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美물가둔화, OPEC+ 감산연장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이번주 캐나다 중앙은행과 유럽중앙은행(ECB)이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글로벌 통화정책 차별화가 더욱 진행될 전망이다. 미국의 경우 5월 비농업부문 고용 증가가 19만명으로 4월 17만5000명에서 보다 가팔라질 것으로 보여 연준의 금리 인하는 당분간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 다만 신용카드 의존 증가 등 미국 경제 성장을 이끌었던 소비지출이 동력을 잃고 있다는 신호가 나오면서 정책금리가 충분히 제약적인지 고민하는 연준위원들에게 다소 안도감을 줄 수 있다. 뉴욕증시에서는 5월 마지막 거래일에 변동성과 저가매수세가 되살아나 S&P 500 지수의 월간 상승률을 2월래 최고인 4.8%로 끌어올렸다. 미국의 기저 인플레이션 둔화 신호에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이틀 연속 하락해 4.5%를 하회했다. 결제주기가 T+1로 하루 앞당겨진 가운데 미국 증권 거래 실패율이 현지시간 목요일 약간 올라간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든 미 대통령이 이스라엘측의 3단계 가자전쟁 휴전안을 발표했으나 이스라엘 네타냐후 총리는 인질 석방과 하마스의 파괴 등 모든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전쟁을 끝낼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바이든은 하마스 무장세력이 이제 약해져 더이상 작년 10월 7일 이스라엘 침공 같은 치명적 공격을 감행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다고 주장하며 양측 모두 이번 휴전안을 받아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대한항공이 이르면 7월 미국 보잉사에 최대 30대의 항공기 구매를 발주할 계획이라고 현지시간 일요일 두바이에서 가진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그는 7월말 열리는 영국 판버러 국제 에어쇼에서 관련 결정이 내려질 수 있다면서, 주문 기종은 787 드림라이너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다음은 시장 참가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美 4월 PCE 근원물가 0.2% 상승…실질개인소비는 0.1% 감소
4월 들어 연준이 주시하는 기저 인플레이션이 시장 예상대로 둔화되고 개인 소비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 연준의 금리 인하 계획을 뒷받침했다. 금요일 발표된 미 경제분석국 자료에 따르면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상승률은 전월비 0.2%로 올 들어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년비로는 2.8%에 머물렀다. 전체 PCE 물가지수는 전월비 0.3%, 전년비 2.7% 상승했다. 인플레이션을 조정한 실질 개인 소비는 시장 예상과 달리 전월비 0.1% 감소했고, 개인 소득은 0.3% 늘어나는데 그쳤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이번 보고서가 기저 인플레이션 압력이 후퇴하고 있다는 신호를 기다리고 있는 연준에게 유리한 결과를 제공했다면서도, 연준위원들이 추가적인 디스인플레이션 지표를 확인하고 싶어해 6월 FOMC 회의에서 동결을 선택할 것으로 예상했다.

OPEC+ ‘자발적’ 감산 내년까지 연장…감산 규모는 10월부터 축소

OPEC+는 취약한 석유시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를 포함한 주요 회원국의 소위 “자발적” 감산을 내년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다만 감산 규모는 올 10월부터 단계적으로 축소해 나가기로 했다. 현지시간 일요일 리야드에서 타결된 이번 합의는 사우디가 서로 다른 이해 관계 속에서 절충안을 찾기 위해 노력한 결과로, 유가를 지지하는 한편 UAE와 같은 일부 회원국이 반발하고 있는 생산 제한을 완화하는데 목적이 있다. 이번 OPEC+ 장관회의는 당초 비엔나 OPEC 본부에서 열릴 예정이었다가 사우디의 수도 리야드로 변경되었다. 사우디 에너지 장관 압둘아지즈 빈 살만 왕자는 회의 후 기자들에게 “우리는 신중하고 선제적인 접근 방식을 유지할 방침”이라며, 감산의 단계적 폐지를 일시 중지하거나 되돌릴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국제유가는 최근 최대 소비국인 중국의 암울한 경제 전망과 주요 선진국의 금리 인하에 대한 의구심으로 인해 하락세를 보여왔다. 브렌트유 선물은 한달 동안 7.1% 하락해 5월 31일 배럴당 81.62달러에 마감했다. OPEC+회의에 앞서 트레이더와 애널리스트들은 OPEC+가 경쟁국들의 급증하는 생산량을 상쇄하기 위해 자발적 공급 감축을 연장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일부는 감산합의가 2024년 말까지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었다. 이번 합의에 따라 유가를 올해 배럴당 80달러 이상에서 지탱하는데 핵심적 역할을 했던 하루 약 200만 배럴의 감산 약속이 6월 말 기한을 넘겨 9월까지 추가 연장되었다. 이 후 12개월에 걸쳐 점진적으로 단계적인 폐지 수순을 밟게 된다고 사우디 에너지부는 밝혔다. OPEC+가 전체 산유량을 약 3900만 배럴로 제한하기로 한 기존 합의는 그 기한이 올해 말에서 내년 말로 연장됐다.

유로존 인플레이션 가속화에 ECB 인하속도 의구심…유로화↑

유로존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연간 상승률이 2.6%로 이전치 2.4%보다 가팔라졌다. 블룸버그 설문에서 이코노미스트들은 중앙값 기준 2.5%를 예상했었다. 근원 CPI 상승률 역시 2.9%로 4월 2.7%에서 높아졌다. 이에 유럽중앙은행(ECB)이 금리 인하 속도에 보다 신중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유로화는 달러 대비 장중 한때 0.5% 가까이 급등했다. 머니마켓은 올해 2차례 인하에 더해 3번째 인하 기대를 25%로 낮췄다. ECB 위원들은 2% 물가 안정 목표를 향한 길이 다소 순탄치 않을 수 있다고 경고해 왔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6월 6일 정책회의에서 단기수신금리를 역대 최고치인 4%에서 25bp 인하할 것으로 예상된다. Rabobank의 스트래티지스트 Bas van Geffen은 “ECB가 첫 번째 금리 인하를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새로 들어온 지표가 상황을 복잡하게 만들었다”며, “일부에선 이것이 실수인지, 그리고 이것이 ‘한 번만 하고 끝나는’ 주기가 될 것인지 질문을 던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당국, 엔화 방어 위해 한달간 9.8조엔 투입

일본 당국이 달러 대비 34년래 최저치로 떨어진 엔화의 가치를 방어하기 위해 지난 한달간 기록적인 9.8조엔(622억 달러)을 투입해 달러를 팔아 엔화를 매수하는 외환시장 개입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2년 단행했던 실개입의 총액을 넘어선 규모다. 일본 재무성은 지난 4월 26일부터 5월 29일까지의 시장 개입을 금요일 공개했다. 일본은행(BOJ)의 당좌예금잔고와 자금 중개인 예측을 토대로 한 추정치인 9.4조엔을 훨씬 뛰어넘은 수치로, 보다 구체적인 내용은 후에 외환보유액과 일일 시장운용 자료 발표시 나올 전망이다. 이처럼 기록적인 개입 규모는 엔화 약세에 베팅하는 투기 세력에 맞서 싸우겠다는 일본 당국의 의지를 보여준다. 동시에 시장에 단기간이라도 영향을 미치기 위해 얼마나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는지 알 수 있다.

스미토모미쓰이 은행의 수석 외환 스트래티지스트인 Hirofumi Suzuki는 “금액이 다소 큰 편이지만 대체로 예상 범위 내”라며, “10조 엔을 넘지 않았기 때문에 너무 크게 느껴지지 않고 달러-엔 환율은 실제로 크게 반응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미-일간 금리 격차에 따른 초엔저 현상이 이어지면서 일본 통화 당국은 자신들의 노력이 단지 시간을 벌기 위한 액션일 뿐 추세를 뒤집기는 어렵다는 점을 알고 있다. 그런 면에서 이번 개입은 비교적 성공적이었다. 5월초 151엔대까지 밀렸던 달러-엔 환율은 다시 157엔대로 올라왔지만 4월말 기록했던 160선과는 아직 거리가 있다.

Dai-Ichi Life Research Institute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Hideo Kumano는 “시장은 살아있는 생물과 같기 때문에 특정 금액을 쏟아부었다고 해서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 말하기 어렵다”며, “다만 개입이 없었다면 엔화는 더 약세를 보였을 것이므로 약 10조엔의 오퍼레이션은 효과적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일본의 외환보유액이 여전히 충분하다며, 재무성은 보유한 달러를 무분별하게 쓰기보다 개입 시점을 신중하게 선택하는 전략을 쓰고 있어 외환보유액이 고갈될 리스크는 매우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유죄 평결후 거액 모금…美대선 레이스 향방은?

도날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뉴욕 형사재판에서 ‘성추문 입막음 돈’ 의혹과 관련된 모든 혐의에 대해 배심원단으로부터 유죄 평결을 받은지 만 하루도 지나지 않아 3480만 달러를 모금했다고 트럼프 선거진영이 밝혔다. 이는 4월 전체 모금액인 7600만 달러의 거의 절반에 달하는 규모이며, 하루 사이에 공화당의 온라인 모금 사이트인 WinRed에 처음으로 기부한 사람이 전체 후원자의 30%에 달했다. 트럼프는 문자와 이메일에서 자신을 정치범이라고 부르며 이번 유죄 판결이 미국 역사상 가장 어두운 날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는 아무 잘못도 하지 않았다!”며, “미국의 정의는 죽었다!”고 외쳤다.  또한 “나는 선거 개입을 위한 조작된 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고 주장하면서, 기부자들에게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슬로건과 “절대 항복하지 않는다”라는 문구가 수놓아진 검은색 모자를 47달러에 구매해 기부할 수 있도록 했다.

트럼프의 유죄 평결로 이번 11월 미국 대선 레이스에 폭발적이고 예측할 수 없는 새로운 변수가 등장했다. 대선 유력 후보가 유죄 판결을 받은 중범죄자라는 미국 정치 역사상 전례 없는 돌발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이러한 지각변동은 과거였다면 대선 레이스의 궤도를 바꿨을 것이다. 지금도 그럴 가능성은 있지만 이를 확신하는 전문가는 거의 없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두 차례의 탄핵과 수많은 스캔들에서 살아남은데다 심지어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여전히 바이든을 앞서고 있기 때문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를 대통령 집무실에서 쫓아낼 수 있는 방법은 단 한 가지뿐이다. 바로 투표함이다”라고 한 모금 행사에서 강조했다.

AFL-CIO의 전 정치국장인 Michael Podhorzer는 “대형 뉴스 이벤트가 선거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려면 고성능 현미경이 필요하다”며, 그만큼 판세를 내다보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공화당 전략가인 Alex Conant는 바이든이 이번 선거를 트럼프에 대한 국민 심판 투표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으로 예상했다. 1992년 빌 클링턴 선거캠프에서 전략을 담당했던 James Carville는 “트럼프가 자신의 지지자들만 가지고는 이길 수 없다”며, 공정한 배심원단이 내린 유죄 평결은 부동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