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애플 中꼭두각시, 러시아해킹

(블룸버그) — 미-중 갈등 격화 속에 뉴욕증시는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등 기술주 매도에 밀려 3거래일만에 약세로 돌아섰다. 미국 신규 실업수당 신청자수는 7월 11일 종료 주간에 130만명으로 전주에 비해 만명 정도 줄어드는데 그쳐 3월래 최소폭 감소를 보이며 고용시장 반등세가 둔화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6월 소매판매가 전월비 7.5% 늘어 예상보다 강했지만 고용 불안이 소비로 직결될 수 있는데다 일부 지역의 코로나19 확산 억제 조치로 경기 반등세가 약해질 여지는 남아있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4차 코로나19 패키지에 급여세 인하 포함을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에반스 시카고 연은총재는 하방 리스크가 우려스럽다며 정책이 이에 대비해 포지션을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경제 생산은 2022년 중반 또는 후반이 되어서야 이전 고점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윌리엄스 뉴욕 연은총재는 현재 디스플레이션 압력이 지배적이라며, 일드커브 통제가 좋은 가이던스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구겐하임의 글로벌 최고투자책임자인 Scott Minerd는 정부의 인위적 지원 때문에 단기적으로 미국 주식에 대해 마지못해 강세의견을 갖고 있다며, “위험자산 랠리 지속에 충분할 정도로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가 이어질 전망이다. 투자수익을 극대화하고 싶다면 최고의 전략은 아마도 현재 롱 포지션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미-중 긴장

윌리엄 바 미 법무장관은 월트디즈니와 애플 등 주요 미국 기업들이 중국의 꼭두각시가 되어 중국 정부가 영향력과 부를 축적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지시간 목요일 “중국 공산당은 수십년 수백년을 내다보고 사고하는 반면 우리는 다음 분기 실적 보고서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며 미국 기업들의 자각을 촉구했다. 디즈니를 예로 들며 중국이 모든 디즈니의 영화를 금지시키자 결국 중국 정부의 요구에 항복해 중국 정부 관료들에게 상하이 놀이공원 운영에 역할을 맡겼다고 지적했다. 한편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중국 화웨이와 ZTE의 범위를 제한하기 위해 국가안보를 위협할 수 있는 통신장비 리스트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앞서 FCC는 정부 지원금을 이들 기업의 장비에 사용할 수 없도록 조치한 바 있다. FCC의 Geoffrey Starks 위원은 “오늘 결정은 신뢰할 수 없는 장비를 없애기 위한 또 하나의 노력”이라면서 “대안을 개발하고 지원하기 위해 보다 광범위하고 결합적인 계획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미 의회에 화웨이 장비를 없애야 하는 소규모 통신서비스 사업자에게 자금을 제공할 것을 촉구했다.

러시아 백신 해킹

러시아 정보당국이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서두르고 있는 국제적 연구소를 해킹하고 있다고 영국과 미국, 캐나다 정부가 밝혔다. 어떤 연구소가 피해를 입었는지, 해킹으로 인해 백신 프로그램이 후퇴했는지는 아직 확실치 않지만, 이같은 사이버 공격이 계속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영국의 국가사이버보안센터(NCSC)는 여러 나라에서 백신과 치료제 개발 부문이 APT29라는 그룹의 공격을 받았으며, 이는 “거의 확실히” 러시아 정보당국 소속이라고 주장했다. 영국 외교장관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라며, “다른 나라들이 무모한 행동으로 이기적 이익을 추구하고 있는 반면, 영국과 동맹국들은 백신 개발과 글로벌 공중보건을 지키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각종 대선 개입설 등 지정학적으로 민감한 시기인데다 러시아의 경우 푸틴 대통령의 지지율은 사상최저로 추락한 상황에서 이번 해킹 사건이 어떻게 전개될지 주목된다.

ECB, 부양책 유지

유럽중앙은행(ECB)이 예상대로 단기수신금리를 -0.5%로 동결하고 1.35조 유로 규모의 팬데믹 긴급 채권 매입 프로그램(PEPP)도 현행대로 유지했다. 유럽 지역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잡히는 모습에 봉쇄 조치가 해제되면서 ECB가 추가 통화 지원에 나서야 한다는 압박은 잦아드는 분위기다. 그러나 경제 전망이 여전히 취약한데다 EU 정상들이 금요일 브뤼셀에서 만나 역사적인 경기 회복 펀드를 성사시킬지 주목된다. 정책 입안자들은 경기 반등에 대해 이전보다 덜 비관적인 모습이다. 집행이사인 Isabel Schnabel과 Luis de Guindos는 올해 경기하강이 예상보다 크게 심각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재확산 리스크에 대해선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정책 입안자들은 경제활동이 위기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 가는 길이 높은 실업률과 기업 도산으로 험난할 수 있다고 수차례 경고해왔다. 라가르드 ECB 총재는 코로나19 위기로부터 유로존 경제 회복을 지지하기 위해 통화정책이 제약을 받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내부 이견에도 PEPP를 전액 지출할 생각이며, 이탈리아와 같이 팬데믹 피해가 가장 큰 국가에 집중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ECB가 위기 관리에서 경기 회복 관리 모드로 바뀌고 있다며, 9월 회의 결정이 더 중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EU ‘사물 인터넷’ 반독점 조사

유럽연합(EU)이 테크기업의 시장 장악을 위한 데이터 사용에 대해 대대적인 반독점 조사를 실시함에 따라 AI 음성인식 서비스인 애플의 시리(Siri)와 아마존닷컴의 알렉사(Alexa)도 조사를 받을 전망이다. 이미 테크 공룡들이 데이터 접근을 제한하거나 다른 제품과 호환되지 않는 상품을 만들고 있을 수도 있다는 신호들이 있다고 EU집행위원회는 현지시간 목요일 사물 인터넷 관련 조사에 대한 성명서에서 밝혔다. 음성 지원 서비스는 종종 가전제품의 핵심 역할을 한다고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유럽연합(EU) 경쟁담당 집행위원은 브뤼셀 기자회견에서 지적했다. 또한 피트니스 추적 서비스를 언급하며 구글이 인수한 Fitbit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베스타게르는 “대량의 사용자 데이터에 대한 접근이 이 분야에서 성공의 핵심이라고 판단됨에 따라 시장 참여자들이 이같은 데이터에 대한 통제를 통해 경쟁을 왜곡하는지 또는 경쟁자의 시장 진입을 막고 있는 것은 아닌지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월가 대규모 대손충당금

골드만삭스 등 미국 6개 대형 은행들이 2분기에만 350억 달러를 대손충당금으로 설정하며 앞으로 상황이 얼마나 나빠질지 알 수 없음을 시인했다. 지금처럼 정부가 소비자와 기업에 재정 지원을 쏟아붇는 상황에서 사실 대손충당금 자료만으로 향후 부실을 가늠하기 어렵다. 수백만명의 미국인들이 일자리를 잃었지만 연체율은 올해 예상과 달리 하락했다. 전례없는 위기 상황에서 은행들은 팬데믹과 정부의 대응이 어떻게 전개될지, 또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가정을 세워야 한다. 씨티그룹은 실업률이 연말까지 약 10%로 소폭 개선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JP모간은 위기 대응 능력을 보여주기 위해 20%가 넘는 실업률을 가정해 전망을 추정했다. 그러나 이번주 2분기 실적 발표에서 대규모 대손충당금을 공개하면서도 월가 은행들은 투자자들에게 해당 수치에 너무 큰 의미를 두지 말라고 조언했다. 씨티그룹 CEO는 “모델도 없고 주기도 없는 정말로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애널리스트들에게 말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간 CEO는 매우 특이한 시기라며 “일번적인 경기침체의 경우 실업이 증가하고 연체율이 늘고 집값이 떨어지는데 지금은 전혀 그렇지 않다. 오히려 저축과 소득이 늘고 집값이 오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BofA가 현지시간 목요일 밝힌 대손충당금은 비슷한 경쟁사의 약 절반 수준으로, BofA는 피해가 가장 심한 산업에 익스포저가 적은데다 최근 부유 고객층에 영업을 집중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브라이언 모니한 BofA CEO는 현재 11% 실업률에 부합하는 그 어떤 것도 보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