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BOE 충격요법, 파월 1-2번 더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영란은행(BOE)이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 물가 압력에 밀려 다시 50bp ‘빅스텝’ 인상이라는 충격 요법을 시도했다. 노르웨이와 스위스도 각각 50bp와 25bp 인상을 단행했고, 파월 연준의장은 전일에 이어 미 의회에서 매파적 발언을 쏟아냈다. 이에 미국채 2년물 금리가 장중 9bp 가량 올라 4.8%로 3월래 고점을 경신했다. 뉴욕증시는 기술주 중심으로 반등을 시도했다. 옐런 미 재무장관은 경기침체 리스크가 낮아졌다고 본다며, 인플레이션을 잡으려면 소비 둔화가 필요하다고 현지시간 목요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JP모간의 시장 스트래티지스트인 Marko Kolanovic는 연준의 선제적 금리 인하를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 올 하반기 주식시장을 둘러싼 거시 환경이 더욱 도전적일 수 있다며, 경기침체 가능성에도 투자자들의 자만심이 늘고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달러-엔 환율이 한때 1% 가까이 올라 작년 11월래 처음으로 143선을 돌파해 일본 외환당국의 개입 경계감이 높아지는 모습이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BOE 충격요법

영란은행(BOE)이 1980년대 이래 최악의 인플레이션에 맞서 기준금리를 50bp 깜짝 인상하고 추가 긴축이 필요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이에 트레이더들은 최종금리 전망치를 내년 2월까지 6.25%로 높였다. BOE 금융통화위원회(MPC)는 현지시간 목요일 7대 2로 정책금리를 15년래 최고 수준인 5%로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대부분의 이코노미스트들은 25bp를 예상했었고, 시장에서는 50bp 인상 가능성을 40% 정도 가격에 반영한 상태였다. 앤드류 베일리 BOE 총재는 제레미 헌트 재무장관에 보낸 서한에서 “보다 지속적인 물가 압력의 증거가 있을 경우 통화정책의 추가 긴축이 필요할 전망”이라며,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것은 우리의 절대적 우선순위로, MPC는 이를 2% 목표로 되돌리기 위해 필요한 일을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파운드-달러 환율은 BOE 결정 발표 직후 0.5% 가량 반등했으나 가파른 통화정책 긴축에 따른 영국 경기 침체 우려로 재차 하락했다. 길트채는 2년물의 경우 한때 6bp 가량 오른 반면 장기물 금리는 하락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이번 50bp 충격요법이 계속 이어지진 않겠지만 물가 압력이 현 수준에서 지속될 수 있어 올 8월과 9월, 11월에 각각 25bp씩 인상이 이루어져 5.75%에서 긴축이 멈출 것으로 예상했다.

매파 파월

제롬 파월 연준의장은 미국의 인플레이션을 2%로 되돌리는 것은 미국 경제의 장기적 체력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며, 올해 1-2번 정도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지시간 목요일 상원 은행위원회에서 비록 기준금리가 제약적 수준으로 인상되었지만 경제가 예상대로 움직일 경우 정책위원들이 “올해 아마도 두번 정도 금리를 다시 올리는 것이 적절할 것으로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는 필요 이상으로 금리를 올리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압도적으로 FOMC 위원들은 추가 금리 인상을 예상하고 있다. 다만 좋은 결정을 내리기 위해 새로 들어오는 지표를 확인할 수 있는 속도로 움직이고 싶다”고 덧붙였다.

미셸 보우먼 연준이사 역시 파월의 매파적 발언을 뒷받침하며 인플레이션이 아직도 받아들일 수 없을 정도로 높아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파월은 월가 대형은행들이 미국 규제당국의 자본 요구조건 강화 움직임에 직면하게 될 예정이라며, 충당금을 20% 정도 늘려야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주로 8대 대형은행들이 대부분의 부담을 지게 되고, 자산 규모 1000억 달러 미만인 은행은 해당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노르웨이와 스위스도 긴축

노르웨이 중앙은행이 끈질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3.75%로 50bp 인상하고 보다 공격적인 긴축을 예고했다. 이에 달러-노르웨이 크로네 환율이 한때 1.8% 가까이 급락했다. 2021년 9월부터 시작해 벌써 11번째 금리를 올린 셈이다. 블룸버그 사전설문에서 11명의 이코노미스트가 50bp를 내다본 반면 14명은 25bp를 예상했었다. 노르웨이 중앙은행 정책위원들은 8월 추가 인상 가능성이 매우높다며, 올해 말 최종금리를 4.25%로 전망했다. 이다 볼든 바케 중앙은행 총재는 “우리가 정책금리를 올리지 않는다면 물가와 임금이 계속 가파르게 올라 인플레이션이 고착화될 수 있다”며, “그럴 경우 인플레이션을 다시 끌어내리기 위해 더 많은 비용을 치뤄야할 수도 있다”고 성명서에서 지적했다.

스위스 중앙은행(SNB)은 시장 예상대로 금리 인상 속도를 25bp로 낮추었지만 추가 긴축이 필요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토마스 조단 SNB 총재는 이번 조치가 다시 오르기 시작한 물가 압력에 대응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한편 일본은행과의 통화정책 차별화에 엔화가 스위스프랑 대비 사상 최저 수준을 경신했다.

튀르키예 금리 인상 실망

튀르키예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기존 8.5%에서 15%로 인상했지만 시장 예상치 20%에 크게 못미치면서 달러-튀르키예 리라 환율이 5% 넘게 급등해 사상최고치를 갈아치웠다. 골드만삭스는 심지어 40%를 예견하기도 했다. 정책당국이 초완화적 시대로부터 점진적 전환을 선언한 가운데 하피제 가예 에르칸 신임총재는 여전히 40%에 육박하는 고인플레이션을 타개하기 위해 비전통적 대응방식을 버리고 2년여래 처음으로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통화정책위원회는 성명서에서 “통화 긴축은 인플레이션 전망이 충분히 개선될 때까지 시의적절하고 점진적인 방식으로 필요한 만큼 강화될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한 은행권에 대한 규제 완화를 시사했다.

Gemcorp Capital Management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Simon Quijano-Evans는 “이번 결정이 점진적 접근방식과 정책 조합의 길을 열어 향후 시장과 정책당국간의 학습 과정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번 금리 인상을 정확히 맞춘 소시에테제네랄의 Marek Drimal은 중앙은행이 강한 수요와 높은 기저 물가 압력의 문제를 정확히 짚었다며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7월과 8월 회의에서 각각 500bp씩 인상해 정책금리를 25%까지 끌어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튀르키예 중앙은행이 신뢰를 쌓기 위한 정책 변경의 첫단추를 끼웠다며, 점진적 긴축과 더불어 복잡한 규정과 규제를 단순화해 통화정책의 파급 경로를 방해하는 요인들을 제거하는데 중점을 둘 것으로 예상했다.

도이치은행 낙관적 전망

도이치은행 최고경영자(CEO) 크리스티안 제빙은 미국 부채한도 문제가 해결되면서 모멘텀이 되살아나고 있어 채권 트레이딩 부문의 수익이 올 하반기에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도이치은행은 지난주 현재 2분기의 트레이딩 수익이 15%-20% 정도 감소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제빙은 자사 투자은행(IB) 부서의 가장 큰 원동력인 트레이딩 부문이 이미 회복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블룸버그 TV 인터뷰에서 금리가 더 오랫동안 더 높게 유지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경제적 불확실성에 대비해 포지션을 취하는 고객들이 트레이딩 증가를 이끌 것으로 내다봤다.

“6월 들어 가장 최근 며칠 동안 이미 해당 비즈니스에서 모멘텀이 있음을 느낄 수 있다”며, 트레이더들이 올해 남은 기간 동안 “약간의 회복”을 보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5년간 도이치은행을 이끌면서 그는 수천명을 감원하고 주식 트레이딩 사업을 접는 등 과감한 구조조정을 통해 매출과 수익성 제고를 약속했었다. 덕분에 10여년래 가장 좋은 연간 성적을 거둔 뒤 그는 올해 영국 기업 전문 주식 중개업체인 누미스를 전격 인수했다. 도이치는 채권 트레이딩과 부채자본시장에 강점을 가지고 있지만 이번 누미스 인수로 주식 발행과 딜 자문 비즈니스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제빙은 설명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