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5가지 이슈: OPEC+ 감산합의, 연준 지원책

사우디 아라비아와 러시아를 포함한 OPEC+가 일 1000만 배럴의 원유 감산에 합의했다. 다만, 이같은 소식에도 WTI 최근월물과 브렌트유는 모두 하락세를 보였는데, OPEC+의 감산합의에도 불구하고 이 코로나19에 따른 수요감소 추산치에 비해 여전히 작다는 분석이 제기된데 따른 것이다. 일부 트레이더들은 코로나19에 따른 수요 감소폭이 일 3500만 배럴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미 연준은 일부 하이일드 채권 등과 주·지방 정부에 대한 대출 등을 주 내용으로 하는 총 2.3조 달러의 새로운 지원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신규 지원 프로그램을 공개하며 미국 경제가 “회복경로”로 진입했다고 판단될 때까지 이같은 정책 수단을 적극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준의 지원책과 같은 시간대에 발표된 미국의 주간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는 661만 건으로 지난 3주간 누적치 1680만 건을 기록했다. 이날 미국 증시는 연준의 코로나 대응 경제지원책이 호재로 작용하며 상승했다. 성금요일 휴장에 앞서 이날 S&P500 지수는 주간기준 1974년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어제 미국 국채금리는 연준의 유동성 투입 소식에 하락했다.

유럽연합(EU)의 재무장관들 역시 약 5900억 달러 규모의 바이러스 구제책에 합의하며 코로나19의 경제영향에 대한 각국의 재정·통화 대응이 구체화되고 있다. 미 백악관의 코로나19 태스크포스 구성원인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 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 소장은 NBC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로 인한 미국내 사망자수가 당초 전망보다 낮은 6만명 수준에 머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오늘 오전에는 일본의 3월 생산자물가지수와 중국의 3월 생산자물가 및 소비자물가지수가 발표되고 국고채 50년물 7500억원이 경쟁입찰로 발행된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연준, 정크본드 매입과 지방정부 지원 패키지 발표

미 연방준비제도는 9일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팬데믹에 대응한 긴급경제지원책으로 새롭게 최대 2조 3000억달러를 공급하는 일련의 조치를 발표했다. 중소기업과 주·지방정부에 대한 대출, 일부 하이일드 채권과 대출채권담보부증권(CLO), 상업용 MBS 등에 대한 매입 등을 주 내용으로 한다. 해당 지원 프로그램은 이미 연준이 발표한 대규모 부양책에 추가되는 것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연설에서 “연준은 이같은 정책수단을 미국 경제가 회복경로로 진입했다고 판단될 때까지 강제적으로, 선제적으로, 공격적으로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경제활동이 제한되는 시기에 연준의 역할은 최대한의 지원과 안정을 제공하는 것이다. 오늘 연준의 행보는 향후 회복세가 가능한한 강력하게 이뤄지도록 확실히 돕는 것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연준의 조치에 투기등급 회사채에투자하는148억달러 규모의 iShareETF는 2008년 10월 이후 가장 높게 뛰었다.

OPEC+, 5월과 6월 일 1천만 배럴 감산 합의

주요 산유국이 감산에 합의했다. 사우디 아라비아와 러시아를 포함한 OPEC+가 9일 화상회의에서 5월과 6월 일 1000만 배럴의 원유 감산에 나서기로 합의했다고 회의에 참석한 대표단이 밝혔다. OPEC+내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 아라비아와 러시아는 생산량을 일 850만 배럴 수준으로 감축하기로 합의했고 이외의 모든 회원국들은 원유 공급량을 23% 가량 줄이기로 했다. 대표단은 G20의 산유국들로부터도 일 500만 배럴의 감산을 이끌어내는 방안을 모색중이지만 G20이 참여하지 않을 경우 OPEC+ 차원에서 추가적인 감산이 있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다만, 이같은 OPEC+의 감산분은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감소보다 다소 적은데, 일부 트레이더들은 수요가 최대 일 3500만 배럴 줄어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날 WTI최근월물은 한때 13% 상승했으나 이후 9.3% 하락했다. 감산규모가 줄어든 원유 수요에 비하면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는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트레이더 일부는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확대로 수요가 최대 하루 3500만 배럴 줄어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10일 열리는 G20 특별에너지장관회의에 집중되고 있다. 미국과 캐나다를 포함한 다른 산유국들로부터의 동참노력만이 유가 회복에 기여할 전망이다.

파우치 “코로나19 美 사망자수, 전망보다 낮을수도”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 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 소장은 NBC와의 인터뷰에서 물리적인 거리두기가 효과를 보고 있다며 코로나19로 인한 최종 사망자수가 “10만명에서 20만명 사이보다는 6만명 수준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도 브리핑에서 순입원환자가 코로나19 확산 이후 최저 수준인 200명을 기록했다고 밝혔지만, 사회적 거리두기를 계속 유지해야 한다고 시민들에게 촉구했다. 한편, 현재까지 세계에서 코로나19 확진사례가 150만 건을 상회한 가운데 스페인과 이탈리아는 확진자 증가세가 지속되며 이동제한조치를 연장했고, 화이자와 BioNTech은 연말까지 코로나19 백신을 개발 완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 감염으로 중환자실에 입원했던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상태 호전으로 일반 병실로 이동했다.

EU 재무장관들, 5900억 달러의 바이러스 구제 패키지에 합의

유럽연합(EU)의 재무장관들이 현지시간 목요일 진행된 긴급 텔레컨퍼런스에서 글로벌 코로나19 팬데믹의 경제영향에 대응하기 위한 5900억 달러의 구제 패키지 마련에 합의했다. 유로존의 구조조정 펀드인 유럽안정기구(ESM)가 2400억 유로 규모 크레디트 라인을 제공하는 것이 패키지의 주축이 될 전망이다. 이번 합의로 유로존이 긴급사안에 대해 단일 대응에 나서지 못할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는 다소 완화됐다. 하지만 다음주 유럽연합 구성 국가들의 정상들이 해당 구제책에 대해 승인하는 과정이 남아있다.

미국 주간실업수당 청구건수 이번주도 예상상회…3주간 1680만명

미국 노동부가 목요일 발표한 4월 4일까지 한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661만 건으로, 3주 연속 최고치에 가까운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 3주간의 합계는 약 1680만 건으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확대에 따른 경제활동 중지의 영향이 재차 부각됐다. 또 이는 블룸버그 설문 조사에 참가한 이코노미스트 예상치 중앙값인 550만 건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미국 전역에서 경제활동이 중단되는 가운데, 전례없는 속도로 해고가 확산되고 있다. 외출제한 조치를 취한 주들이 늘면서 실업보험신청 건수는 앞으로 수주간 높은 수준을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 또 지난 3주간의 집계를 고려하면 미국의 실업률은 15%에 도달했을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이전 경기 침체 시작때의 10%를 크게 웃도는 것이다. 특히 지난 2월에만 해도 미국의실업률은 50년래 최저수준인 3.5% 수준이었으나 3월의 경우 실업률은 4.4%로 급등했다. 다만 전일 실업수당 청구건수 발표 당시 연준의 추가 유동성 공급 대책이 발표되며 미국증시와 채권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이날 미국채 금리는 하락하고 미 증시 주요지수는 상승했다.

— 기사 문의: 엄재현(서울) 기자 jeom2@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