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美물류마비 우려, 인플레압력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미국 동부 볼티모어에서 대형 화물선 충돌로 다리가 무너져 항구가 폐쇄되면서 석탄과 자동차 등 각종 물류 수송에 불똥이 튀었다. 국지적 충격으로 미국 경제 전반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이지만 당분간 차질이 이어질 전망이다. 한편 컨퍼런스보드 집계 소비자심리지수가 3월 104.7로 시장 예상보다 낮게 나오고 기대치도 73.8로 작년 10월래 최저치로 악화되는 등 미국 소비자들이 살짝 비관적으로 돌아서는 모습이다. 뉴욕증시는 모처럼 반등을 시도했으나 분기말 리밸런싱과 엔비디아 약세로 장 막판 하락으로 돌아섰다. 모간스탠리 추정에 따르면 최근 주가 랠리에 연기금들이 자산 배분 수준을 맞추기 위해 글로벌 주식을 약 220억 달러 팔고 170억 달러 가량 채권을 사야만 할 수도 있다.

중국내 애플 아이폰 출하가 1월 전년비 39% 급감한데 이어 2월에도 약 33% 줄어든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애플 주가는 2거래일 연속 후퇴, 올 들어 12% 가까이 밀리며 다른 빅테크주들과 최근 차별화된 모습을 보였다. 기업인수목적회사(SPAC) 디지털월드애퀴지션(DWAC)과의 합병을 통해 우회상장한 트럼프 미디어는 상장 첫날 장중 한때 59% 점프한 뒤 16% 상승으로 거래를 마쳤다. 뉴욕법원 판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성추문 입막음 의혹에 대한 형사재판과 관련해 증인과 검사, 배심원 등을 비방하지 못하도록 함구령을 내렸다. 다음은 시장 참가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미국 볼티모어 대교 붕괴에 물류대란 우려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에서 현지시간 26일 새벽 머스크(Maersk)가 빌린 싱가포르 선적 컨테이너 화물선 ‘달리’호가 교각에 충돌해 프랜시스 스콧 키브릿지 대교가 붕괴되면서 미 동부 지역의 물류 마비 우려가 제기됐다. 이번 사건으로 볼티모어 항과 주요 고속도로가 폐쇄됨에 따라 수주 혹은 수개월 운송 차질이 예상되자 보스톤과 마이애미 등 동부 항구지역의 잠재적 병목 현상을 피해 발빠르게 미 서부쪽으로 화물선 방향을 트는 무역업체들도 있다. 볼티모어의 연간 화물 처리량은 1000만 톤이 넘는다. 디지털 화물 플랫폼 Flexport의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인 Ryan Petersen는 “기업들이 이미 물량을 동부 해안에서 서부 해안쪽으로 돌리기 시작했다”며, “볼티모어 항의 기능이 멈췄다는 것은 동부의 다른 모든 항구들에 화물이 몰려 들어 혼잡과 지연이 발생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팬데믹 이후 발생했던 공급망 차질에서 알 수 있듯이 한 항구의 물동량이 갑자기 10%나 20%만 늘어도 “엄청난 적체와 혼잡, 해상 대기 선박 등 모든 종류의 지연이 복합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포드자동차의 John Lawler 최고재무책임자는 볼티모어가 물동량이 많은 대규모 항구로 타격이 예상된다며, “우리는 해결 방안을 찾고 동부 해안이나 미국내 다른 지역으로 운송지를 바꿔야 할 것”이라고 블룸버그 TV에서 밝혔다. GM 역시 볼티모어항 폐쇄에 따른 영향은 크지 않겠지만 자동차 운반 항로를 바꾸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볼티모어항은 작년에만 84만7000대가 넘는 승용차와 경트럭의 운송을 처리했다. 정부 당국자들은 현재 인명 구조에 전념 중이며, 볼티모어 항이 언제까지 폐쇄될지 아직 알 수 없다. 물류 전문가와 이코노미스트들은 당분간 물류에 차질이 빚어지겠지만 기업들이 적응할 수 있는 국지적 문제로 견조한 미국 경제를 흔들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하는 분위기다. Xcoal Energy & Resources에 따르면 석탄 수출이 최대 6주간 멈춰 250만 톤의 석탄 운송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머스크 주가는 코펜하겐 증시에서 한때 7% 가량 급락했다.

뉴욕 연은 ‘中경기부양책, 美인플레이션 압박 우려’

부동산 시장 침체 속에 자국 제조업을 활성화하고 경제를 부양하려는 중국 정부의 노력이 미국의 인플레이션에 “유의미한 상승 압력”을 가해 연준의 통화정책 완화 시작 시점을 늦추게 할 우려가 있다고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경고했다. 뉴욕 연은 이코노미스트들은 이번주 블로그에 올린 연구보고서에서 중국 당국이 부동산 대출 위축을 보완하기 위해 애쓰면서 지난 몇 년 동안 제조업체로의 신용 흐름이 크게 가팔라졌다며, 산업정책 추진으로 중국의 경제 성장률이 지난 2년에 비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중국 제조업체들의 수요가 늘어 원자재와 중간재 가격이 상승하고 달러가 약세를 보일 수 있어, 그 경우 “미국 인플레이션의 리스크 균형이 지속적으로 상방 쪽으로 기울게 되고, 이러한 인플레이션 자극은 잠재적으로 정책 완화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지연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결론은 제조업이 이끄는 중국의 경제성장이 미국에 디스인플레이션적이라는 기존의 통념에 반하는 것으로, 중국산 재화의 공급 증가에 따른 가격 하락 효과보다 원자재 상품 가격 상승과 같은 반작용이 더 클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대로 가능성은 낮지만 만일 중국 경제가 부동산 위기 등으로 경착륙 할 경우 미국 경제성장에 최대 2%p 가량 타격을 주고 연준이 선호하는 인플레이션 지표가 일시적으로 3%p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BOE 위원 ‘시장, 올해 영국 금리 인하 기대 너무 크다’

캐서린 만 영란은행(BOE) 정책위원은 금융시장이 올해 너무 많은 금리 인하 기대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며, 영국이 미국 연준보다 먼저 움직일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블룸버그 TV 인터뷰에서 말했다. 그는 지난주 BOE 정책회의에서 이전의 인상 주장을 버리고 5.25% 동결에 찬성한 이유에 대해 노동시장이 약해지고 소비자들이 호텔이나 식당과 같은 재량적 서비스에 대한 지출을 줄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은 8월부터 25bp씩 연내 총 3차례 금리 인하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으며, 심지어 BOE가 글로벌 완화 기조를 이끌 수 있다는 기대마저 일고 있다.

“개인적으로 볼때 투자자들이 너무 많은 금리 인하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어떤 면에서 시장이 이미 인하 상태이기 때문에 나는 인하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경고했다. 무엇보다 영국의 임금 다이내믹스가 미국이나 유로존보다 강하고 훨씬 지속적인데다 기저 서비스 물가 역시 더욱 끈질겨 “BOE가 이 두 지역, 특히 미국보다 앞서야 한다고 주장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2월 회의에서 금리를 올려야 한다며 소수의견을 낸 이유는 당시 금융시장이 자신이 적절하다고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완화되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ECB 뮐러 ‘6월이면 인하 시작할 수도’…헤지펀드, 유로 약세 베팅

마디스 뮬러 에스토니아 중앙은행 총재 겸 유럽중앙은행(ECB) 정책위원은 앞으로 몇 주 동안 나올 지표가 6월이면 정책당국이 인플레이션의 둔화를 확신하는데 충분할 수도 있다고 현지시간 화요일 기자들에게 말했다. “6월에 ECB 정책위원회가 다시 모여 통화 정책을 논의할 때 충분한 자신감이 생겨 금리 인하를 시작할 수 있는 시점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해 6월 인하설을 뒷받침했다.

앞서 필립 레인 ECB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유로존 내 임금 상승률이 보다 정상적 수준으로 되돌아오고 있다며, 인플레이션이 내년부터 2% 목표 부근에서 안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확실해지면 그동안의 금리 인상분 중 일부를 되돌리는 데에 좀더 면밀히 들여다보기 시작할 수 있다고 월요일 말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유로존의 디스인플레이션 과정이 상당히 진행되어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여름이면 2%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6월 ECB 금리 인하가 더욱 기정사실로 굳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헤지펀드들은 최근 ECB의 비둘기파적 메시지에 유로-달러 환율이 연저점을 테스트할 것으로 베팅 중이다.

블랙록 CEO, 미국 ‘은퇴 위기’ 해결 위해 베이비부머 역할 강조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래리 핑크 최고경영자(CEO)는 미국이 ‘은퇴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며, 젊은 세대가 미래를 위해 충분히 저축할 수 있도록 베이비붐 세대가 도와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래야 젊은 세대가 앞으로 자본주의와 정치에 환멸을 느끼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현지시간 화요일 블랙록 투자자에게 보낸 서한에서 주장했다. “젊은 밀레니얼과 Z세대가 경제적으로 불안해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그들은 우리 베이비부머 세대가 자기만의 재정적 안녕에만 집중한 나머지 다음 세대에 손해를 끼쳤다고 믿는다. 은퇴의 경우, 그들의 말이 맞다”고 지적했다. 또한 재계 인사 및 정치인들에게 “조직적이고 높은 수준의 노력”을 통해 은퇴 시스템을 재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블랙록의 10조 달러에 달하는 고객 자산 중 절반 이상이 은퇴를 위해 운용되고 있다. 또한 미국의 공공부채 문제가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하다며 우려했다. 그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인프라 등 일부 프라이빗 마켓이 은퇴를 위한 훌륭한 투자라고 말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