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비트코인 FOMO? CRE 은행우려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미국의 2월 ISM 서비스 지수가 고용 위축에 시장 예상보다 낮은 52.6으로 약해진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뉴욕증시는 파월 연준의장의 의회 발언을 앞두고 매도 압력에 직면해 주요 주가지수가 1% 넘게 밀렸다. 중국 판매 부진으로 애플과 테슬라 주가는 각각 장중 최대 3.1%, 5.6% 하락했다. 씨티그룹은 미국 테크주에 대한 롱 포지션이 3년래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며 후퇴 리스크를 경고했다. 테크주가 약세로 돌아선 틈을 타 비트코인과 금값은 신고가를 경신했다.

미국 대통령 선거의 본선 경쟁 구도를 확정지을 것으로 보이는 ‘슈퍼화요일’ 15개주 경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헤일리를 꺾고 확실한 공화당 대선 후보로 자리잡아 바이든과 재대결에 나설 전망이다. 메타 플랫폼스가 운영하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이 하필 ‘슈퍼화요일’에 갑자기 원인 미상의 시스템 장애가 발생한데 대해 백악관 대변인은 선거와 관련되었거나 악의적 사이버 활동이 작용했다는 증거를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메타는 정오쯤 서버 접속 오류 문제가 해결되었다고 밝혔다. 다음은 시장 참가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비트코인 신고가 경신

비트코인이 미국 상장지수펀드(ETF)의 지속적 수요와 반감기 임박에 힘입어 뉴욕시간 5일 오전 한때 2.5% 상승하며 6만9191.95달러로 2021년 11월 기록했던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그러나 이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며 곧바로 하락해 6만 달러선을 하회하기도 했다. 올해 들어 약 62% 급등으로 글로벌 주식보다 훨씬 좋은 성과를 내며 디지털 자산에 대한 낙관론을 확산시키는 모습이다. 2022년 약세장을 겪으며 샘 뱅크먼-프리드의 FTX 거래소 붕괴 등 일련의 파산에 시달리기도 했던 비트코인 시장이 이처럼 화려하게 부활한 데에는 아이러니하게도 오랫동안 암호화폐에 적대적이었던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역할이 크다. SEC가 작년 현물 비트코인 ETF를 막으려다 패소한 뒤 올해 1월 결국 이를 승인하면서 투자자들이 좀더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블랙록과 피델리티 등 투자업계 거물들이 출시한 비트코인 ETF에 두달도 안되어 70억 달러 넘게 자금이 순유입 되었고, 채굴업자가 받을 수 있는 보상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까지 곧 도래하면서 강세 분위기를 부추기고 있다. OSL SG Pte의 트레이딩 책임자인 Stefan von Haenisch는 “현물 ETF의 모멘텀과 반감기 임박까지 겹친 상황에서 역대 최고치 기록이 깨지면서 특히 시장을 옆에서 바라만 보고 있던 사람들이 소외 불안감(FOMO)을 느낄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크립토 헤지펀드 MNNC Group의 Ayesha Kiani는 “신고가 경신은 항상 대규모 청산이 뒤따른다”며 일부 시장 조정을 예상했고, Arbelos Markets의 Shiliang Tang은 투기세력들이 “따라잡기” 플레이에 나설 수 있어 에더나 솔라나 쪽으로 관심이 옮겨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상업용 부동산 익스포저 높은 은행들의 채권 스프레드 확대 우려

뉴욕 커뮤니티 뱅코프(NYCB)가 상업용 부동산(CRE) 시장에 대한 불안을 촉발시킨 이후 CRE 익스포저가 높은 은행들의 채권이 상대적으로 스프레드가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바클레이즈의 신용 스트래티지스트 Dominique Toublan이 우려했다. 투자자들이 더 높은 수익률을 찾아 금융채로 몰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은행채는 CRE 불안으로 인해 미국채 대비 금리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며, 이에 따라 잠재적 부동산 관련 손실에 따른 충당금에 더해 이들 은행의 자금조달 비용도 높아질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바클레이즈에 따르면 CRE 익스포저가 자본 대비 250%를 상회하는 웹스터 파이낸셜의 경우 2029년 만기 채권의 스프레드가 1월말 이후 확대되어 200bp에 육박한다. 반면 해당 비율이 75% 미만인 피프스 서드 뱅코프는 2030년 만기 채권의 스프레드가 3월 4일 기준 148bp 수준이다. 모간스탠리는 실적이 저조한 CRE 비중이 높은 지역은행 중에 OZK은행, 밸리 내셔널 뱅코프, 웹스터 파이낸셜 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 세 은행 모두 블룸버그 통신의 코멘트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Invesco의 북미 투자등급 책임자 겸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Matt Brill은 작년 3월 실리콘밸리은행 붕괴로 매도세가 촉발되었을 때 “모든 사람들이 일단 먼저 다 팔아치우고 나중에 질문을 던졌다”며, 지금은 투자자들이 미국 지역은행들에 대해 좀더 선별적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거래일 연속 23% 넘게 폭락했던 NYCB 주가는 화요일 장중 19% 넘게 반등을 시도했다.

AI 부진 우려에 애플 주가 하락세 심화…중국 아이폰 판매 24% 감소

전기 자동차 사업을 중단하고 해당 자원을 인공지능(AI) 프로젝트로 전환하려는 애플의 움직임은 1년 전이었다면 트레이더들에게 대환영을 받았겠지만 지금은 오히려 주가 하락세가 더 깊어지는 모습이다. 팀 쿡 CEO는 지난 주 주주들에게 AI 분야에서 “새로운 지평을 열겠다”고 약속했지만, AI에 대해 구체적 내용을 제시하진 않았다. 올 들어 주가가 12%나 빠지며 시가총액이 마이크로소프트에 밀리면서 투자자들의 인내심은 한계에 이르고 있다. 현지시간 화요일엔 장중 3.1% 급락해 작년 10월래 처음으로 170달러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Bokeh Capital Partners의 최고투자책임자인 Kim Forrest는 투자자들이 생성형 AI라는 가장 핫한 테마에 주목하면서 다른 테크 기업들로부터 돈을 뺴내고 있다며, “맞든 틀리든 간에 애플은 투자자들이 원하는 AI 세계에서 관련이 있음을 증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Huntington National Bank의 David Klink는 “애플이 매우 오랫동안 주력 제품을 새로 내놓지 못했다는 사실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며, 애플 주식을 들고 있는 투자자들 입장에서 엔비디아의 화려한 랠리가 부러울 수 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Wayve Capital Management의 Rhys Williams는 “삼성전자의 경우 생성형 AI폰을 내놓고 많은 긍정적 반응을 얻고 있는 반면 애플은 아직”이라며, 애플이 현재의 모멘텀에서 뒤처지고 있어 올 하반기에 어떤 신상품을 선보일지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설상가상 Counterpoint Research 자료에 따르면 중국내 아이폰 판매가 올해 첫 6주간 24%나 감소했다. 1월엔 드물게 웹스토어에서 가격 할인행사까지 펼쳤지만 중국 소비자들은 저가폰인 비보(Vivo)를 선택했고, 온라인 재판매업체들은 이제 아이폰을 최대 180달러나 할인해 팔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올해 5% 성장 목표…Natixis ‘계획 없는 목표’

중국 정부가 올해 약 5%의 성장이라는 야심찬 목표를 세웠지만,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리창 총리가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내놓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리창 총리는 화요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작년과 마찬가지로 올해 성장률 목표를 5%로 유지하고 “모든 면에서” 지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지만, 소비 진작을 위한 대규모 부양책은 피한 채 재정 적자를 그대로 유지하고 부동산 위기나 디플레이션 문제에 대해서는 구체적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했다. 판궁성 중국인민은행(PBOC) 총재와 상무부장, 재정부장, 증권감독 수장 등이 수요일 언론 브리핑에서 그 공백을 일부 메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블룸버그 설문에서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4.6% 성장을 내다봤다.

Natixis SA의 수석 아시아 태평양 이코노미스트 Alicia Garcia Herrero는 “계획이 없는 목표”라며, 기저효과를 감안할 때 훨씬 부담스러워 보인다고 진단했다. “당국이 상황의 심각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임금이 하락하고 있는데 소비를 어떻게 지지할 것인가? 디플레이션 속에서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18조 달러 규모의 중국 경제는 10년 넘게 성장률이 둔화되어 왔으나 특히 지난 2년간 그 속도가 가팔라져 평균 성장률이 4%를 겨우 넘는 수준으로 후퇴했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과거 고속 성장 시대에서 벗어나 경제만큼이나 기술 자급자족과 국가 안보를 중시하는 쪽으로 방향을 튼데다 지방정부와 부동산 등 각종 부채 리스크마저 불거져 과거처럼 대규모 경기부양책은 기대하기 힘든 분위기다.

정부의 연간 목표에 대해 조언한 Li Daokui 칭화대 교수는 올해의 성장 목표가 “매우 공격적”이라며, 노후 지역 개발과 같은 프로젝트도 중요하지만 정부는 민간 소비를 유도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블룸버그 TV 인터뷰에서 “중국은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보다 공격적인 정책이 필요하다”며 다음 주요 명절에 1조 위안(1390억 달러) 규모의 소비 보조금 프로그램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야심찬 성장률 목표 발표에도 항셍 중국기업 지수는 장중 한때 3% 넘게 급락했고, 특히 부동산 업종은 알멩이 없는 대책에 실망해 약세를 보였다. abrdn Asia의 Xin-Yao Ng은 “투자자들은 보다 강력한 경기부양책을 원한다”며, 이번에 발표된 정부 지출 계획은 경제에 추가적 모멘텀을 제공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스라엘, 하마스 전쟁 이래 첫 공모 달러채 80억불 발행 추진

이스라엘이 하마스와의 전쟁 개시 후 처음으로 공모 방식의 글로벌 채권 발행에 나섰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스라엘 정부는 현지시간 화요일 5년과 10년, 30년물 등 3개 트렌치로 이뤄진 사상 최대인 80억 달러 규모의 달러채 발행을 추진 중으로, 적어도 340억 달러의 투자자 수요를 이끌어냈다. 하마스와의 전쟁이 수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스라엘은 올해 100억 달러 넘게 거의 기록적인 금액의 채권을 국내외에서 발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사모 채권을 발행한 적은 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공모 방식은 전쟁 발발 후 처음이다. 이번 발행은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 BNP 파리바, 도이체방크, 골드만삭스그룹 등이 공동 주관사를 맡고 있다.

Legal & General Investment Mgmt Ltd의 신흥국 채권 책임자인 Uday Patnaik은 “이스라엘은 전쟁으로 인해 올해 자금 수요가 상당하다”며,  “추가 발행이 필요하다고 해도 놀랍지 않다”고 진단했다. 이번 전쟁으로 이스라엘 경제가 타격을 입었지만 금융시장 충격은 대부분 회복된 상태다. 이스라엘 셰켈화는 지난 3개월에 걸쳐 강한 반등 랠리를 펼쳐 10월 7일 전쟁 발발 전보다 더 강세 수준이며, 이스라엘 정부가 발행한 달러채권의 평균 금리는 6.5% 피크에서 약 5.7%로 내려왔다. 다만 신용부도스왑(CDS) 프리미엄은 아직 높은 수준이다. 무디스는 지난 2월 이스라엘의 국가 신용등급을 사상 처음 한단계 강등해 A2로 낮췄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