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도 50bp 인하
캐나다 중앙은행(BOC)이 현지시간 수요일 기준금리를 50bp 인하했다. 코로나19 위협으로부터 경제를 지키기 위해 연준의 뒤를 이어 4년여만에 처음으로 완화를 단행한 것이다. BOC는 기준금리를 1.75%에서 1.25%로 내리고 코로나19 확산이 캐나다와 글로벌 경기 전망에 “상당한 부정적 충격”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BOC는 필요시 추가 인하를 약속했다. BOC는 “1월에 비해 전망이 분명히 약해졌다”며 50bp 인하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다음 정책회의는 4월 15일로 예정돼 있다. Manulife는 “50bp 인하는 BOC의 매우 강력한 메시지”를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조치는 글로벌 인하 공조의 일환이라고 평가하면서, 앞으로도 전세계 중앙은행들이 코로나19로 인한 하방 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것으로 전망했다. 스탠다드차타드는 BOC 성명서가 “정말로 비관적”이었다며 경기 하방 리스크를 감추려는 노력이 전혀 없었다고 평가했다.
미국채 마이너스 금리 논쟁
Jack Malvey, Scott Minerd, Roberto Perli 등 노련한 시장 전문가들의 마이너스 금리 전망은 최근 채권 금리가 사상최저를 연일 경신하면서 우려스러울 정도로 부각되었다.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화요일 0.9043%로 장중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옵션 시장에선 해당 만기에 대해 마이너스 금리를 타겟으로 하는 거래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러나 미국채 2년물 금리는 0.6% 부근으로, 2011년 도달했던 0.14%와는 아직 거리가 멀다. 블랙록의 펀더멘털 채권 헤드인 Bob Miller는 어떤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지만 미국채가 14조 달러에 이르는 마이너스 금리 글로벌 채권에 조만간 합류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진단했다. 미국채 금리가 마이너스까지 가려면 경제가 완전히 망가져 충분한 정책 지원의 메커니즘에 대한 신뢰가 사라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단기물의 경우 더이상 기대하기 어렵다며 중기물 쪽으로 눈을 돌렸다. 골드만삭스는 미국채 일드커브가 주로 통화정책을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연준이 마이너스 기준금리를 도입하지 않는 한 미국채 금리가 0% 아래로 떨어지긴 어려워 보인다고 주장했다. 3.6조 달러 규모의 머니마켓이 마비될 수 있는데다 다른 나라에서 마이너스 금리 정책이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다음 긴급인하는 영국
연준 다음으로 긴급 금리 인하에 나설 타자는 영란은행(BOE)이 될 수 있다는 추측이 일고 있다. 투자자들은 이제 BOE가 이달 기준금리를 50bp 인하할 확률을 60% 가량 가격에 반영하고 있으며, HSBC와 노무라 등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3월 26일 예정된 정례회의 이전에 긴급 인하가 나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준 긴급인하 단행전 머니마켓은 BOE에 대해 이달 25bp 인하를 가격에 반영 중이었다. BOE 대변인은 이같은 시장 추측에 대해 코멘트를 거부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BOE가 돌아오는 정책회의에서 금리를 인하하거나, 코로나19 사태가 더욱 심각해질 경우 그 전에라도 금리를 내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달 사임을 앞둔 카니 BOE 총재는 글로벌 대응책이 시기와 형식은 약간씩 다르겠지만 모두 “강력하고 시의적절할 것”이라고 화요일 밝혔다.
프랑스와 이탈리아 경기침체 경고
코로나19로 프랑스와 이탈리아가 경기침체에 빠질 수 있으며,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시장 추락이라는 “악순환”이 촉발될 위험이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블룸버그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EU집행위는 브리핑 보고서에서 “전염병이 더 오래 지속되고 광범위해질 경우 불확실성과 금융시장 채널을 통해 놀라울 정도의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연속적 효과가 생산을 중단한 기업의 유동성 부족에서 시작해 금융시장을 통해 증폭되고 확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해당 브리핑 보고서를 토대로 유럽 재무장관들은 현지시간 수요일 정책 조정 논의를 위한 컨퍼런스 콜을 진행했다. 유로그룹 의장을 맡은 포르투갈 재무장관은 전화회의를 마친 후 “강력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달성하고 하방리스크가 더이상 현실화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모든 적절한 정책 수단을 동원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집행위는 현 상황이 3개월 이상 지속될 경우 무엇보다 현금흐름이 타이트한 기업의 경우 부실채권이 크게 늘어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최근 전개상황을 감안할 때 1분기 이후 V자형 회복과 중국외 지역에 파급효과가 제한될 것이란 가정은 재검토해야 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완화 기대↑
연준이 이번주 긴급 금리 인하를 단행하면서 중국인민은행(PBOC)이 자본유출이나 위안화 약세를 걱정하지 않고도 통화정책을 완화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블룸버그 설문조사에 따르면 PBOC는 이번달에도 1년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를 10bp 인하할 전망이다. 대출우대금리 역시 10bp 인하가 예상된다. 중국 당국은 기준예금금리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고, 예산적자 확대와 채권 발행을 통해 인프라 투자를 증대할 것으로 보인다. HSBC는 “연준 정책 기조 변화만으로 글로벌 성장을 이끌던 시대는 이미 오래전에 끝났다”며, “코로나19와 같은 위기 앞에서 중국과 미국 모두 효과적인 부양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감염 속도가 둔화되며 공장 가동이 정상화되고 소비가 재개되면서 중국의 경우 최악은 지났다는 조심스러운 평가가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PBOC가 연준과 같은 방향으로 움직여 조만간 시중금리를 끌어내릴 전망이라고 밝혔다. 게다가 중국이 약 6%의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달성하려면 추가 부양책이 필수적이다. 성장률 목표를 약간 낮춘다 하더라도 감세와 정부지출, 금리 인하 등이 필요할 수 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