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아키고스 여진, 수에즈 재개

(블룸버그) —  지난 주 아키고스 캐피털 사태에 따른 여진이 매도 폭탄을 맞은 종목과 금융주에 집중된 가운데 투자자들이 시스템적 리스크 우려와 단순 이벤트에 불과할 것이란 판단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며 뉴욕증시는 혼조세로 마감했다. 현지시간 월요일 바이든 미 대통령이 미국내 성인 90%가 3주 안에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가능해질 전망이라고 발언한 점은 호재로 작용했다. 시장은 분기말 변동성과 이번주 나올 바이든의 대규모 인프라-고용 지출 계획을 주목하고 있다.
월러 연준이사는 미국채 금리 상승이 경제 회복세를 반영하고 있다는 사실은 좋은 신호라며, 중앙은행이 이를 방해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또한 기준금리 인상은 아직 먼 얘기라고 강조했다. 한편 수에즈 운하에서 좌초된 초대형 컨테이너선 에버기븐호가 사고 발생 일주일여 만에 완전 부양에 성공해 운하 통행이 재개됐다.북한 김여정 부부장은 조선중앙통신 담화문을 통해 북한의 신형전술유도탄 시험발사에 대해 자주권에 속하는 국방력 강화 조치라며, 문재인 대통령의 최근 발언을 비판했다.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북한의 도발에도 한미일 3국의 대북공조는 흔들림이 없다며, 북한 문제는 적어도 중국과 어느 정도 이해가 맞는 분야로 중국의 관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백악관은 바이든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날 의향이 없다고 밝혔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아키고스 사태

빌 황이 이끄는 아키고스 캐피털이 최근 200억 달러가 넘는 주식 강제 청산의 배후로 알려진 가운데 그의 투자기법도 주목을 끌고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아키고스는 노무라홀딩스와 크레디트스위스 등 은행들로부터 주식 스왑 또는 소위 CFD(contracts-for-difference, 차익결제거래)를 통해 대부분의 레버리지를 일으켰다. 아마도 아키고스는 대부분의 기초 자산을 실제로 보유한 적이 없을 수도 있으며 전체 거래 규모 대비 증거금이 워낙 작은 상태에서 마진콜을 당하자 결국 대규모 주식 처분이 불가피했다는 해석이다. 미국 상장 기업의 지분을 5% 넘게 보유한 투자자는 포지션과 향후 거래를 공시해야 하지만 이 같은 파생상품을 통해 지분을 모은 경우는 알리지 않아도 된다. 이번 사태는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헤지펀드의 역할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준다. 얼마전 레딧 개미군단의 게임스톱 반란에 헤지펀드가 숏스퀴즈로 몰리면서 멜빈캐피털은 60억 달러에 달하는 손실을 기록하기도 했다. 미증권거래위원회는 이번 사태를 지난 주부터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고, 도이치은행은 손실 없이 관련 익스포저를 상당부분 줄였다고 말했다. ViacomCBS와 Discovery 주가는 한때 각각 11%, 5% 가량 급락했고, 노무라홀딩스와 크레디트스위스는 10% 넘게 후퇴했다.

OPEC+ 회동

이번주 OPEC+ 회동을 앞두고 국제유가(WTI)는 2거래일째 상승했다. 유럽이 다시 코로나19 봉쇄에 들어가는 등 단기적 수요 회복 우려 속에 OPEC+가 오는 목요일 회의에서 감산 규모를 유지할 것이란 기대가 높아지는 분위기다. 몇몇 OPEC+ 대표들은 최근 바이러스 재확산세로 기존의 신중한 접근방식에 더욱 확신을 갖게 되었으며 4월 1일 회동에서도 상당 규모의 증산은 나오지 않을 전망이라고 전했다. 한편 미국의 경우 여행 수요가 크게 늘면서 아메리칸항공이 향후 몇주 안에 대부분의 여객기를 운항하겠다고 밝히는 등 제트연료 수요 쪽에선 긍정적 신호가 나오고 있다. Again Capital의 John Kilduff는 “지난번 회의처럼 사우디가 최근 유가 움직임을 강조하며 강경한 입장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수에즈 운항 재개로 공급 차질 우려는 다소 해소될 전망이다.

비자 암호화폐

세계 최대 신용카드 브랜드 중 하나인 비자가 파일럿 비즈니스 일환으로 미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거래 결제를 시도하겠다고 밝히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월요일 한때 6% 넘게 올랐다. 블룸버그 갤럭시 암호화폐 지수의 경우 간밤 8.4% 급등하기도 했다.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하는 제도권 금융기관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비자는 Crypto.com 플랫폼과 디지털자산 은행인 Anchorage의 도움을 받아 이더리움 거래 결제를 위해 USD Coin을 이용한다고 밝혔다. 비자는 올해 해당 서비스를 더 많은 파트너사를 대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비자 최고상품책임자인 Jack Forestell는 이번 프로젝트의 주요 고객은 핀데크 기업이라고 설명했다. 2009년 비트코인이 탄생한 이래 10년이 넘으면서 일부 여전히 회의적 시각에도 불구하고 일반 금융회사들도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수용하기 시작하는 분위기다. 전 JP모간 임원으로 현재 Motive Capital의 최고경영자인 Blythe Masters는 비트코인이 아직도 투기 대상일 뿐이라며, 대체 가치저장수단이 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미국채 분기말 반짝 랠리?

BofA는 분기말 리밸런싱으로 미국 연기금에서 약 410억 달러와 뮤추얼펀드에서 100억 달러 정도의 자금이 미국채 시장에 유입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채권 금리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씨티는 분기말로 접어들며 “작은 랠리”가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내놓을 경제부양책의 경우 증세와 지출이 균형을 이루며 채권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골드만삭스는 채권 금리가 2분기에 상승세를 재개할 수 있다며 여러 지표가 4월 중순부터 상승 압력을 더할 것으로 예상했다. 모간스탠리는 고용지표 서프라이즈시 시장에 잠시 부담이 되겠지만 리스크오프 헤지 수요 등을 감안할 때 채권금리가 지금보더 크게 오르진 않을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소시에테제네랄은 장기적으로 숏-듀레이션 기조를 유지하면서 채권 금리 추가 하락시 숏을 늘릴 기회라고 주장했다.

채권금리와 주식

JP모간은 채권 금리가 더 나은 성장과 더 높은 인플레이션 전망 때문에 상승한다면 주식시장이 이를 견뎌낼 수 있으며, 이 경우 주가와 채권금리 사이에 양의 상관관계가 나타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증시에 더 큰 리스크는 채권 금리 상승이 아니라 하락이라며, 주식은 실물 자산으로 크레딧이나 채권과 달리 인플레이션에 헤지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중앙은행이 구두 개입과 실제 자산매입 확대를 통해 주로 채권금리 리프라이싱을 억제하려 애쓰고 있어 정책 입안자들이 아직도 시장의 편에 서 있기 때문에 4분기 이전에 그와 반대로 포지션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해석이다. 6개월 안에 채권 금리가 지금보다는 높아질 것이라며, 특히 기간 프리미엄은 여전히 보수적으로 가격을 반영하고 있어 인플레이션 위험에 대한 인식이 높아짐에 따라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수급 여건은 채권시장에 덜 우호적으로 움직일 것 수 있으며, 경제 성장이 가속화되고 백신 불확실성이 줄어들면 중앙은행들은 결국 채권 금리 상승을 더욱 허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