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블랙록도 인하낙관 경고, ECB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미국 기업들의 10월 채용 공고가 예상치를 크게 하회한 873만 건으로 2021년 3월래 최저치를 기록해 노동시장이 식고 있다는 증거를 더하면서 미국채 금리가 하루만에 하락세를 재개했다. 10년물은 장중 9월래 최저치인 4.16%까지 밀렸다. 매파인 이사벨 슈나벨 유럽중앙은행(ECB) 집행이사가 인플레이션 후퇴에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낮다고 말하자 트레이더들은 ECB를 선두로 내년 글로벌 금리 인하 베팅에 몰리는 모습이다. 이같은 베팅이 너무 낙관적이라는 일부 경고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ECB가 3월 25bp를 시작으로 내년 총 150bp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가격에 반영했고, 연준의 경우 5월부터 내년 총 130bp 가량 인하를 기대하고 있다. 뉴욕증시는 혼조세로 마감했다.

이스라엘은 사망자수 증가와 민간인 대피 문제로 가자지구 남부에서의 군사 작전을 중단해야 한다는 외부의 압력을 무시하고 하마스가 완전히 축출될 때까지 공격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스라엘 군이 무장세력 하마스의 지휘관 중 절반을 제거했다며, 세계가 이번 전쟁이 빨리 끝나길 원한다면 이스라엘 편에 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바이든 미 대통령은 만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4년 대권에 도전하지 않았다면 자신도 대선 출마에 나서지 않았을 수도 있다고 한 선거 모금 행사에서 말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블랙록도 시장의 연준 금리 인하 낙관론 경고

골드만삭스에 이어 세계적 자산운용사인 블랙록도 내년 연준의 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의 낙관론이 지나쳐 보인다고 경고했다. 일부 트레이더들이 연준의 첫 인하 시기를 이르면 내년 1분기로 보고 있지만, 블랙록 스트래티지스트들은 통화정책 완화가 내년 중반에 가서야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며 장기물 채권에서 한발 물러서라고 조언했다. “이같은 희망이 실망으로 바뀔 리스크가 있다”며, “더 높은 금리와 변동성이 새로운 체제를 규정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장이 연착륙 희망과 경기침체 두려움 사이에서 왔다갔다 하고 있지만, 경제가 팬데믹으로부터 정상화되고 구조적 요인에 의해 바뀌고 있다는 점을 간과함에 따라 경기주기적 시각과 구조적 현실 간의 괴리로 변동성이 초래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환경에서 블랙록은 단기물과 중기물 채권을 선호하는 반면 전략적 배분에 있어 미국채 장기물은 비중축소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BlackRock Investment Institute가 발표한 2024 글로벌 전망에 나타났다. 금리가 팬데믹 이전보다 높은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블랙록은 밸류에이션 부담과 경제 둔화 전망을 근거로 선진국 주식에 대한 장기 전략적 견해를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다만 인공지능(AI) 관련 기업에 대해서는 여전히 비중확대를 유지 중이다.

아폴로 ‘연준, 경제 도울 총탄 충분’…엘에리언 ‘시장 오판’

제임스 젤터 아폴로자산운용 공동 대표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높게 유지함으로써 경제 상황이 악화될 경우 “필요한만큼 쓸 수 있는 장전된 총”을 보유하게 되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경제 둔화에 대한 우려가 지난 6-7개월 동안 모든 사람들의 마음 속에 있었다”며, “연준은 금리를 높게 유지하는데 정말 훌륭한 일을 해냈다”고 블룸버그 TV 인터뷰에서 진단헀다. 이에 따라 상황이 심각해질 때 중앙은행이 금융시장 구원투수로 나설 것이라는 소위 ‘연준풋(Fed put)’ 기대가 시장에 다시 등장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향후 5-7년 동안 자본의 비용이 높게 유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알리안츠 수석 경제 고문인 모하메드 엘-에리언은 연준이 금리 정책의 메시지 전달에 있어 주도권을 잃고 있다며, 금융시장이 금리 인하가 임박했다는 오판을 하고 있어 연준이 그 기대를 조정해 선제적 안내에 대한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연준이 2% 물가안정 목표를 서둘러 달성하기 위해 미국 경제를 침체로 몰아넣기 보다는 좀더 높은 인플레이션을 용인하는 편이 낫다고 조언했다.

내년 금리 인하 대비 수요에 통화 헤지 비용 급등

트레이더들이 내년 금리 인하 전환 시기를 가늠할 수 있는 주요 지표와 중앙은행 회의를 대비함에 따라 통화 변동성을 헤지하는 비용이 급등했다. 미국의 고용보고서와 인플레이션의 발표가 맞물린 가운데 유로-달러 환율의 1주일 내재변동성은 8.63%로 장중 7월말 이래 최고치로 점프했다. 연준과 일본은행(BOJ)의 금리 결정 회의가 걸쳐 있는 향후 2주 동안 달러-엔화 환율의 급변에 대비한 헤지 비용 역시 11.80%로 7월래 최고치다. 트레이더들이 오랫동안 기다려왔던 내년 금리 인하 기대를 앞당기면서 이같은 헤지 수요도 크게 늘고 있는 모습이다. 중앙은행들이 종종 경제 지표에 따라 금리를 결정하겠다고 말하면서 올해 남은 지표 발표와 통화정책회의에 시장이 더욱 주목하고 있다. 웰스파고의 거시 스트래티지스트인 Erik Nelson은 “중앙은행 정책 금리 주기가 인상에서 인하로 바뀌면서 금리 변동성이 계속 높아지고, 마침내 통화 변동성에도 어느 정도 거래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무디스, 부채 우려에 중국 국가신용등급 전망 ‘부정적’으로 하향

중국의 부채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무디스가 중국의 국가 신용등급 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조정했다. 다만 중국 국채에 대한 장기 신용등급은 A1으로 유지했다. 무디스는 보도자료에서 중국이 재정 부양책을 통해 지방 정부와 침체된 부동산 시장을 도우려 하면서 중국 경제에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무디스의 공식 발표 몇시간 전에 SNS 위챗에서 그 결정 내용과 발표 시간이 담긴 스크린샷이 떠돌았고, 이후 지워지긴 했지만 트레이더들은 이를 보관하고 있었다.

중국 정부는 전망 강등 발표 직후 무디스의 판단에 “실망했다”면서, 중국 경제는 “회복력이 뛰어나고 잠재력이 크다”고 강조했다. 또한 부동산 침체에 따른 파장이 잘 통제되고 있다고 주장헀다. 중국 최대 신용평가사인 중국청신국제신용평급(China Chengxin International Credit Rating)은 화요일 늦게 발표한 보도자료에서 중국의 신용등급 전망이 ‘안정적’이라며, 다른 서방국가와 비교할 때 중국 정부는 부채 리스크 확대를 제어할 수 있는 “충분한” 여유가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중국 공산당 지도부는 12월 열릴 회의에서 2024년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올해 약 5%와 유사한 수준으로 설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선진국 인플레이션, 2년래 최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의 물가상승률이 2년래 최저 수준으로 하락함에 따라 선진국 경제가 수십년래 최악의 인플레이션 위기를 이겨내고 있는 모습이다. 주요 7개국(G-7)을 포함한 38개국으로 구성된 OECD의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은 10월 전년비 5.6%으로 9월 6.2%에서 크게 둔화됐다. 식료품 가격 압력이 빠르게 줄어들고 에너지 가격이 하락한 영향이다. OCED는 10월 총 28개국이 인플레이션율 하락을 보고했다고 밝혔다. 중앙은행들이 주시하는 근원 물가 상승률은 OCED 전체로는 6.5%를 기록했고, G-7은 모두 하락세를 지속했다. 이같은 물가 진정세가 특히 유로존의 경제 부진 신호와 맞물리면서 투자자들은 중앙은행 당국자들이 당초 예고했던 것보다 훨씬 빠른 시일 내에 통화정책 완화가 단행될 것으로 베팅하게 되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