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3월래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던 뉴욕 증시는 저가매수에 반등했다. 코로나19 재유행에 따른 수요 위축 우려로 5개월래 저점으로 무너졌던 국제유가(WTI)는 러시아가 1월로 예정된 OPEC+ 감산규모 축소 시기를 3개월 늦추는 방안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지며 한때 3.8% 급등했다. 한편 호주중앙은행(RBA)은 오늘 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와 3년물 국채금리 목표치를 현행 0.25%에서 0.1%로 내리고 채권 매입 확대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의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비 0.1%에 그쳐 예상치 0.8%를 크게 하회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美대선 결과 언제?
미국 동부시간 기준 3일 오후 7시(한국시간 4일 오전 9시)에 조지아 등 6개 주의 투표가 마감되면서 일부 언론사가 주별 승자를 처음으로 예측할 수 있다. 8시엔 플로리다 등 대부분의 동부 지역이 투표를 종료하며, 격전지인 펜실베이니아의 결과는 최후 승자는 물론 승자 확정 시점을 가늠하는 데 주요 변수다. 바이든이 플로리다를 이긴다면 모든게 끝난다고 말할 정도로 플로리다의 투심도 관전 포인트다. 트럼프가 2016년 대선에서 적어도 1%p로 이겼던 주를 모두 수성할 수 있다면 펜실베이니아나 미시간, 위스콘신 중 하나만 잡으면 된다. 바이든은 애리조나, 미시간, 위스콘신을 트럼프에게서 뺏어올 수 있다. 만일 캘리포니아 다음으로 많은 선거인단이 걸린 텍사스마저 이긴다면 바이든은 승기를 확실히 굳힐 수 있다. 캘리포니아 투표가 끝나는 11시 쯤이면 언론사가 대선 결과가 확실해졌는지 예상할 수 있다. 2008년 대선 당시 오바마 대통령은 캘리포니아를 차지하며 당선에 필요한 선거인단 270명 이상을 확보하면서 11시에 그의 승리가 선언됐다. 4일 오전 1시 알래스카를 끝으로 모든 투표가 종료된다. 개표는 선거가 끝난 후에도 수일 또는 수주가 걸릴 수 있다.
테크주 찬바람
JP모간은 미국 대선을 하루 남겨두고 테크업종에 대해 거의 2년간 유지해 온 ‘비중확대’ 의견을 버리고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나스닥 100 지수가 10월 12일 이후 거의 9% 하락한 이후 투자의견을 조정한 셈이다. 대신 은행과 보험업종을 비중확대로 추천했다. 시장이 그 어느 때보다 이분화 되면서 주도주 확산에 준비가 되어 있다며, 종목간 로테이션은 미국 선거 결과와 상관없이 진행될 가능성이 있지만 지역간 로테이션은 실제 선거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현지시간 월요일 투자자노트에서 전망했다. 미국 대형 테크주들은 팬데믹발 봉쇄의 주요 수혜자라는 투자자들의 인식 속에 3월 저점으로부터 증시 회복을 이끌어 왔다. 그러나 밸류에이션 논쟁이 일면서 나스닥 100 지수는 9월 고점 도달 후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주엔 애플의 아이폰 판매와 트위터의 이용자 증가율이 기대에 못미치며 7개월래 최악의 매도세를 겪기도 했다. JP모간은 미국 선거 결과가 확실하게 나올 경우 재정 부양책 기대로 증시에 긍정적이겠지만, 만일 박빙으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높아진다면 매도가 나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주가가 하락한다면 3개월에서 6개월 시계로 저가 매수에 나설 것을 권고했다.
美대선과 중국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다면 그는 중국과의 무역 전쟁을 계속하고 미국의 석유 생산을 늘리려 애쓸 가능성이 높다. 반면 블루웨이브일 경우 건설업과 마리화나 산업이 수혜주가 될 수 있다. 트럼프가 패할 경우 중국 의존도가 높은 종목이 승자가 될 수 있다고 Citi Personal Wealth Management는 진단했다. “대중 압력은 여전할 것이란 인식이 있지만 무역 긴장이 더 악화되지만 않아도 중국 관련 주식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나이키, 애플 등 중국 매출 비중이 높은 러셀 1000 지수내 종목으로 구성된 골드만의 바스켓이 주목을 받을 수 있다. Wolfe Research는 트럼프 집권 2기 정부가 중국에 코로나19 발발 책임을 묻기 위해 무역 정책을 통해 보복할 수도 있다며, 이같은 시나리오에서는 금속과 광업, 자동차, 농산물 수출업체, 자본재, 반도체 등에 대해 비중축소를 권고했다. TD 증권은 트럼프 실패시 미국 외교 정책이 보다 정통적인 전략으로 되돌아갈 전망이라며, 블루웨이브는 글로벌 리스크 자산에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 도이치은행은 상원 결과에 상관없이 바이든 승리만으로도 위안화 대비 달러 약세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겁먹은 루블화
유럽내 팬데믹 방역 강화 조치가 원유 수요를 위협하며 유가 급락을 초래함에 따라 러시아 루블화가 3월래 최약세를 기록했다. 달러-루블 환율은 월요일 한때 2% 가까이 급등하며 80루블 선을 훌쩍 넘어섰다. 루블화는 그동안 미국발 제재 우려와 낮은 유가, 코로나19 감역 확산 등에 수개월간 약세 압력을 받아왔다. 러시아와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던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이번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강경노선을 취할 수도 있다는 우려까지 일며 루블화에 추가 부담을 주었다. 루블화 가치는 지난 3개월 동안 7% 이상 하락했다. 유가는 리비아 증산과 바이러스 재봉쇄가 맞물리며 5개월래 저점으로 무너졌다. 프랑스와 독일에 이어 영국 잉글랜드도 한달간 술집과 식당 등 비필수 사업장의 영업 제한에 들어간다. 루블화 약세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투자자들은 거의 기록에 가까운 3조 루블 이상의 러시아 국채를 여전히 보유하고 있다. 아문디의 머니매니저 Yerlan Syzdykov는 루블화가 적어도 10%는 저평가된 상태라고 지난 금요일 모스코바의 한 투자 포럼에서 진단했다.
ECB 카운트다운
유럽중앙은행(ECB)이 다음 정책회의에서 새로운 통화부양 패키지를 내놓겠다며 이례적으로 약속하면서 시장은 어떤 대책이 나올지 고민하느라 바쁜 모습이다. 라가르드 ECB 총재는 지난 주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다시 문을 닫고 있는 유로존 경제를 지지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분명히 밝혔다. 하지만 기존의 정책을 추가하는데 그치지 않고 ECB 정책 수단을 “재고”하겠다고 말해 새로운 대책이 나올지 주목된다. 이코노미스트와 투자자들은 일단 1.35조 유로 규모의 팬데믹 긴급 자산매입 프로그램이 확대될 것이라는데 의견을 같이 한다. JP모간과 UBS, 바클레이즈 모두 5000억 유로가 추가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2021년 말까지 6개월의 기간 연장 전망도 일반적 견해다. 일각에선 2015년 디플레이션 리스크를 막기 위해 도입된 기존의 다른 채권 매입 프로그램마저 규모가 확대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다만 금리 인하는 은행 수익성 악화 우려로 주저할 듯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