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미국도 감산? 美고용신화 종료

금요일 뉴욕증시는 3월 중순 코로나19 감염확대에 따른 미국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이 본격화되기 이전 기간의 고용지표가 급감했다는 신호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S&P 500 지수는 장중 최대 2.7% 후퇴했고, 주간기준 2.1% 하락했다. 펠로시 미 하원의장은 미국 지역사회가 다음 코로나 바이러스 부양책을 기다릴 여유가 없다며 이번달 중으로 농민을 포함한 소기업을 지원하고 실업수당 확대 및 강화를 통해 저소득층과 실직자를 위한 현금 지원과 영세업체 대출 지원에 집중하는 부양 법안을 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유럽에서는 전례없는 침체에 Stoxx 유럽 600 지수가 1% 가량 하락했다. IHS Markit은 유로존 경제가 연율 10% 가량 수축된 상태로 더 악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달러(BBDXY)는 안전자산 수요에 한때 0.7% 가량 상승했고, 국제유가(WTI)는 글로벌 감산 기대에 10% 넘게 급등했다.

코로나19 전세계 확진사례가 126만명을 넘어섰고 미국은 33만명에 이른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현지시간 토요일 향후 1-2주에 걸쳐 미국내 코로나19 사망자가 크게 늘 수 있다며 “매우 치명적인 시기”로 세계대전 당시 수준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총리가 고열 등 코로나19 증상이 지속돼 예방 차원에서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에 파운드가 오늘 일찍 아시아장에서 1% 가량 급락하기도 했다. 인도는 트럼프가 코로나19 치료에 있어 ‘게임체인저’라고 치켜 세웠던 기존 말라리아 치료제인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수출을 전면 금지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美실업 빙산의 일각

지난달 미국 고용이 월간기준 2010년래 처음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코로나19 사태로 2월까지만해도 상당히 견조했던 노동 시장이 갑자기 무너지기 시작한 모습이다. 금요일 노동부 보고서에 따르면 3월 비농업부문 고용자수가 전월비 70만1000명 줄어 예상치 10만명 감소를 크게 넘어섰다. 2009년 이래 최악의 성적이다. 이번 통계 기간은 주로 3월 초기 결과로 정부의 외출 제한조치로 수백만 명이 해고되기 이전의 단계다. 실업률은 반세기래 최저 수준인 3.5%에서 2017년이후 최고수준인 4.4%로 치솟았고 향후 몇달 안에 1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2월만해도 고용이 27만 명 이상 늘며 고용주들은 심지어 범죄기록이 있는 사람들 조차 마다하지 않을 정도로 채용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한달 사이에 상황은 완전히 바뀌었다. 코로나19가 미국 전역으로 확산되면서 수천명이 사망하고 많은 주에서 외출 제한을 권고하거나 의무화했다. 그 결과 수많은 사업장이 문을 닫고 수백만 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중반까지 실업률이 15%로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고,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총재는 2분기 실업률이 30%에 달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FS Investments는 마치 허리케인이 전국을 동시에 강타한 것과 같다며 갑작스러운 경제 충격 여파가 놀라울 뿐이라고 진단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113개월간 이어진 미국 고용 창출의 신화가 갑자기 끝나버렸다며, 3월 고용지표는 앞으로 벌어질 상황에 비하면 빙산의 일각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4월엔 고용손실이 2000만 명 부근에서 최소 30배 더 클 것으로 내다봤다. 실업률은 15% 부근으로 예상했다.

글로벌 원유 감산

OPEC+가 역사적인 유가 붕괴에 맞서 감산을 위한 유례없는 글로벌 연합전선 형성을 촉구하고 나섰다. 현지시간 목요일 트럼프 미 대통령이 처음 감산 얘기를 꺼내면서 유가는 급등했고, 금요일에도 반등을 이어갔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금요일 업계 대표와 관료들을 만나 산유국들이 함께 힘을 합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코로나19 확산에 전 세계 석유 수요의 3분의 1이 줄면서 유가가 급락하자 산유국의 재정과 정치 안정에 적신호가 켜졌다. 미국 셰일 산업마저 흔들리고 수백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위험에 처했다. Birol 국제에너지기구 사무총장은 1000만 배럴 규모의 감산이 좋은 출발로 시간을 벌어줄 수는 있지만, 그렇다해도 2분기부터 1500만 배럴 이상이 재고로 쌓일 수 있다며 추가 감산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사우디가 G-20 회의를 개최해 공급과잉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우디와 러시아가 당초 이번주 월요일 열려던 임시 OPEC+ 회의를 목요일로 늦춰 개최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도 동참하기를 원하고 있지만 트럼프는 아직까지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또한 금요일 G-20 에너지장관 회동도 추진 중이다. 트럼프는 미국 에너지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시 관세 무기를 꺼내들 수 있다고 위협했다. 사우디 국영석유회사 사우디 아람코는 5월분 공식판매가격(OSP) 발표를 목요일로 늦췄다. 아시아시간 월요일 오전 브렌트유가 한때 12% 가까이 하락했다.

미국채 금리 바닥은?

미국채 시장이 어느 정도 변동성은 진정된 듯 보이지만 지난달 미국채 금리를 역대 저점으로 끌어내렸던 패닉 트레이드가 완전히 끝났다고 보기엔 시기상조다.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여전히 0.59%로 사상최저 부근이다. BofA와 BMO Capital Markets는 3월 9일 기록했던 장중 최저점인 0.31%를 재차 시도하고, 연방기금 목표금리 범위인 0%~0.25%에서 바닥을 찾을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을 둘러보면 온통 금리 하락 요인이다. 셧다운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가 이제 본격화되기 시작하고, 주가는 여전히 하락하고 있으며, 연준은 부양책의 일환으로 매주 수천억 달러의 미국채를 쓸어담고 있다. 모간스탠리투자운용의 글로벌 채권 최고투자책임자인 Michael Kushma는 연준이 무제한으로 미국채를 사들이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채가 고평가되어 있다고 말하기 어렵다며, “우리의 견해는 그 길을 막지 말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패닉에 따른 미국채 랠리시 10년물 금리가 0.3%, 30년물이 0.6% 수준으로 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2조 달러 규모의 경제구제 패키지가 가동되면서 이를 조달하기 위한 미국채 발행 역시 크게 늘어날 예정이지만, 투자자들은 중앙은행들의 장기 금리 안정 의지에 더욱 기댈 것으로 보인다. T. Rowe Price Associates는 향후 몇주간 그 어떤 경제지표보다 미국내에서의 코로나19 확산 속도에 주목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中지준율 인하

중국 경제가 1976년래 가장 낮은 성장률을 향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인민은행(PBOC)은 지방과 소규모 상업은행의 지준율을 100bp 인하한다고 금요일 웹사이트에서 밝혔다. 이로서 총 4000억 위안(560억 달러)의 유동성 공급 효과가 기대된다. PBOC는 4000개가 넘는 중소 금융기관의 지준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6%로 인하된다고 밝혔다. 지준율은 각각 4월 15일과 5월 15일에 걸쳐 50bp씩 낮아진다. PBOC는 또한 금융기관의 초과 지준금 이자율도 0.72%에서 0.35%로 4월 7일부터 낮추기로 했다.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제로 금리는 물론 유가증권 매입과 직접 민간 대출에 나서는 등 적극적으로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충격에 대응하고 있지만 PBOC는 선별적 지준율 인하라는 상대적으로 조용한 방식을 통해 통화정책을 완화하고 있다. 중국 경제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셧다운이 실시되면서 1분기 상당한 위축이 예상된다. ANZ는 “이번 지준율 인하는 소형은행 지원을 위한 것”이라며, 이후 이달 1년만기 대출 우대금리가 20bp 내려갈 것으로 예상했다. “2분기엔 중소기업 대출을 보다 장려하기 위해 더 많은 유동성 투입과 규제 조정이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ING Bank은 이같은 조치가 효과를 거둘지 의심스럽다며 “PBOC는 분명 유동성을 풀고 싶어하면서도 과다한 방출은 조심스러워 한다”고 진단했다. 지준율 인하는 정말로 자금이 필요한 중소기업에 모두 흘러가야만 효과가 있는데 과연 은행들이 신용위험이 높은 기업에 과감히 대출을 하려 할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잔인한 4월

신흥국 시장(EM)은 선진국보다 훨씬 잔인한 4월을 보내야할 듯하다. JP모간의 EM통화 예상 변동성과 G-7 통화 변동성 간의 격차가 6월래 최대폭 벌어졌다. EM 주식시장 변동성 역시 아직 높은 수준이다. 글로벌 원유 감축 합의 실패시 사우디와 러시아는 물론 멕시코, 콜럼비아, 나이지리아 등이 휘청일 수 있다. 한편 EM 중앙은행들은 코로나19 충격으로부터 자국 통화와 경제를 지탱하기 위해 필요한 통화정책의 여력을 대부분 소진한 상태다. 금리가 수년래 저점으로 일부 국가의 경우 거의 제로 부근이라 외국 자금을 끌어들이던 캐리트레이드 매력도 줄어든 상태다. Eaton Vance는 각국에서 정책 모험이 시도될 수 있어 보건과 재정, 통화정책 차원에서 실수와 성과가 몇주간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 기사문의: 서은경 기자(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