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비트코인 매니아, 中상장폐지

(블룸버그) — 뉴욕증시는 투자자들이 백신 개발 호재에서 코로나19 확산과 새로운 봉쇄 조치로 눈을 돌리며 전일 신고점에서 한발 물러섰다. 아마존닷컴이 디지털 약국 사업을 시작해 처방약 판매에 나선다는 소식에 CVS헬스와 월그린스 부츠 얼라이언스 주가가 각각 8.6%, 9.6% 빠지는 등 약국 관련 종목들이 크게 타격을 입었다. 테슬라는 S&P 500 지수 편입 결정에 8.2% 급등했다. 화이자 최고경영자는 코로나19 백신 연구에 있어서 주요 안전성 기준에 도달했다며, 미국 식품의약국에 긴급사용승인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파월 연준의장은 미국 경제 회복이 견조한 속도를 유지하겠지만 코로나19 확산에 모멘텀을 잃을 위험이 있다며, 연준의 긴급대출지원제도를 종료하기엔 시기상조라고 진단했다. 이미 감염 두려움에 따른 심리 위축 조짐이 보인다며, 백신 개발 진전은 중기적으로 좋은 소식이지만 경제가 팬데믹 이전 수준을 완전히 회복하려면 여전히 갈 길이 멀다고 지적했다. 펠로시 하원의장과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맥코넬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에게 경기부양 패키지 협상을 재개하자고 요청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의원으로 지명한 주디 셸턴은 상원의 지지를 받는데 실패했다. 바이든 대통령 당선자는 세계 지도자들에게 ‘미국이 돌아왔다’는 메시지를 보내며 국제기구들과 다시 손을 잡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돌아온 비트코인 매니아

비트코인이 거의 3년전 암호화폐 버블이 터진 직후 이래 처음으로 1만7000달러를 돌파했다. 최대 디지털코인인 비트코인은 한때 7% 가까이 오른 1만7864달러로 2017년 12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오안다 선임 시장 애널리스트 Edward Moya는 “비트코인 매니아가 돌아왔다”며, “비트코인이 쉽게 1만7000달러선을 돌파했고 이제 모든 사람들이 2만달러 수준을 바라보고 있다. 그정도 오르면 일부 매도가 나올 수 있다”고 진단했다. Fidelity Investments가 여름 비트코인 펀드를 시작하는 등 월가에서 보다 광범위하게 받아들여지면서 올해 비트코인 가격은 두 배 이상 급등했다. 일부 유명 자산운용사도 비트코인 추종자로 돌아섰고, 폴 튜더 존스는 인플레이션 가능성에 대비한 헤지 수단으로 비트코인에 투자했다. 10월엔 페이팔 홀딩이 암호화폐 거래 서비스를 발표하면서 디지털코인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베팅을 부추겼다. 이번주 ‘왕좌의 게임’의 유명배우 메이지 윌리암스마저 270만명의 트위터 팔로워들에게 비트코인에 투자해야 할지 묻자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와 유명한 암호화폐 투자자인 마이크 노보그라츠가 답을 달으면서 일반 대중의 시선을 끌었다. 레이 달리오는 “비트코인에서 내가 놓친게 있는 듯”하다며, 기존 통화에 위협이 될 경우 정부가 결국 이를 불법화할 수 있어 중앙은행이나 대형 기관투자자들, 다국적 기업 등이 비트코인을 사용하는 모습을 상상할 수 없다면서도 이같은 가정이 틀렸다면 자신의 생각을 고칠 마음이 있다고 트위터에서 밝혔다.

中기업 상장 폐지 위협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중국 기업들을 미국 증권거래소에서 퇴출시킬 수 있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어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말에 미-중간 긴장이 더욱 고조될 전망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SEC는 올해 말까지 미국 회계감사 규정을 준수하지 않는 회사에 대해 상장폐지마저 명령할 수 있는 규제를 제안할 방침이다. 지난 8월 제이 클레이튼 SEC 위원장과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포함된 대통령 산하 금융시장 워킹그룹이 규제당국에게 이르면 2022년에 발효될 수 있는 새로운 규제를 통과시키도록 촉구한 뒤로 관계자들이 발빠르게 움직여 왔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번 규제는 중국이 알리바바그룹홀딩과 바이두 등 미국 시장에서 거래되는 중국계 기업의 감사 내용을 미국 상장기업 회계감독원이 검토하지 못하도록 막으면서 10년 넘게 미국 규제당국을 곤란하게 했던 데에서 기인한다. 미-중 관계가 악화되고 올해 중국 루이싱커피 회계부정 스캔들마저 불거지며 사안이 더욱 시급해졌다. 2019년 기준 150개가 넘는 중국계 기업이 미국 증권거래소에서 거래되었으며 시가총액은 1.2조 달러에 이른다.

브렉시트 합의 기대

영국과 유럽연합(EU)이 최대 쟁점 분야에서 이견을 좁혀 다음주 쯤 미래의 무역 및 안보 관계에 대해 합의를 도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브뤼셀에서 협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아직 정확한 날짜가 정해지진 않았지만 관료들이 이르면 다음주 월요일 협상 타결 가능성 발표를 계획하고 있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이에 파운드가 0.5% 넘게 급등했다. 소식통은 협상이 시작된 3월부터 주요 걸림돌로 작용해 온 이슈들이 아직도 합의점을 찾지 못해 협상 결렬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있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합의를 위해선 어업권과 관련해 영국의 정치적 결단이 필요하다고 한 EU 관료는 지적했다. 마이클 마틴 아일랜드 총리는 협정을 중심으로 “착륙지점”이 보인다고 블룸버그 New Economy Forum에서 말했다. 합의 불발시 “정치적으로 모든 면에서 피해가 예상된다”며, 아직 영국 정부가 결정을 내리지 못한듯 하다고 진단했다. 어업권 외에도 노동과 환경 기준 등을 포함한 기업 공정경쟁 분야도 여전히 의견 조율이 필요하다. 향후 일정을 보면 19일엔 EU 정상들이 화상회의를 개최한다. 20일엔 바르니에 EU 협상대표가 EU 외교관들에게 진전 상황에 대해 브리핑하며, 존슨 영국 총리와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전화통화를 할 수도 있다. EU 정상회담이 예정된 12월 10일-11일까지 합의가 나오지 않을 경우 영국의 EU 단일시장 탈퇴는 무질서하게 진행될 수 있다. 12월 16일엔 유럽의회 표결이 예정되어 있으나, 연말로 미뤄질 수도 있다.

BofA ‘백신 뉴스에 팔고 나가라’

미 대선이 끝나고 코로나19 백신 개발과 관련해 가시적 성과가 나오면서 펀드매니저들은 올해 그 어느 때보다 낙관적인 모습이다. 이에 BofA 스트래티지스트들은 위험자산을 팔기 시작할 때라고 주장했다. 11월 6일~12일에 실시한 월간 설문조사에 따르면 투자자들의 주식 배분이 2018년 1월래 최고치로 급등한 반면 현금 보유 비중은 2015년 4월래 최저 수준으로 줄었다. 경제성장 기대치는 20년래 고점으로 뛰어올랐고, 투자자들은 채권과 필수재 대신 소형주와 가치주, 은행주, EM 주식 등 변동성이 높은 자산을 사들였다. BofA의 설문조사 결과는 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승리하고 화이자와 바이오엔텍이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이 임상시험에서 90% 이상의 효과를 증명한 이후 시장이 얼마나 축제분위기에 휩싸여 있는지를 확인시켜준다. 하지만 S&P 500 지수가 기존 기록을 갈아치우면서 펀드매니저들은 이익실현에 나서야할지 아니면 추가 이익을 기대하며 투자를 유지해야 할지 고민하는 분위기다. BofA는 “리오프닝 로테이션이 4분기에도 지속될 수 있지만 강세장 최대치에 근접하고 있어 향후 몇주 또는 몇달 안에 백신 호재에 팔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백신에도 신중한 OPEC+

OPEC+가 1월 감산 축소 계획을 연기해야할지 논의를 시작한 가운데 산유국 장관들은 글로벌 수요에 대해 신중한 진단을 내놨다. 압둘라지즈 빈 살만 사우디 에너지 장관은 코로나19 백신 개발 덕분에 터널 끝의 빛이 보이지만 터널을 완전히 벗어나기엔 아질 갈 길이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알제리와 러시아 석유장관 역시 앞에 놓인 장애물과 불확실한 겨울을 경고하며 OPEC+가 감산 합의 연장에 긍정적이라는 인상을 더했다. 사우디 에너지장관은 화요일 OPEC+ 화상회의 개회식에서 “코로나19 백신 개발 가능성과 관련해 매우 좋은 소식이 나왔지만 감염 재유행으로 확진사례가 급증해 상쇄되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시아의 강한 수요 회복 역시 낙관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지만, 유럽의 2차 봉쇄와 리비아 증산에 따른 부정적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OPEC+는 당초 내년 1월에 감산 규모를 하루 200만 배럴 가량 완화하기로 했으나 그 시기를 3개월~6개월 늦추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공동기술위원회(JTC)는 산유국들에게 석유시장 요구를 경계하고 반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종 결정은 11월 30일~12월 1일 전체 OPEC+ 회의에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