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바이든 랠리, 아슬한 미-중

(블룸버그) — 조 바이든이 철통 보안 속에 2주전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장악했던 미 의사당 계단에서 선서를 하고 미국 46대 대통령에 취임했다. 코로나19 위기가 여전히 미국 경제를 뒤흔들고 트럼프의 대선 결과 불복으로 폭동마저 우려되는 상황에서 바이든은 민주주의와 치유, 통합의 메시지를 강조했다. “모든 미국인을 위한 대통령이 되겠다”며 분열의 “야만적 전쟁(uncivil war)”을 끝내자고 촉구했다. 트럼프는 이례적으로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고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자신의 업적을 자랑하며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뉴욕증시는 바이든 부양책 기대와 더불어 넷플릭스, 모간스탠리의 실적 호재에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나스닥 100 지수는 2% 넘게 급등했고 S&P 500 지수는 1.4% 오르며 1937년 이래 신임 대통령 취임식날 최고의 성적을 거뒀다. 바이든이 제안한 1.9조 달러의 팬데믹 구제안에 대해 2명의 공화당 상원 중도파가 회의적 반응을 보여 신속 의회 통과에 비상등이 켜졌다. 중국은 바이든의 취임식이 진행되는 동안 자국의 주권을 심각히 침해했다며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등 제재명단을 발표했다. 한편 화이자-바이오엔테크 코로나19 백신이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트럼프 지우기

바이든은 현지시간 수요일 취임과 동시에 최소 15건의 행정조치를 시작으로 이민과 기후 등 각종 분야에서 본격적인 트럼프 대통령 지우기에 나선다. 트럼프 시절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탈퇴를 선언했던 파리기후협정과 세계보건기구에 다시 가입하고 멕시코와의 국경 장벽 건설을 중지한다. 또한 논란이 되고 있는 키스톤 XL 송유관 프로젝트 승인을 철회하고, 코로나19 퇴치를 위해 연방정부 시설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일부 이슬람과 아프리카 국가에 대한 여행 금지를 해제한다. 학자금 대출 연장과 세입자 퇴거 및 압류 유예기간 연장 등 팬데믹에 따른 경제 충격 완화 조치도 포함된다. 한편 바이든 인수위는 코로나19 감염이 빠르게 늘고 백신 접종이 더디게 진행되는 데다가 보다 전파력이 강한 변이 바이러스마저 퍼지면서 팬데믹이 걷잡을 수 없게 통제를 벗어나 이를 억제하겠다는 바이든의 공약에 차질이 발생할까 우려하는 분위기라고 소식통이 전했다. 바이든은 “어두운 겨울”을 경고하면서 팬데믹이 더 악화된 후 개선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미-중 긴장

중국 외교부는 자국의 주권을 심각하게 침해했다며 폼페이오 국무장관 등 트럼프 행정부 관료를 포함해 28명의 미국인 인사를 제재대상으로 지명했다. 이들은 가족과 더불어 중국 본토와 홍콩, 마카오에서 입국이 금지되며 이들과 관련된 단체는 중국과 비즈니스를 할 수 없다. 앞서 폼페이오가 중국의 신장지역 소수민족 탄압을 “집단학살”이라고 비판하자, 중국은 사실을 무시한 발언이라며 심각한 내정간섭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Hua Chunying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바이든 취임식을 앞두고 수요일 일일브리핑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상호 존중을 원칙으로 중국과 협력하고 적절하게 입장차를 다루며 보다 많은 분야에서 ‘윈윈’을 모색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우리는 중-미 관계가 중요하며 양국 관계의 꾸준한 진전이 양국은 물론 국제사회의 이해관계에 부합한다고 항상 믿고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또한 미국의 신임 행정부가 신장 지역 이슈와 관련해 이성적이고 냉정한 판단을 내리기를 희망한다며 블링컨 미 국무장관 내정자를 압박했다.

캐나다 금리 동결…캐나다달러↑

캐나다 중앙은행(BOC)이 기준금리를 0.25%에 동결하고 코로나19 재확산과 봉쇄로 어려워진 경제를 지지하기 위해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으로 금리를 유지하겠다는 약속을 재확인했다. BOC는 수요일 정책회의에서 팬데믹에 따른 경제적 피해가 완전히 복구되고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으로 2% 목표를 달성하기 전까지 금리를 실효하한에 두겠다고 강조했다. 그같은 상황은 2023년이 될 때까지 현실화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캐나다 국채를 매주 최소 40억 캐나다달러씩 매입하는 양적완화 정책도 유지했다. BOC는 단기적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예상보다 빠른 백신 출시 속에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3.7%에서 4.8%로 상향 조정했다. 미달러-캐나다달러 환율은 한때 1% 가량 급락해 2018년 4월래 최저를 기록했다.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BOC가 단기적 경기위축보다는 중기 전망 개선에 초점을 두고 있다며, 백신 접종과 미국의 추가 재정부양이 2분기에 강력한 순풍을 제공할 수 있어 테이퍼링이 나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브라질은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2%에 동결하고 경제가 여전히 부양이 필요해 당장 금리를 올리진 않겠지만 기대 인플레이션 상승 조짐에 당분간 사상최저 수준으로 묶어두겠다는 가이던스는 이제 더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밝혔다.

앤트와 텐센트 옥죄는 중국

중국 당국이 자국내 온라인 결제 부문에서 시장 집중을 억제하기 위한 강력한 조치를 제안해 앤트그룹과 텐센트 등 대형 테크기업에 또다른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중국인민은행(PBOC)이 수요일 발표한 규정 초안에 따르면 온라인 거래에서 비은행권 결제기업의 시장 점유율이 50%을 넘거나 2개사의 점유율이 3분의 2를 넘을 경우 반독점 조사 대상이 될 수 있다. 독점으로 판정될 경우 PBOC는 정부에 사업 분할 지시 등 규제 조치를 취하도록 요청할 수 있다. 이미 결제 사업에 뛰어든 기업은 1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새로운 규정에 준수해야 한다. 규제당국은 또한 온라인 기업 및 자회사와의 거래에 대해 “포괄적” 감독을 약속하고, 주주나 이해관계자 변경 사항 역시 감시를 강화하기로 했다. Zhongguancun Internet Finance Institute의 Dong Ximiao는 폭발적인 핀테크 사업에 대한 규제를 풀지 않겠다는 중국 당국의 의지를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영국의 고민

리시 수낙 영국 재무장관이 팬데믹발 봉쇄로 비즈니스 피해가 늘어 실업 급증이 우려되는 만큼 고용 유지 지원 제도를 연장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기업이 직원을 해고하는 대신 고용을 유지하면서 휴직이나 휴가를 보낼 경우 월 임금의 80%까지 정부가 지급해주는 600억 파운드 규모의 프로그램이 4월말 종료될 예정이지만 정부는 이번 여름까지도 고용을 지원해주는 다양한 옵션을 검토 중이다. 구체적인 내용은 3월 3일 예산안에서 발표될 예정으로 그 때까지 코로나19 사태의 전개 상황에 따라 결정된다고 소식통은 말했다. 고용 확대가 이번 예산안의 핵심으로 “일자리 지원 대책은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한 소식통은 밝혔다. 코로나19 일일 확진자수와 사망자수가 이달 신기록을 세운 가운데 백신 접종에도 봉쇄 조치를 쉽게 해제하기 어려워 영국 경제는 1709년 ‘대혹한(Great Frost)’ 이후 300여년만에 최악의 불황에 이어 더블딥 침체에 빠질 위험이 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