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美유가대책, 루블결제 요구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미국 2월 실질 개인소비가 전월비 -0.4%로 예상치 -0.2%보다 악화된 것으로 나타나 40년래 가장 달궈진 인플레이션이 수요에 부담을 주기 시작하는 모습이다. 연준이 인플레이션 타겟으로 참고하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전년비 6.4% 뛰어올라 1982년래 최대폭 상승을 기록했다. 뉴욕증시는 주요 주가지수가 모두 1.5% 넘게 급락했다. S&P 500 지수는 1분기에 거의 5% 하락으로 2020년 3월 이래 최악의 분기를 보냈다. UBS는 주식시장이 여전히 강세장에 있다며, 연준이 연착륙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JP모간은 2분기 이후 채권 펀드의 매도와 주식 펀드의 매수세가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핌코의 Jerome Schneider는 연준의 양적긴축(QT)이 미국채 시장의 유동성은 물론 거래와 자산 재분배 비용에 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주식시장이나 다른 위험자산이 급하게 속도를 줄이거나 하락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자본 비용의 변화를 눈여겨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Income Research + Management의 Jake Remley는 아주 기본적 수준에서조차 유동성이 압박 받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미국채 5년-30년 일드커브 구간은 다시 역전으로 돌아섰다. 러시아-우크라이나 협상이 금요일 재개될 예정으로, 이번주 초 실패했던 휴전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OPEC+ vs 바이든

OPEC+가 유가 급등에도 기존의 점진적 증산 일정을 고수해 5월 산유량을 하루 43만2000배럴 늘리는데 합의했다. 목요일 열린 화상회의는 단 12분만에 마무리되며 최단 기록을 경신했다. OPEC+가 주요 멤버인 러시아의 침략으로 불거진 정치적 위기에 관여하기를 거부하면서 석유 소비국들은 독자적으로 길을 찾고 있는 모습이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공급 차질을 완화하기 위해 6개월간 하루 약 100만 배럴씩 전략적 비축유를 방출할 계획이다. 백악관은 “전례없는” 방출이라며, 연말 국내 생산이 속도를 낼 때까지 공급에 숨통을 틔워줄 것으로 예상했다. 브렌트유는 한때 6% 넘게 하락했고, WTI 역시 7.6% 가까이 급락했다. 골드만삭스의 Damien Courvalin는 미국이 대규모 방출에 나설 경우 가격에 따른 수요 파괴가 줄어들 수 있다며, 그러나 이같은 재고 방출은 향후 수년간 지속적인 공급원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바이든은 국방물자생산법을 발동해 전기차 등 다양한 용도를 위한 배터리에 필수적인 광물의 국내 생산을 촉진하기로 했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러시아 루블결제 요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루블화로 대금 지불을 요구하면서도 유럽 고객들에겐 계속해서 천연가스를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산 가스를 구입하려면 일단 러시아 은행에 계좌를 개설해야 한다며, 이번 규정은 4월 1일부터 발효된다고 말했다. 또한 러시아는 정해진 물량과 가격으로 천연가스 공급을 지속할 예정이라며, 루블화 가스 결제는 러시아의 금융 상황을 강화하는데 중요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숄츠 독일 총리는 이에 발끈하며 기업들이 가스 구입시 유로나 달러로 대금을 지불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독일의 러시아산 에너지에 대한 의존을 빠른 시일 내에 줄이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러시아 중앙은행은 외환보유고가 3월 25일 기준 6044억 달러로 2월에 비해 388억 달러 줄었다고 밝혔다.

연준 50bp 인상 올인하는 월가

월가 대표 은행들은 제롬 파월 연준의장이 인플레이션에 보다 적극 대응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발언을 내놓은 이후 연준의 공격적인 긴축에 올인하는 모습이다. 연준이 올해 남은 6번의 FOMC 회의에서 매번 금리를 올릴 것이란 견해가 대세인 가운데 주요 은행들이 5월 50bp 인상을 예상하고 있다. 씨티그룹은 5월, 6월, 7월, 9월에 각각 50bp 인상 후 연말까지 25bp 인상 2번에 이어 내년 3.5%-3.75% 범위까지 추가 인상을 내다봤다. 골드만삭스는 5월과 6월에 각각 50bp 인상 후 7월, 9월, 11월, 12월에 25bp씩 인상, 내년에는 분기별로 세 차례 인상해 최종 금리는 3%~3.25%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JP모간은 5월과 6월 각각 50bp 인상 후 7월, 9월, 11월, 12월에 25bp씩 인상, 내년엔 최고 2.75%-3%까지 인상을 점쳤다. 모간스탠리 역시 5월과 6월에 각각 50bp 인상 후 연말까지 매번 25bp씩 인상하고, 내년 3번 인상으로 최종금리는 3%-3.25%를 예상했다. BofA는 5월 25bp 인상과 대차대조표 축소 계획 발표에 이어 6월과 7월에 각각 50bp 인상, 9월, 11월, 12월은 25bp씩 인상하고, 내년 5월이면 기준금리가 3%-3.25%에 최종 안착할 것으로 전망했다.

인플레 쇼크·경기침체 우려

글로벌 대형 헤지펀드인 브레드하워드 자산운용은 경기 불황과 높은 실업률을 야기했던 1970년대식 인플레이션 쇼크가 재현될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현재의 거시경제 환경이 그 어느 때보다 복잡하다며, “높은 인플레이션과 타이트한 노동시장, 불확실한 기대 인플레이션의 조합은 결국 볼커 시대 급선회를 가져온 1970년대 식 임금 인상-물가 상승의 악순환을 전망하게 한다”고 투자자노트에서 밝혔다. 현재 연준은 추세에 “상당히” 뒤쳐져 있다며, 정책금리가 전통적인 통화정책 방식으로 계산할 때 4%-6%는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씨티그룹의 글로벌 수석 이코노미스트 Nathan Sheets는 경기침체 가능성이 향후 18개월에 걸쳐 “상당하다”며, 글로벌 경기하강 가능성은 약 1/3 정도고 미국은 1/4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지정학적 상황과 에너지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며, 전 세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미국 혼자 “번영과 안정의 섬”으로 남아 있을 수는 없다는 그린스펀 전 연준의장의 발언을 상기시켰다.

중국 봉쇄…금융 펀드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순환 봉쇄에 들어간 상하이는 동쪽 지역을 금요일 예정대로 풀기로 했지만 일부 구역은 계속해서 폐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어서 서쪽 지역이 4일간 봉쇄에 들어간다. 이같은 대규모 봉쇄 조치는 중국 경제 성장에 걸림돌로 작용할 뿐만 아니라 글로벌 공급망에 상당한 타격을 줄 위험이 있다. 한편 중국 당국은 중앙은행을 중심으로 대규모 펀드를 조성해 경영난을 겪고 있는 금융기관 지원에 나서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소식통이 전했다. 성장 둔화와 부동산 시장의 부채 위기 속에 금융 리스크의 확산을 막고 60조 달러 규모의 금융 시스템에 대한 신뢰를 되찾기 위한 노력이다. 이번 펀드는 간접적으로 은행권을 통해 부동산 등 다른 분야의 대마불사에 자금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선별적 펀드와 차이가 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