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BOE 길트매도, 투자자 항복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연준 금리 인상 우려와 미국 기업의 어닝 기대가 뒤섞인 가운데 뉴욕증시는 이틀째 반등을 이어갔다. 골드만삭스는 견조한 실적에 힘입어 주가가 한때 5.8% 급등했다. 3분기 트레이딩 부문 매출이 62억 달러로 11% 늘어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며 투자은행 부문 부진을 상쇄했다. 반면 애플은 아이폰14 플러스 생산을 줄이고 있다는 Information 보도가 전해지며 장초 3% 넘게 상승하던 주가가 한때 1.3% 가까이 후퇴했다. 넷플릭스는 장 마감후 가입자 수가 3분기에 241만명 증가했다고 밝혀 자사 및 시장 전망을 상회해 주가가 10% 넘게 점프했다. 4분기엔 450만 명 증가를 예상했다.

모간스탠리는 3분기 어닝시즌이 미국 주식의 단기적 움직임을 주도하면서 증시 “항복” 논쟁을 부추길 것으로 전망했다. 핌코에서 단기 포트폴리오 운용과 펀딩을 책임지고 있는 Jerome Schneider는 “현금이 왕”이지만 단기 금리의 미묘한 변동이 올해와 내년 중요하다고 블룸버그 TV 인터뷰에서 강조했다. 달러-엔 환율은 일본 당국의 개입 경계감에도 불구하고 149.38까지 고점을 높였다. 149.53과 150이 각각 기술적·심리적 주요 저항선으로 이마저 무너질지 주목된다. 북한이 18일 오후 10시께부터 북한이 황해도 장산곶 일대에서 서해상으로 100여 발을, 오후 11시경부터 강원도 장전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150여 발의 포병사격을 각각 가했다고 연합뉴스가 합참을 인용해 보도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BOE 길트매도 

영란은행(BOE)은 영국 정부의 재정 계획 발표가 10월말로 예정된 점을 감안해 첫 길트 매도를 11월 1일에 실시하고, 2022년 4분기에 길트 매도를 앞서 발표했던 규모와 빈도로 진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BOE는 계속해서 시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필요시 길트 매도 오퍼레이션에 이를 반영하겠다고 설명했다. 다만 초기엔 장기물은 제외된다. BOE가 긴급 채권 매입 프로그램을 막 종료한 만큼 유동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듯 보인다.

한편 지난달 영국 금융시장을 대혼란에 빠뜨렸던 부채연계투자(LDI) 펀드들이 상당 규모의 자금을 확보해 어느 정도 안정을 되찾았다고 밝혔다. 존 쿤리프 BOE 부총재는 BOE의 긴급 길트채 매입 프로그램이 대부분 LDI 펀드 운용사들로 이루어져 이제 LDI 펀드들이 보다 큰 폭의 채권 금리 상승을 버틸 수 있는 충분한 자본을 마련한 상태라고 의회 재정위원회에 보낸 서한에서 설명했다. 이에 따라 LDI 펀드들이 향후 유사한 충격에 보다 잘 대처할 수 있게 되어 길트채 ‘폭탄세일’을 촉발할 위험이 상당히 낮아졌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번 위기로 시장 스트레스 상황에서 BOE의 위기 대응 수단이 부족하다는 사실이 들어났다며, 새로운 정책 수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투자자 완전 항복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월간 설문조사에서 글로벌 펀드매니저들이 주식 및 글로벌 성장에 대해 완전한 항복을 보여 내년 주식 랠리가 기대된다. 이번 설문조사는 “거시적 항복, 투자자 항복, 정책 항복의 시작을 외쳤다”며, 연준이 마침내 금리 인상 행진을 멈추면서 주식시장이 내년 상반기에 바닥을 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BofA 스트래티지스트들은 현지시간 화요일 투자자노트에서 진단했다. 또한 “시장 유동성이 상당히 악화되었다”고 지적하고, 포트폴리오에서 현금 비중이 6.3%로 2001년 4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참여자 중 순 49%는 주식 비중축소였다.

거의 기록적 수의 펀드매니저들이 향후 12개월내 경기 약화를 내다봤고, 79%는 인플레이션이 같은 기간 동안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투자자 중 83%는 글로벌 이익이 향후 12개월에 걸쳐 악화될 것으로 봤고, 순 91%는 글로벌 기업 이익이 10% 이상 증가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절대적 차원에서 투자자들은 현금과 헬스케어, 에너지, 필수품에 가장 강세적인 의견을 보였고, 주식과 영국·유로존 주식, 채권에 가장 약세적이었다. 가장 많이 몰린 거래는 달러 매수, 유럽 주식 매도, ESG 자산 매수, 원유 매수, 신흥시증/중국 채권 및 주식 매도, 영국 채권 및 주식 매도 였다. 달러가 고평가되었다는 의견이 68%로 기록적 비중을 차지했다. 해당 설문은 총 326명의 펀드매니저를 대상으로 10월 7일에서 10월 13일 사이에 실시되었다.

연준과 인플레이션 

연준이 간밤 공개한 재할인금리 회의 의사록 자료에 따르면, 12개 지역 연방준비은행 중 뉴욕과 샌프란시스코 연은 이사들은 9월 50bp 인상을 찬성한 반면, 미니애폴리스 연은 이사들은 100bp 인상에 손을 들었다. 나머지 9개 지역 연은 이사들은 75bp 인상에 투표했다. 경제지표의 경우 미국 제조업 생산이 9월 0.4% 늘어 3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설비가동률은 20여년래 최고 수준인 80.3%을 재차 기록해 높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단기적으로 지속될 위험이 높아졌다. 반면 NAHB 주택시장 지수는 10월 38로 2020년 5월래 최저 수준으로 급락하며 10개월 내내 하락을 기록해 금리 인상에 따른 충격을 확인시켜줬다.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는 연준이 인플레이션 고삐를 잡지 못하면 최대 고용을 달성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금리 인상이 단기적으로는 고통이 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미국 경제에 상당한 도움을 가져올 전망이라고 말했다.

ECB 양적긴축

요아힘 나겔 분데스방크 총재는 유럽중앙은행(ECB)이 거의 5조 유로에 달하는 채권 보유를 곧 축소해 나가기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을 재투자하지 않는 방식으로 대차대조표를 줄여나감으로써 “인플레이션을 중기 목표 2%로 되돌리겠다는 우리의 의지를 강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매파 위원들은 ECB가 금리 인상에 이어 내년 초 양적긴축(QT)에 돌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라가르드 ECB 총재는 금리가 완화적 영역을 벗어나기 전까지 QT를 개시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ECB는 다음주 정책회의에서 QT 시점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산매입 프로그램에 속한 채권 보유 중 거의 1%씩 매달 만기가 돌아와 이를 완전히 정리하려면 십년이 넘게 걸릴 수 있다. Gabriel Makhlouf ECB 위원은 유로존 임금 상승률이 급등하는 인플레이션을 따라잡을 가능성이 있다며, 2차 효과가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CS 증자 타진

크레디트 스위스(CS)가 대차대조표를 강화하고 대대적 구조조정을 위한 자금 마련이 필요할 경우에 대비해 RBC 및 모간스탠리와 증자 가능성을 논의하고 있다고 소식통이 밝혔다. 증자를 위한 소위 ‘가나 프로젝트’는 10월 27일 공식 구조조정 계획 발표 이후 나올 수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CS와 RBC, 모간스탠리 모두 코멘트를 거절했다. CS는 수년간의 손실과 스캔들에 종지부를 찍기 위해 일부 자산 매각 등 과감한 구조조정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현재 주가가 워낙 급락해 유상증자 방식을 선호하진 않지만 만일 자산 매각이 충분치 않을 경우 증자 필요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증자를 결정할 경우 향후 2년간 운영 손실과 구조조정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20억 달러 이상을 모집할 것으로 보인다. CS는 카타르투자청 등 여러 곳에 투자 의사를 타진했으며,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 국부펀드 등이 CS의 IB 및 기타 비즈니스에 투자하는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골드만삭스는 CS가 적어도 40억 스위스프랑 가량 자본 부족에 직면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