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덜 매파적인 FOMC, 英 물가 40년만에 최고

미 증시에서 주요 지수가 어제 하락했다. 공개된 7월 연방공개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필요이상으로 정책을 긴축할 경우 나타날 리스크에 대한 인식이 있었던 것으로 밝혀지면서 시장에서는 향후 금리 인상 궤도에 대한 평가가 이뤄졌다. S&P 500 지수는 기술주 중심 나스닥 100지수가 1% 넘게 밀리며 하락세를 재개하면서 연준 의사록이 발표될 당시 수준에서 장을 마쳤다.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 의사들은 궁극적으로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필요가 있다는데 공감하면서도 그때까지 실시한 통화 긴축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데 어떻게 작용하고 있는지 확인하고자 하는 인식을 나타냈다.

채권시장에서 2년물 금리는 FOMC 의사록 발표 이후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선물 계약은 연준이 차기 회의에서 75bp 금리인상에 나설 확률을 약 40%로 낮췄고 이에 비해 트레이더들은 의사록 발표 전 75bp 인상 가능성과 50bp 인상 가능성을 두고 의견이 갈린 모습이었다. 미국 7월 소매판매는 자동차 판매 감소와 유가 하락으로 정체된 것으로 나왔지만 다른 항목들이 상승하면서 소비자 지출이 여전히 견조함을 시사했다. 유가는 미국의 낙관적인 비축 보고서에 힘입어 반등했다.

영국의 소비자 물가지수가 40년래 처음 두자릿수를 기록하며 급등해 영국 정부와 영란은행이 조치에 나서야 한다는 압력을 가중시켰다. 골드만삭스는 중국의 연간 GDP 성장률 전망치를 재차 하향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FOMC 의사록: 연준 위원들 향후 금리인상 속도 늦출 필요에 공감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인사들은 7월 26~27일에 열린 회의에서 궁극적으로 금리인상 속도를 늦출 필요가 있다는데 공감했지만 그때까지 실시한 통화정책이 인플레이션 억제에 어떻게 작용하고 있는지를 확인하고 싶다는 인식을 나타냈다. 이들 전원은 당시 회의에서 정책금리를 2회 연속 75bp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수용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은” 인플레이션에도 불구하고 긴축정책에 리스크가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공감했다. 어제 공개된 의사록에 따르면 7월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정책 기조를 충분히 조정하려는 위원회의 결의에 대중이 의문을 갖기 시작하면 물가상승이 고착화될 수 있다는 것이 위원회가 직면한 중대한 위험”이라고 판단했다.

의사록 공개 후 2년물 미국채 금리와 달러는 상승폭을 줄였고 미국 증시는 낙폭을 줄였다. 스왑 거래자들은 연준이 다음 달 금리를 75bp가 아닌 50bp 인상할 것이라는 쪽에 대한 포지션을 점차 늘렸다.

FHN 파이낸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크리스토퍼 로우는 “FOMC 의사록에서 인플레이션 억제의 필요성을 계속 강조하고 있지만, 연준이 필요 이상으로 긴축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고 평가했다. “경제의 공급 측면에서 개선되는 징후가 있고 일부 제품은 가격 상승세가 둔화될 것이란 약간의 희망이 있지만, 인플레이션과 기대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는 여전히 큰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美 7월 소매판매, 유가 하락 및 자동차 구매 감소로 정체

미국의 7월 소매판매는 자동차 구매와 휘발유 가격 하락으로 정체됐다. 다만 다른 항목들은 상승해 소비자들의 지출이 여전히 견조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어제 미국 상무부 발표에 따르면 소매 및 식품 서비스 총 판매액이 6월에 0.8% 상승에 비해 지난달에는 변동이 없었다. 휘발유와 자동차를 제외한 소매판매는 0.7% 상승을 보여 시장 예상을 상회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이코노미스트 Yelena Shulyatyeva 등은 7월 소매판매 데이터는 GDP가 두 분기 연속 수축한 이후 3분기 반등에 대한 고무적인 징후를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휘발유 가격 하락으로 소비자는 잠시 숨을 고를 수 있게 됐고 일부 지출을 다른 곳에 돌릴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한편 미국의 6월 기업 재고는 1.4% 증가해 시장 예상에 부합했고 MBA 모기지 주택융자 신청 지수는 8월 12일 마감 주간 기준 2.3% 하락했다. 이전 주에는 0.2% 상승한 바 있다. 골드만삭스는 소매판매 등의 지표 발표 이후 3분기 미국의 GDP 추적치를 이전에 비해 0.4% 올린 1.3%로 조정했다. JP모간은 기존 1%인 3분기 실질 GDP 전망치에 상방 리스크가 생겼다고 평가했다.

유가 반등

유가가 어제 반등에 성공했다. 경기 둔화가 수요를 둔화시키고 있다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미국에서 나온 낙관적인 비축 보고서가 도움을 줬다. 어제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선물은 장 초반 7개월래 최저치로 하락한 이후 1.8% 올라 배럴당 88달러 위에서 마감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발표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의 원유 재고가 예상외로 706만 배럴 줄어든 반면 원유 수출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유럽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에 앞서 유럽의 정제업체들이 새로운 공급 경로의 확보를 서두르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하이탐 알가이스 신임 사무총장은 수요일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전세계 석유 수요가 올해 하루 300만 배럴 증가할 것으로 확신하고 있지만 유휴 생산능력은 “부족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오안다의 선임 시장 애널리스트 Ed Moya는 “매우 낙관적인 EIA의 원유 보고서가 글로벌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를 완화하고 에너지 트레이더들에게는 석유시장에 얼마나 제한적인 유휴분이 있는지를 상기시켰다”고 분석했다.

영국 물가, 10% 돌파…40년 만에 최고 수준

영국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동월대비 10.1% 상승했다. 상승 속도는 설문에 참여한 이코노미스트들의 예상보다 가속화된 것으로 40년 만에 처음 두 자릿수가 됐다. 소비자에 대한 압박이 심화되고 인플레 억제를 위한 정부와 영란은행(BOE)의 조치에 대한 압력이 가중되고 있다.

영란은행은 규제당국이 에너지 가격 인상을 다시 허용한다면 인플레이션율이 연내 13%를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럴 경우 1980년 9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 되는데 당시 마가렛 대처 행정부는 임금과 물가 상승의 악순환에 대한 대응을 고민했었다. 전직 영란은행 정책입안자였던 Andrew Sentance는 정책 입안자들이 “커브에 뒤처져” 있기 때문에 정책금리가 3%내지 4%로 올라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인플레이션 통계 발표 후 단기금융시장에서는 영란은행이 내년 5월까지 정책금리를 총 2%p 끌어올릴 것이라는 견해가 나왔다. 영란은행은 이번달 50bp 금리 인상을 실시했다. 트레이더들은 현재 1.75%의 정책금리가 3.75%로 상승할 것으로 상정하고 있다.

골드만, 중국 연간 GDP 성장률 전망치 하향

골드만삭스는 중국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3%에서 3%로 하향했다. 예상보다 저조한 7월 경제지표와 최근 에너지 공급 이슈를 지목했다. 골드만은 이미 7월 중순에 중국의 연간 GDP 성장률 전망치를 4%에서 3.3%로 하향한 바 있다.

이코노미스트 Hui Shan이 이끄는 팀은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의 7월 활동이 “내수 부족을 확인해 줬다”면서, 그 배경으로 코로나19 확진자수 증가와 폭염에 따른 전력 공급 압박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대규모 신규 부양책을 시행할 가능성은 낮다는 점을 들었다.

한편 중국의 한정 국무원 부총리가 전력공급 확보를 위한 조치를 촉구하고 있지만 중국 남동부의 충칭에서는 일주일 간 산업기업들의 전력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 어제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올해 7월까지 중국의 재정수입은 전년동기대비 9.2% 줄었고 재정 지출 또한 6.4% 줄었다.

— 기사 문의: 이경하 기자 klee115@bloomberg.net, 한상임 기자 sihan@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