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증시 약세장 랠리?
모간스탠리 스트래티지스트 마이클 윌슨은 S&P 500 지수가 1년래 최고의 주간 성적을 기록한데 대해 약세장 랠리에 불과하다고 경고했다. 올해 내내 증시 약세 견해를 유지해 온 그는 기술적 측면에서나 펀더멘털 측면에서 지지력을 찾기 어렵다며, 어두운 기업 실적 전망과 거시 지표 약화, 애널리스트 전망 악화 등을 근거로 최근 증시 반등이 지속적인 상승세라기보다는 약세장 랠리에 더 가깝다고 주장했다. 지난주 제롬 파월 연준의장이 40년래 가장 공격적인 긴축 행진의 마무리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위험자산 선호를 자극했다. 연착륙 기대에 S&P 500과 나스닥 100 지수는 주간 기준 6% 가량 뛰었고, 10월 23일 5%를 넘어섰던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 금요일 한때 4.5%를 하회하기도 했다. 그러나 고금리 장기화가 수요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남아있으며, 기업들은 이번 어닝시즌에서 경기 둔화의 위협을 지적했다. 윌슨은 미국채 금리 하락이 연준의 조기 금리 인하 가능성보다는 경제지표 실망과 예상보다 적은 분기 리펀딩 입찰 규모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한편 BlackRock Investment Institute의 Jean Boivin 소장은 주식시장이 고금리 장기화 전망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있어 연말 랠리가 나타나더라도 단기에 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JP모간의 Marko Kolanovic 역시 높은 금리의 지속과 성장 둔화 전망이 다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면서 주식이 곧 매력을 잃을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채 숏 권고 vs 단기랠리 지속
지난주 미 재무부의 분기 리펀딩 입찰 발표와 연준의 정책 결정, 10월 고용보고서 등에 미국채 금리가 역사적 급락을 연출하자 월가 전문가들이 다양한 진단을 내놓았다. JP모간은 단기적 리스크가 좀더 채권 약세쪽으로 기울었다며 미국채 7년물에 대해 전술적 숏 포지션을 권고했다. 또한 대부분의 커브가 최근 단기적 통화정책 기대에 맞게 조정된 후 지나치게 플랫해졌다며, 수급 다이내믹스에 기초해 10년-30년 스티프너를 추천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20bp 정도 추가 하락 여지가 있다며, 연준이 타이트해진 금융 여건의 지속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금융시장이 더 완화될 경우 금리 인상을 다시 테이블 위에 올려둘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바클레이즈는 시장이 연준 금리 인하 기대를 지나치게 가격에 반영한듯 보인다며 SFRZ4 (진입 4.32%)를 통해 단기쪽 매도를 조언했다. 한편 BMO Capital Markets는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5%를 조만간 재시도하진 않을 것으로 내다봤고, 골드만삭스는 미국채가 단기적으로 랠리를 지속할 여지가 남아 있다고 진단했다. 웰스파고 역시 연준이 최근 고용지표에 더욱 편안해졌다며, 미국채 랠리가 지속될 여력이 있으나 이번주 10년물과 30년물 입찰이 주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TD증권은 10년물에 대해 4%를 목표로 매수를 추천했다.
비은행권 금융기관 리스크
리사 쿡 연준이사는 미 중앙은행의 정책이 경제를 냉각시키고 금융 여건을 더욱 긴축적으로 이끌고 있는 상황에서 비은행권 금융기관들(NBFI)의 취약점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현지시간 월요일 듀크대 사전배포 연설문에서 “특정 NBFI의 취약성은 금융 여건 긴축 및 경제 활동 둔화와 관련된 스트레스를 증폭시키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금융 안정 이슈를 광범위하게 언급하면서 최근 몇년 사이에 금융 시장의 리스크가 확대되었다고 지적한 뒤 머니마켓이나 헤지펀드와 같은 비은행권 유동성 미스메치, 연체율, 미국채 시장 작동 등 여러 분야를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인기가 높아진 미국채 현물-선물 베이시스 트레이드를 주목하고, “종종 레버리지가 높아 미국채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거나 자금조달 충격이 발생할 경우 헤지펀드들이 갑작스럽게 포지션을 고통스런 가격에 청산해야만 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연준이 2022년 3월부터 기준금리를 공격적으로 인상함에 따라 올 봄에 지역은행 3곳이 무너지는 등 금융시장 불안이 초래되기도 했다. 쿡 이사는 “금리의 예상치 못한 급등세는 금융시장 변동성을 높이고 시장 유동성에 경색을 유발하고 자산가격에 하방 압력을 더할 수 있다”며, “금융중개기관의 손실은 압박으로 이어져 그 결과 신용 공급이 축소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통화정책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최근 몇달간 미국채 금리가 상승한 이유가 단기 연준 정책 금리 기대의 상승 때문은 아닌 듯 보인다고 분석했다. 기업과 가계가 대체로 고금리에도 잘 버티고 있지만 저소득층 대출자들은 일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동시에 주택시장과 상업용 부동산시장의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중 회동
내주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간 회담을 통해 관계 정상화를 추진 중인 상황에서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이 허리펑 중국 부총리와 현지시간 11월 9일-10일 이틀간 샌프란시스코에서 회동할 예정이라고 미 재무부가 월요일 보도자료에서 밝혔다. 양국 경제정책 수장들은 경제와 글로벌 전망, 미국 국가안보에 영향을 미치는 양국간 경제 관계, 기후 변화, 후진국 부채 문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미 재무부 고위 관료는 전했다. 옐런은 월요일자 워싱턴포스트지 기고문에서 중국과의 경쟁에 너무 집착하는 실수를 해서는 안된다며, 관계를 보다 안정화시키고 핵심 이슈에 대해 진전을 이루는데 외교의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그동안 대중국 정책에 있어서 국가 안보 수호를 중시하는 동시에 미국이 중국의 경제 발전을 방해할 의사가 없음을 강조해왔다. 중국측에서는 미국의 수출 통제가 중국의 핵심 기술 접근을 막기 위한 조치라며 미국을 비난해왔다. 트럼프 전 행정부의 무역전쟁보다는 덜 전투적이지만 과거 20년에 걸친 보다 개방적인 경제 관계와 비교할 때 확연히 긴장이 높다. 사실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주도한 대중국 고관세를 여전히 유지하고 있으며, 이를 조만간 완화할 생각이라는 조짐은 아직 없다. 이번 APEC 정상회의에서 바이든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동맹국들과의 경제적 연결 고리를 강화해 대중국 의존에 따른 리스크를 줄이고 다변화하겠다는 전략을 더욱 공고히 하려는 시도를 할 수 있다.
사우디·러시아 감산 계획 고수에 유가 상승
사우디 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에도 불구하고 올 연말까지 하루 100만 배럴 넘게 감산 계획을 고수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국제유가가 상승했다. 서부텍사스산(WTI) 원유 가격은 뉴욕시간 월요일 오전 한때 2.2% 올라 배럴당 82달러를 상회했다. WTI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다행히 전세계 석유의 3분의 1을 생산하는 주변 중동지역으로 확산되지 않은데다 중국 등 글로벌 수요 둔화 우려가 제기되면서 지난주 6% 가까이 급락했다. 사우디는 일일 산유량을 100만 배럴 줄였고, 러시아는 기존 감산 외에 30만 배럴 가량 수출을 통제하고 있는 상황이다. UBS Group 원자재 상품 애널리스트 Giovanni Staunovo는 연초 계절적 수요 약화와 지속되고 있는 경제 성장 우려, 석유시장의 안정과 균형을 지지하려는 산유국들의 노력 등을 감안할 때 “이같은 자발적 공급 축소가 2024년 1분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모간스탠리는 유가가 배럴당 110달러를 유지할 경우 인도 중앙은행이 물가 안정을 위해 금리 인상을 재개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