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빅스텝 대세? 러 지급불능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미국 컨퍼런스보드 소비자기대지수가 5월 106.4로 2월래 최저 수준으로 후퇴했지만 시장 예상을 크게 웃돌고 ISM 제조업지수는 5월 56.1로 예상과 달리 개선됐다. 게다가 구인·이직 보고서(JOLTs) 기준 4월 채용공고가 1140만 건으로 집계되는 등 미국 경제가 여전히 뜨거운 모습을 보이고 있어 연준의 공격적 금리 인상 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연준은 베이지북에서 금리 상승과 인플레이션 등 역풍으로 인해 미국 경제 성장세가 최근 주춤했다고 진단했다. 뉴욕증시는 전일의 부진한 흐름을 이어갔고, 트레이더들이 금리 인상 베팅을 높임에 따라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이틀째 큰 폭으로 올랐다. 연준은 물가 안정을 위해 6월부터 8.9조 달러에 달하는 대차대조표를 본격 축소하기 시작해 금융 여건을 보다 타이트하게 만들 계획이지만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확실치 않다.

덴마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응해 유럽연합(EU)의 공동방위협력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예외규정(opt-out·옵트아웃)을 폐지하기로 국민투표에서 결정했다. 테슬라 최고경영자인 일론 머스크는 직원들에게 사무실로 전면 복귀하지 않을 생각이면 회사를 떠나라고 요구했다. 한편 한국의 5월 수출은 예상보다 높은 전년비 21.3% 증가를 기록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6월 1일 치뤄진 전국동시지방선거 17개 시·도 광역단체장 선거는 국민의힘 압승이 예상된다. 2일 새벽 막판까지 피말리던 접전을 벌이던 경기도에서 더불어민주당 김동연 후보의 승리가 유력한 결과를 포함해 6·1 지방선거 개표 결과를 보면 국민의힘은 17개 광역단체 중 서울 등 12곳에서, 민주당은 5곳에서 각각 이겼다고 연합은 전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캐나다 또 50bp 인상

캐나다 중앙은행(BOC)이 두번 연속 50bp 인상을 단행하고 필요시 “보다 강력한(more forceful)” 조치가 나올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BOC는 현지시간 수요일 기준금리를 1.5%로 올리면서 정책성명서를 통해 인플레이션 압력이 악화되고 높은 수준에서 고착화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번 50bp 인상은 시장에서 예상되었지만, 분명하고 매파적인 문구는 티프 맥클렘 총재를 비롯한 정책위원들이 그동안 예고했던 것보다 더욱 가파른 긴축을 고려하고 있을 수도 있다는 추측을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다음 7월 회의에서도 50bp 인상을 이미 가격에 반영했던 시장은 9월 네번째 50bp 인상에 추가 베팅하고, 최종 금리가 3%를 넘을 것으로 기대했다. 캐나다 국채 2년물 금리는 한때 15bp 가까이 점프해 2.8%에 거래되며 2008년래 최고치 부근으로 올랐다.

ECB 빅스텝

독일에 이어 유로존 인플레이션 역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5월 소비자물가(CPI) 상승률은 전년비 8.1%로 시장 예상치 7.8%을 상회했다. 로버트 홀츠만 유럽중앙은행(ECB) 정책위원은 유로존의 기록적 인플레이션이 7월 50bp 인상 근거를 더해주었다고 주장했다. 지금 “단호한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기대 인플레이션의 고삐가 풀려 나중에 더욱 강력한 긴축이 필요해져 경기침체를 유발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50bp 인상은 ECB가 인플레이션과 싸우는데 진심이라는 필요하고 분명한 메시지를 전하게 될 것”이라며, “확실한 금리 시그널은 유로화 지지에도 도움이 된다. 유로 약세는 인플레이션 측면에서 유용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의 발언이 전해진 뒤 머니마켓은 ECB 긴축 베팅을 7월까지 35bp로 전일에 비해 1bp 높였다. 도이치은행은 시장 컨센서스에서 벗어나 ECB가 50bp 인상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매파적 정책위원들이 공격적으로 인플레이션에 대응해야 할 필요성을 동료들에게 설득시키는데 성공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이먼의 경고 ‘경제 허리케인’

제이미 다이먼 JP모간체이스 최고경영자(CEO)는 투자자들에게 ‘경제 허리케인’을 대비하라고 경고했다. 통화정책 긴축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전례없는 일련의 리스크가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며, “허리케인이 우리 앞 길에 있다. 마이너한 것일지 수퍼급 허리케인 샌디일지 모른다. 각오를 하는 편이 좋다”고 현지시간 수요일 한 컨퍼런스에서 발언했다. 그는 이같은 소용돌이에 대비해 자사의 대차대조표를 보수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총재는 인플레이션이 2% 목표를 향해 하향 추세를 그릴 때까지 연준이 정책을 긴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수요일 CNBC 인터뷰에서 “나는 인플레이션을 필요한 수준까지 낮추기 위해 필요한 일을 하는데 편안하게 생각한다”며, “연준은 통화 완화를 치워야 한다. 그런 다음 데이터에 의존적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6월과 7월 FOMC 회의에서 50bp 인상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총재는 팬데믹 직전 2019년말 연준의 정책 금리가 1.55%였고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1.86%이었다며, 벤치마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의 당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현지시간 화요일 백악관에서 제롬 파월 연준의장과 만나연준의 독립성을 존중한다고 말하면서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수십년래 가장 높은 인플레이션을 길들여야 할 책임을 중앙은행에 전가하려 했다. 바이든은 “내 계획은 인플레이션을 해소하는 것으로, 이는 단순한 명제에서 출발한다. 즉 연준을 존중하고 연준의 독립성을 존중하는 것이다. 나는 과거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이 대통령에 취임한 후 파월 연준의장과 직접 회동을 한 것은 이번이 세번째다. 약 40년 전 재선을 노리던 레이건 대통령이 물가 급등세에 위협을 느껴 폴 볼커 당시 연준의장을 만났던 때를 떠올리게 한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유권자들이 물가 상승을 가장 많이 걱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자 백악관은 인플레이션 통제의 주요 책임이 연준에 있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바이든은 화요일 대통령으로서 자신의 역할은 연준에게 “그들의 임무를 수행하는데 필요한 여유”를 제공하는 것으로 “그들의 매우 중요한 일을 나는 방해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세실리아 루즈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은 이번 만남에서 대통령이 연준에 보내는 메시지는 “연준의 길을 막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대통령은 연준에게 앞으로 나가서 해야만 하는 일을 하라고 말하고 싶어한다”고 블룸버그 TV에서 전했다. 한편 옐런 미 재무장관은 작년 인플레이션 전망을 잘못 판단했음을 시인했다.

러시아 지급불능

신용부도스와프(CDS) 시장감독기구인 신용파생상품결정위원회(CDDC)는 러시아에 ‘지급불능(failure-to-pay)’ 이벤트가 발생했다고 선언했다. 이에 따라 어쩌면 수십억 달러에 이르는 CDS 보험금의 지급이 촉발될 전망이다. 최근 190만 달러의 추가 채권 이자가 문제가 되면서 러시아 CDS가 발동되어 최대 32억 달러에 대한 지급이 해당될 수 있다. 최종 액수는 입찰에서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미 원금을 상환한데다 문제가 된 이자의 규모가 워낙 작아 이번 판정이 러시아 채권에 대한 광범위한 디폴트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보복으로 러시아에 강력한 금융·경제제재를 가해 온 미국은 지난 25일 러시아 정부가 해외의 러시아 채권 보유자에 이자를 지급할 수 있도록 한 유예 조치를 종료했다. 러시아는 달러 대신 루블화로 대금을 상환하겠다며 맞서왔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