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5가지 이슈: 애플 쇼크, 유가 급등

애플이 뉴욕 증시 마감후 예상치 못한 중국 둔화를 이유로 1분기 매출 가이던스를 840억 달러로 하향 조정하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미증시 선물도 같이 밀리면서 아시아 시장 역시 충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미의회 지도부와 백악관이 정부 셧다운 해소 방안을 논의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해 사태가 보다 장기화될지 주목된다.
투자자들이 12월 매도세를 초래했던 우려를 떨치지 못하면서 아시아와 유럽에 이어 미 증시 역시 간밤 1% 넘는 하락세로 새해 첫 거래를 시작했지만 유가 급등에 힘입어 간신히 상승반전했다. 중국에 이어 유로존 제조업 지수마저 부진하게 나오자 글로벌 성장 둔화 우려가 깊어졌고, 채권과 엔화 등 안전자산이 랠리를 펼쳤다.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11개월래 최저치를 경신했고, 분트와 길트 장기물 금리 역시 크게 하락했다. 유로와 파운드는 1% 가량 밀렸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연준으로부터 약간의 도움이 필요하다면서도, 무역협상이 타결될 경우 미 증시가 상승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월가 강세론자인 씨티그룹마저 S&P 500 지수 전망치를 2850포인트로 하향 조정했다. 트럼프는 북한 김정은 위원장으로부터 ‘훌륭한 친서’를 받았다며 2차 정상회담을 서로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브라질 보베스파 지수는 보우소나루 대통령 취임에 개혁 기대감 속 3.6% 급등해 사상최고치를 경신했고 헤알화 역시 2% 가량 강세를 보였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글로벌 제조업 침체에 중앙은행들 고민 깊어져

주요국 제조업이 비틀거리면서 글로벌 경제와 중앙은행에게 새로운 도전과제를 안겨주었다. 12월 JP모간과 IHS Markit의 글로벌 제조업 지수는 2016년 9월래 최저수준으로 후퇴했다. 중국 제조업 지수는 2017년 중반 이후 처음으로 위축을 시사했고, 유로존 제조업 PMI는 거의 3년래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미국 역시 연준의 5개 지역 제조업 지수가 2016년 5월래 처음으로 동반 하락했고, 제조업 PMI 역시 53.8로 2017년 9월래 최저치로 후퇴했다.
중국인민은행은 기존 지원책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일부 은행들의 지준율 평가 기준을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연준 역시 올해 금리인상 전망을 기존 3차례에서 2차례로 낮추었지만, 시장에선 아예 올해 인상이 어렵다고 보고 심지어 내년 인하 가능성마저 점치고 있다. 유럽과 영국 역시 올해 금리 인상은 불가능할 것으로 투자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금요일 미국 고용지표와 더불어 파월 연준의장의 발언이 예정되어 있어 연준이 과연 3월 금리 인상을 건너뛰겠다는 신호가 나올지 주목된다.

연준 채권금리 지표, 2008년후 처음으로 정책금리 인하 시사

미국 경제를 측정하는 가장 정확한 지표 중 일부가 10여년래 처음으로 연준 금리 인하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6분기 선도 금리와 3개월 만기 국채 금리 간 스프레드가 2008년 3월래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해당 스프레드가 마이너스로 돌아설 경우 통화 정책 당국이 경기침체 위협이나 발발에 대응할 것이란 기대 속에 향후 몇분기 안에 정책 완화가 이루어질 가능성에 대한 베팅을 시사한다. 핌코는 시장이 연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또 연준이 정책금리를 어떻게 할지 알려주는 ‘수정구슬’과 같다며, 해당 시장이 내년 초에 금리 인하를 예측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사우디 감산에 OPEC 원유 생산 약 2년래 최대폭 감소

원유 공급을 줄이기로 한 산유국간 합의가 이번주 본격적으로 발동되기도 전에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원유 생산이 지난달 이미 거의 2년래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유가 급락에 산유국들이 위기감을 느끼면서 사우디가 앞장서서 12월 생산량을 하루 42만 배럴 감산했고, 그 결과 OPEC의 12월 일간 산유량은 3260만 배럴로 53만 배럴 감소했다. 이는 OPEC이 미국 셰일오일 증산에 따른 공급 과잉을 없애기 위해 처음 행동에 나섰던 2017년 1월 이래 최대폭 감산이다. 이에 브렌트유와 WTI 모두 한때 5% 넘게 급등했다.

파운드 급락…무질서한 브렉시트 우려에 재고 급증

무질서한 브렉시트 우려에 영국 제조업체들의 불안이 가중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파운드가 달러 대비 최대 1.2% 하락해 약 3주래 가장 큰 폭으로 약세를 나타냈다. 영국 제조업체들이 3월 영국의 EU 탈퇴에 앞서 12월 재고를 거의 사상 최대폭 늘렸다는 소식에 파운드는 이틀 연속 하락했다. 12월 영국 PMI 제조업 지수가 예상을 뒤엎고 6개월래 최고치로 상승했지만 길트 금리는 전구간에 걸쳐 하락해 브렉시트에 대한 비관론이 우세한 분위기다. 크레디트스위스(CS)는 “시장이 어떤 강세도 일시적인 것으로 판단하고 노딜 브렉시트 가능성에 대비한 사전 움직임으로 해석하고 있다”며 “겉으로는 출하를 앞당겨 수치가 좋아보이지만, 속 내용은 진정한 이유를 드러내고 있어 시장이 겁에 질렸다”고 진단했다. 파운드는 1.2582달러까지 밀리며 12월 17일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CS는 향후 3개월 이내에 파운드가 1.24달러선을 테스트할 것으로 예상했다.

노무라 ‘달러-엔 연말 100~105엔 전망’

미국 경제 전망이 어두워지면서 연준의 금리 인상 여지가 좁아진다면 엔화 강세가 더 이어질 수 있다. 노무라는 2018년 달러 대비 최고의 성적을 냈던 엔화가 시장이 연준의 긴축 싸이클 종료를 점치면서 추가 강세가 가능해 달러-엔 환율이 올해 말 100엔~105엔까지 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엔화는 이미 12월에만 3.5% 랠리를 펼친 바 있다. 세계 경제 부진시 사랑받는 안전통화인 엔화는 미국 성장 전망 후퇴와 미국채 금리 하락으로 달러의 매력이 흔들릴 때 가장 수혜를 많이 받는다. 노무라는 “엔화가 미국채 금리 하락으로부터 가장 큰 혜택을 입고 있다”며 단기 미국채 금리가 상승하지 않는한 달러가 힘을 얻기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