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BOJ 실개입? 100bp 의구심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JP모간이 다음주 FOMC에서 100bp 금리 인상이 단행될 확률이 시장에서 생각하는 3분의 1보다 낮다며 의구심을 제기하자 머니마켓이 긴축 베팅을 82bp에서 79bp로 되감았다. 반면 미국채 2년물 금리는 상승세를 이어가 장중 3.83%까지 올라 30년물과의 역전차를 적어도 2000년 이래 최대인 33bp까지 벌렸다. 일드커브 역전은 대개 경기침체 위험에 대한 불길한 신호로 인식된다. Vanguard의 John Madiziyre는 “인플레이션 지표가 나온 이후 일드커브가 더욱 플랫해지고 경착륙 리스크가 보다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뉴욕증시는 ‘검은 화요일’ 충격을 딛고 소폭 반등했고 달러(BBDXY)는 한때 0.4% 가량 후퇴했다.

억만장자 투자자인 레이 달리오는 금리가 4.5%-6% 범위의 상단을 향해 크게 올라야 할 필요가 있어 보이지만, 그럴 경우 민간 신용과 지출이 타격을 입어 경제가 하강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금리가 4.5%만 가더라도 증시가 거의 20% 빠질 것으로 추정했다. 그는 투자자들이 장기 인플레이션에 대해 여전히 너무 안이하게 생각한다며, 향후 10년에 걸쳐 연평균 인플레이션을 4.5%-5% 정도로 내다봤다. 채권시장은 2.6%를 예상하고 있다. 한편 미국 여객철도공사인 암트랙은 15일부터 출발하는 모든 장거리 열차를 취소했다. 행정부와 상원의 중재 노력에도 불구하고 철도회사와 노조간 타협이 지연되면서 파업이 현지시간 금요일 예정대로 진행될 경우 공급망을 마비시켜 경제활동이 위축되고 인플레이션이 가중될 위험이 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BOJ 실개입 임박?

145엔선을 달려가던 달러-엔 환율이 일본은행(BOJ)의 시장 개입 임박 신호와 숏커버링 속에 한때 1.4% 하락해 142엔대로 밀렸다. 소식통에 따르면 BOJ는 수요일 외환시장에서 소위 ‘레이트 체크(rate check)’를 실시해 시장 참가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당국이 개입할 수 있는 참고 수준을 물어본 것으로 알려졌다. 145엔 선이 뚫릴 경우 1998년 일본과 미국이 공동 대응에 나서기 직전 수준인 146.78까지 갈 수 있어 일본 당국이 전방위로 구두 경고 수위를 높이고 있다. 엔화는 올해 들어 달러 대비 거의 20%나 가치가 하락했다. 이코노미스트와 트레이더들은 미국의 지원 없이 일본 단독 개입만으로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한다. Aozora Bank의 Akira Moroga는 “레이트 체크가 실제 개입의 예고편일 수 있지만 즉각적인 행동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며, 단지 구두개입의 연장에 불과하다고 진단했다. 옵션 트레이더들은 만일의 개입에 대비해 헤지에 나서기 시작했다. 달러-엔 1개월 리스크 리버설은 단기적 하락을 가리키고 있다.

JP모간 ‘100bp 인상 어렵다’

JP모간체이스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 Michael Feroli는 연준 위원들이 다음주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100bp 인상할 가능성이 낮다고 진단했다. 그는 현지시간 수요일 투자자노트에서 금리를 “100bp 움직일 확률은 물론 제로는 아니지만 3분의 1보다 낮다”며, “운전을 잘 하는 사람은 목적지에 가까워질수록 속도를 높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근원 소비자 인플레이션이 지난달 0.6%로 시장의 예상치를 크게 뛰어 넘자 연방기금 선물 계약을 토대로 투자자들은 9월 20일-21일 FOMC 회의에서 75bp 인상 가능성을 100%로 가격에 반영했다. 100bp 가능성은 약 3분의 1정도로 보고 있다. Ferroli는 이번에 연준이 100bp로 인상 속도를 높인다면 최종금리가 5%를 넘게 된다는 의미라며, 그 정도까지 가긴 어렵다고 진단했다. 긴축 페달을 더 세게 밟을 경우 오히려 연준이 내년에 금리를 인하할 수 밖에 없다는 베팅이 더 거세지면서 금융 여건이 완화되는 결과를 가져와 연준의 물가 안정 노력이 힘을 잃을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연준 최종금리 베팅 4.4%

미국 소비자 인플레이션이 반년째 8%를 상회하며 좀처럼 식지 않자 트레이더들은 연준이 내년 초에 최고 4.4%까지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베팅을 높였다. 현재 연방기금금리 목표 범위는 2.25%-2.5%로, 스왑시장은 다음주 FOMC에서 75bp 인상을 기정사실화 했다. 14일 발표된 미국 8월 최종수요 생산자물가(PPI) 상승률은 연료비 하락 덕분에 전월비 -0.1%로 시장 예상에 부합했다. 전년비로는 8.7%를 기록했다. 그러나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PI 상승률은 전월비 0.4%, 전년비 7.3%로 기저적인 생산 물가 부담은 여전한 모습이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특히 노동집약적인 서비스 분야의 경우 임금 압박이 매우 강하다며, 임금-물가 악순환 우려가 가중되어 연준이 내년 상반기까지 금리를 계속 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핌코의 Mohit Mittal은 채권시장이 추가 고통을 피하려면 연준 금리가 4%에 도달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만기가 짧은 우량 크레딧물과 변동금리채권 비중을 늘리라고 조언했다. 블랙록의 Gargi Chaudhuri는 최근 미국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매력적인 트레이딩 기회가 생겼다며, 올해 말까지 가장 자신있는 트레이드는 단기물쪽 우량 크레딧물이라고 밝혔다. Main Street Financial Solutions의 Kerrie Debbs는 고객들에게 팬데믹 이전의 높은 주식 투자수익률을 기대해선 안된다며 CD나 단기 채권을 생각해보라고 권했다. “추가적인 충격과 실망, 조정이 있을 것”이라며, “사람들은 그동안 높은 수익률 때문에 주식에 지나치게 고정된 상태였다. 이제 금리가 장기간 오르면서 덜 만족스러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저가매수 vs 추가하락

뉴욕 증시가 예상보다 뜨거운 미국 인플레이션 지표에 놀라 투매가 쏟아지며 ‘검은 화요일’을 경험한 가운데 캐시 우드가 이끄는 아크 인베스트먼트가 2월래 최대 규모로 저가 매수에 나섰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데이터에 따르면 아크 인베스트먼트는 현지시간 화요일 8개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해 27개 종목을 대거 매입했다. 가장 많이 사들인 주식은 로쿠로, 이는 이미 80억 달러 규모의 대표 펀드 ‘아크 이노베이션 ETF’(ARKK)가 보유한 투자 중 3위를 차지하고 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100 지수는 이날 5.5% 넘게 급락해 2020년 3월래 최악의 날을 경험했다. 정책당국이 현재 급하게 금리를 올려가며 인플레이션과 싸우고 있지만, 캐시 우드는 월요일 트위터에서 오히려 디플레이션이 다가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대규모 저가 매수는 이같은 예측에 대비한 포지션닝으로 보인다. 칼라일그룹의 공동 창업자인  David Rubenstein 역시 주식 투자에 다시 뛰어들 좋은 타이밍이라고 말했다. 반면 Sanford C. Bernstein은 미국 주식시장에서 올해 들어 이미 7.6조 달러가 증발했지만 역사적 경험상 이번 약세장이 끝나기 전까지 추가 하락이 예상된다고 경고했다. 1937년 이래 15번의 주요 시장 혼란을 분석한 결과 고점에서 바닥까지 하락폭은 평균 28%로 나타나 현재의 20%보다 더 깊었다는 설명이다.

헤지펀드 규제 강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24조 달러 규모의 미국채 시장에서 클리어링하우스(clearinghouse, 청산·결제 기관)의 역할을 강화하는 방안을 만장일치로 찬성했다. 시장 붕괴에 대비해 트레이딩을 보다 안전하게 보호하고 금융 시스템의 충격을 줄이기 위한 조치라고 SEC는 설명했다. 이에 따라 헤지펀드는 미국채를 거래할 때 주로 중앙화된 클리어링하우스를 통해야할 듯 보인다. 최종 통과시 이번 규제는 상당한 시장 개혁 조치로 일부 월가의 반발이 예상된다.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은 “다음 스트레스 발생시 이들 딜러간 브로커에 대해 우려해야 하는 부분을 치워버리고 싶다”고 설명했다. 한편 Greenlight Capital과 Pentwater Capital Management 등 여러 헤지펀드들은 일론 머스크가 결국 트위터를 인수할 수 밖에 없다고 보고 관련 주식과 옵션, 채권 등에 투자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