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美은행강등, 연준 인상중단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올해 봄 몇몇 미국 지역은행들이 몰락하면서 투자자들이 은행권의 경색 신호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가운데 무디스가 미국 중소형 은행들의 신용등급을 강등하면서 다시 시장 불안을 키웠다. 이에 뉴욕증시는 낙폭을 키웠으나 저가매수가 살아나며 S&P 500 지수는 오후 들어 1% 넘는 하락을 상당부분 되돌렸다. Bank of America는 S&P 500 지수가 전술적 조정에 들어섰다고 진단했다. 블룸버그 달러지수(BBDXY)는 중국 경제 우려에 위험 회피가 강화되며 한때 0.7% 올라 한달래 고점을 경신했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자국 항구를 계속 막는다면 보복을 하겠다고 경고하면서 국제유가(WTI)가 한때 1.4% 올라 배럴당 83달러를 시도했다. 한편 미국의 대중 투자 규제가 양자컴퓨팅이나 인공지능 같은 첨단분야에서 매출의 50% 이상을 벌어들이는 중국계 기업에게만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이에 따라 미국 사모투자자나 벤처캐피털사는 사업이 다각화된 중국 대기업에 투자가 허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美은행들 신용등급 강등

무디스가 은행업계의 증가하고 있는 압력에 대한 전면적인 검토의 일환으로 미국 중소형 은행 10곳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하고 US 뱅코프, 뱅크오브뉴욕멜론, 스테이트 스트리트, 트루이스트 파이낸셜 등 주요 은행들의 등급도 강등할 수도 있다고 경고하면서 많은 미 은행 주가가 급락했다. KBW 은행지수는 장중 한때 4% 가까이 무너졌다. 무디스는 높아진 자금조달 비용, 잠재적인 규제 자본 약화 가능성, 상업용 부동산 대출 관련 위험 증가 등을 위험요인으로 지적했다. 한편 이탈리아 정부가 은행의 초과이익에 대해 40% 세금을 도입하면서 UniCredit 등 이탈리아 은행 주가도 급락했다.

연준 금리 인상 중단할 수도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총재는 미국의 중앙은행이 경제에 충격을 주지 않기 위해 금리 인상을  중단할 수도 있다며, 다만 금리를 현재의 높아진 수준에서 당분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부터 9월 중순 사이에 놀라운 새로운 데이터가 나오지 않는다면 우리는 인내심을 갖고 금리를 동결하고 우리가 그동안 취한 통화정책 조치가 효과를 발휘하도록 놔둘 수 있는 시점에 도달했을 수도 있다고 난 믿는다”고 현지시간 화요일 한 행사에서 말했다.

올해 통화정책 결정에 투표권을 가진 하커는 “우리가 금리를 동결할 수 있는 시점에 있다면 우리는 한동안 그 자리에 머물러야 할 것”이라며, “정책금리를 즉각 완화할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그는 연준이 선호하는 근원 인플레이션 지표가 올해 말이면 4% 아래로, 내년이면 3% 아래로 하락해 2025년엔 연준의 2% 목표에 도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토마스 바킨 리치몬드 연은총재는 9월 FOMC에서 추가 금리 인상이 적절할지 여부를 판단하기엔 아직 너무 이르다고 말했다.

ECB 기대 인플레이션 하락 

유럽중앙은행(ECB)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유로존 소비자들이 향후 12개월간 물가가 얼마나 오를지 예상하는 기대 인플레이션이 5월 3.9%에서 6월 3.4%로 하락했다. 3년 기대 인플레이션 역시 2.5%에서 2.3%로 후퇴했다. 라가르드 ECB 총재는 오는 9월 정책회의에서 단기수신금리를 10연속 인상할지 아니면 쉬어갈지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난주 ECB 연구보고서는 기저 인플레이션이 어쩌면 정점을 지났을 수도 있다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그러나 시장의 기대 인플레이션을 보여주는 유로존의 5년후 5년만기 포워드 스왑금리의 경우 월요일에 2.67%로 2010년래 최고수준에 마감했다. 필립 레인 ECB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유로존의 인플레이션이 2025년 쯤에 가서야 ECB의 2% 목표에 도달하겠지만 올해 하반기 들어 크게 둔화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중국, 더이상 미국의 최대수입국 아니다

니어쇼어링(nearshoring) 정책이 보다 다각화된 공급망을 장려함에 따라 멕시코와 캐나다가 중국을 제치고 미국에 가장 많은 상품을 판매하는 나라가 되었다. 미 상무부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미국이 중국에서 수입한 상품액은 2030억 달러로 2022년 같은 기간보다 25% 감소했다. 이는 인플레이션이 조정되지 않은 수치다. 멕시코로부터의 상품 수입은 상반기에 전년비 5.4% 증가했고, 독일과 일본이 상위 5위권을 차지했다. 계절조정 기준 미국의 중국 수입액은 6월 335억 달러로 팬데믹 발발 직후 최저치로 감소했고, 대중 무역적자 역시 줄었다.

연간 기준으로 중국은 그동안 10년 넘게 미국의 최대 상품 수입국이라는 자리를 지켜왔다. 양국간 교역 규모는 작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인권과 공정 무역, 기술 및 시장 경쟁 등의 문제를 놓고 미-중 갈등이 심해지면서 무역 역시 도전을 받고 있다. 게다가 미국 소비자들의 상품 소비에 대한 안목이 높아짐에 따라 휴대폰, 의류 등 값싼 중국산 제품에 대한 수요마저 식고 있는 분위기다. 동시에 팬데믹 기간에 공급망 문제가 불거지면서 물류 다각화 움직임이 본격화되어 미국과 국경을 마주한 멕시코와 캐나다가 수혜를 받기 시작했다.

EM 디스인플레이션 확산에 매도세도 깊어져

중국에서 헝가리에 이르기까지 디스인플레이션이 확산되면서 경제 성장세가 당초 예상보다 더욱 둔화될 수 있다는 우려에 신흥시장(EM) 매도세가 화요일 가속화 되었다. MSCI EM 주가지수는 거의 4주래 최저 수준으로 50일 이동평균선을 하향 돌파했고, MSCI EM 통화 지수 역시 7월 7일 이후 최저치로 밀렸다. InTouch Capital Markets의 Piotr Matys는 “아직 이른 단계이긴 하지만 달러가 상당히 상승해 주요 기술적 피봇을 돌파할 수도 있다”며, 남아공 란드화가 중국에 대한 우려로 촉발된 글로벌 리스크 회피의 주요 희생타가 되었다고 진단했다.

올해 EM에 대한 강세 견해는 대부분 중국의 리오프닝 회복 기대를 토대로 했으나, 중국 경제지표가 들쭉날쭉하며 실망을 키웠다. 7월 수출의 경우 거의 15% 급감해 글로벌 수요의 부진을 반영했다. 수입 역시 12% 넘게 줄어 중국내 소비 수요 역시 약해진 모습이다. 중국의 7월 주요 인플레이션 지표는 전년비 마이너스가 예상된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