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약세장 랠리 vs 침체공포 과도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뉴욕 제조업지수가 4월 24.6에서 5월 -11.6으로 급격히 악화됐다. 시장에서는 15.0을 예상했으나 3월에 이어 또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선 셈이다. 해당 지수는 최근 급격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어 추세를 판단하기에 어려움이 있지만, 중국의 4월 광공업생산 및 소매판매 부진과 합쳐져 시장의 경기침체 공포를 부추겼다. 뉴욕증시는 테슬라와 애플 등 대형주가 밀리면서 금요일의 반등을 이어가는데 실패했다. 뉴욕시가 최근 코로나 감염 확산세에 조만간 위험 수준을 ‘높음(High)’로 올려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착용을 다시 의무화 할 수도 있다고 밝힌 점도 성장 둔화 우려를 더했다. 미국 정부는 코로나19 공중보건 긴급사태를 7월 중순 이후까지 연장할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는 트위터 인수 가격의 재협상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는 또한 미국 경제가 “어쩌면” 이미 침체에 들어섰을 수도 있다며 기업들이 비용과 현금흐름을 지켜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골드만삭스는 경기침체가 우려될 때 달러가 대개 강세를 보이지만 실제로 경제가 위축되면 달러는 흐지부지한 모습을 보였다며, 현재 달러가 18% 정도 고평가되었다고 진단했다. 만일 글로벌 경제 전망이 개선될 경우 위험선호가 살아나 달러가 약세로 가겠지만, 세계 경제가 침체되면 엔화 가치가 최대 20%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 13F 공시에 따르면 헤지펀드들은 1분기에 테크주를 버리고 에너지주 보유를 크게 늘렸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MS ‘약세장 랠리’

모간스탠리 스트래티지스트 마이클 윌슨은 최근 미국 주식의 반등이 약세장 랠리에 불과하다며 S&P 500 지수가 현재보다 16% 가량 낮은 3400포인트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월요일 투자자노트에서 주장했다. “밸류에이션이 더 매력적으로 보이고 주식이 과매도로 가고 채권금리가 잠재적으로 3% 아래서 안정을 찾으면서 증시가 다시 한번 약세장 랠리를 시작한 것 같다”며, 이번 반등이 끝나면 다시 하락이 기다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S&P 500 지수는 고점 대비 거의 20% 빠진 뒤 지난 금요일 2% 넘게 반등했다. 하지만 인플레이션 급등과 중앙은행의 긴축이 급격한 경제 둔화를 촉발할 수 있다는 우려 속에 주간 기준 6주 연속 하락해 2011년 이후 최장기 약세를 기록했다. 일각에선 이제 바닥에 도달했다고 말하지만, 월가의 대표적 약세론자인 윌슨은 S&P 500 지수가 기업 실적 및 거시경제 지표의 둔화를 아직 완전히 가격에 반영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경기침체가 자신의 기본 시나리오는 아니지만 그 리스크가 상당히 높아졌기 때문에 주가가 아직도 고평가되었다는 설명이다. 골드만삭스 역시 올해말 S&P 500 지수 목표치를 기존 4700에서 4300으로 낮췄다. UBS Investment Bank의 Bhanu Baweja는 실질금리 상승과 크레딧 스프레드 확대시 시장이 추가 조정을 보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JP모간 ‘침체 공포 과도’

JP모간 스트래티지스트 마르코 콜라노비치는 주식 투자자들이 경기 침체를 두려워하고 있지만 다른 금융시장 부문의 경우 그만큼 심각하진 않다고 지적했다. 미국과 유럽 주식시장의 경우 조만간 경제가 침체에 빠질 확률을 70% 정도로 가격에 반영하고 있는 반면, 투자등급 회사채 시장은 50%, 하이일드 채권은 30%, 금리 시장은 20% 정도에 불과하다고 현지시간 월요일 투자자노트에서 분석했다. 침체 공포가 잦아들면 현재의 줄어든 주식 포지션과 침울한 심리가 반전되어 주식시장 반등을 이끌 수 있다는 주장이다. “향후 6-12개월에 걸쳐 경기침체 가능성은 낮다고 보기 때문에 리스크 친화적 스탠스를 유지한다”고 그는 밝혔다. UBS Group 역시 주식시장이 경기 위축 가능성을 40% 가량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되지 않을 경우 이후 대개 12개월 동안 S&P 500 지수가 평균 12% 올랐다고 지적했다. 블랙록의 Kate Moore도 시장이 경기침체에 대해 지나치게 비관적이라고 말했다.유동성 악화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총재는 금융 시장의 유동성 악화가 통화정책 긴축에 따른 시장 변동성 상승을 감안할 때 예상된 현상이라며,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라고 일축했다. “글로벌 환경에서 많은 불확실성과 이벤트가 발생한다. 또한 통화정책이 보다 정상적인 금리로 매우 강하게 움직이고 있다. 일부 변동성은, 미국채 시장의 경우 그같은 정보를 소화하는 과정”이라고 현지시간 월요일 뉴욕 컨퍼런스에서 말했다. 미국채 시장에서 매수-매도 스프레드 확대와 같은 유동성 악화는 시장 변동성 증가와 대체로 부합하기 때문에 시장 기능에 문제는 없어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는 현재 연준의 최대 과제는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것이라며, 5월에 이어 6월과 7월에도 50bp씩 금리를 올릴 수도 있다는 파월 연준의장의 견해에 동의했다. 한편 벤 버냉키 전 연준의장은 현재 연준의 지도부가 미국 인플레이션 급등에 제때 대응하지 못해 스태그플레이션 위협에 직면했다고 비판했다.침체 공포 감도는 회사채 시장

조용한 지각변동이 글로벌 회사채 시장을 뒤흔드는 모습이다. 회사채 가격이 지난 주 급락하면서 미국 투자등급 크레딧 시장은 올들어 10% 넘게 무너졌다. 그러나 형편없는 수익률보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경기 침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회사채 투자자들은 이제 변곡점에 도달해 단순히 더 높은 금리의 타격을 피하는 전략에서 디폴트 위험을 차단하는 쪽으로 초점을 옮기고 있다. Amundi의 Gregoire Pesques는 “1분기의 경우 금리 리스크가 주제였지만, 이제 우리는 경기침체 리스크로 옮겨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로이드 블랭크페인 골드만 전 최고경영자는 미국이 경기 침체에 빠질 위험이 매우 높다며, 기업과 소비자들에게 이에 대비하라고 권고했다. Capra Ibex Advisors의 Michael Kurinets는 시장 참가자들이 경기침체가 불가피할 것으로 믿고 있으며 단지 그 충격이 얼마나 클지 불확실할 뿐이라며, “침체 공포가 현실화되고 크레딧 스프레드가 확대되기 시작할 경우 그 어떤 크레딧 관련 상품도 완전히 보호받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러시아와 중국 견제하는 미국

미국 정부는 러시아와 중국 등에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상품의 수출을 제한하는 규정을 어기는 기업들을 더욱 강력히 처벌할 계획이라고 미 상무부 산업안보국의 Matthew S. Axelrod가 밝혔다. 벌금을 올리거나 위반 사항을 보다 일찍 공개하거나 합의시 더 많은 잘못을 인정하게 하는 등 다양한 처벌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침공을 감행하자 수출 통제는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 정책에서 더욱 중요해졌다. 한편 유럽연합이 러시아산 가스 수입을 사실상 허용함에 따라 유럽 벤치마크 천연가스 가격은 4.2% 가량 하락으로 마감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