를 3%로 꾸준히 인하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유럽중앙은행(ECB)은 연속 인하를 약속하지 않음으로써 시장을 실망시킬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TD는 ECB가 6월에 첫 금리 인하에 나선 뒤에 연준은 9월부터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으로 내다봤다. TD의 유럽 금리 전략 책임자인 Pooja Kumra는 시장이 자사의 연준 기대에 좀더 다가서러면 “좀더 소프트한 인플레이션 지표”가 필요하다는 점은 인정했다. 반면 AXA Investment Managers와 Mediolanum International Funds 등 여러 자산운용사는 ECB가 몇달 안에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보이는데 반해 연준은 아예 올해 인하를 건너 뛸 위험이 있다며, 미국채보다 유럽 채권을 선호했다.

바이든, 경제 비관론에 7개 경합주서 트럼프에 6%p 밀려

미국 유권자들의 경제 비관론이 깊어짐에 따라 최근 주요 격전지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 개선세가 거의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통신/모닝컨설트의 4월 여론조사 결과 바이든은 공화당 유력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대결에서 승패를 결정할 가능성이 높은 7개 경합주 중 오직 미시간 주에서만 2%p 차로 앞섰다. 펜실베이니아와 위스콘신 주에서는 트럼프에게 약간 밀렸고, 조지아와 애리조나, 네바다, 노스캐롤라이나 주에서는 더욱 뒤처졌다. 7개주 전체로는 트럼프가 바이든을 49%대 43%로 6%p 앞서 다시 격차를 벌렸다. 지난 3월 바이든은 인상적인 국정연설로 해당 월간 여론조사가 시작된 작년 10월 이래 가장 좋은 성적을 거뒀으나, 경합주 유권자의 대다수가 향후 몇달 안에 경제 여건이 악화될 것으로 우려함에 따라 지지율이 부진해진 모습이다.

연말까지 인플레이션과 금리가 낮아질 것으로 예상한 이들은 설문 응답자의 5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고, 견조한 노동 시장 상황에도 불구하고 응답자의 23%만이 연말까지 고용률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모닝컨설트의 Matt Monday는 “연두교서의 후광이 일부 사라졌다”며, “사람들은 실제로 바이든노믹스(Bidenomics)와 경제에 대한 인식을 인플레이션율과 연결짓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7개 경합주 등록 유권자 4969명을 대상으로 4월 8일부터 15일까지 온라인으로 실시되었으며, 오차 범위는 7개 주 전체에서 ±1%p다. 한편 RealClearPolitics의 전국 여론조사 평균은 바이든과 트럼프가 44.4%대 44.6%로 막상막하로 나타났다.

중국, 증권사 ‘스노우볼’ 파생상품 단속

증권사들이 중국 주식시장 급락 이후 수익률을 거의 기록적 수준으로 높여 투자자들을 위험한 상품으로 유인하려 치열한 가격경쟁을 벌이자 중국 당국이 결국 ‘스노우볼’ 파생상품 단속에 나섰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이번 주 당국은 일부 대형 증권사에게 옵션 계약을 기반으로 하는 스노우볼 상품을 포함해 역내 A주와 관련된 장외 파생상품에 대한 순 익스포저를 늘리지 말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제한은 일시적이지만, 규제당국이 이를 언제 해제하거나 완화할 지 밝히지 않았다고 소식통은 말했다.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는 팩스로 보낸 논평 요청에 즉시 응답하지 않았다.

‘스노우볼’이란 주가지수가 손실 발생 구간 아래로 떨어질 경우 만기가 도래하는 상품으로 투자자는 이자는 물론 원금마저 잃을 위험이 있는 반면 주가지수가 사전에 정해진 범위에 머물 경우 채권처럼 쿠폰이자를 지급해 오래 보유할 수록 투자 수익이 커지는 구조다. 지난 월요일 블룸버그 통신은 일부 증권사가 투자자들을 파생상품 시장으로 다시 불러들이기 위해 40%가 넘는 쿠폰 금리를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UBS 증권에 따르면 작년 11월 기준 스노우볼 상품 잔액은 약 3300억 위안(460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은 불확실한 경제 전망과 투자자 신뢰 약화 속에 증시 안정을 약속하면서 작년 말부터 파생상품 관련 비즈니스에 다양한 규제를 시도해왔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