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5가지 이슈: 애플 굴욕, 美 제조업 악화

애플의 실적 경고와 미국 ISM 제조업 지수의 침체, 미국 정부의 셧다운 지속, 엔화의 플래시 크래시, 글로벌 위험자산 추락 등 온갖 악재가 겹치면서 시장이 극도로 불안한 모습이다. 펀더멘털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며 미증시 주요지수는 2~3%대 급락에 휘청였다. 미국채는 이르면 올해 금리가 인하될 수도 있다는 기대를 반영하며 불스티프닝 속 2년물 금리가 2008년후 처음으로 실효연방기금금리(EFFR)을 하회하고 10년물 금리는 11개월래 저점을 경신했다. 달러지수(BBDXY) 역시 미국 성장 둔화 우려에 0.5% 가량 하락했고, 엔화는 아시아장초 급등분을 일부 내주었지만 1% 이상 강세를 유지했다. 금요일 일본 금융시장이 거래를 재개함에 따라 엔화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미국 정부의 일부 셧다운이 2주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이 미 하원을 공식 장악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입지는 좁아진듯 보인다. 그가 여전히 국경장벽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어 금요일 의회 지도자들과 만나 교착상태를 끝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다음주 예정된 미-중 무역협상에서 돌파구 마련에 성공한다면 투심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한편, 2018년 12월 말 기준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4036.9억 달러로 전월말 대비 7.1억 달러 증가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애플, 中둔화 수요 충격에 주가 10% 급락…목표가 줄하향

애플이 중국 수요 약화를 이유로 약 20년만에 처음으로 매출 전망을 하향조정한 후 장중 주가가 3년여래 최대폭인 10%나 급락해 작년 4월래 최저 수준인 142달러까지 밀렸다. 유럽과 아시아 소재 관련 공급업체들 역시 타격을 받았다. 이미 지난 몇달간 일부 주요 해외 공급업체들이 매출 전망을 낮춘 바 있다.
팀쿡의 발표 이후 BTIG와 RBC를 포함해 적어도 6개 월가 기관들이 애플의 목표 주가를 15% 이상 낮추었다. 중국 경제 둔화와 무역 긴장 고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애플 만이 아니다. 페덱스, 스타벅스, 티파니, 다임러 모두 중국 시장에서 판매가 더욱 힘든 상황이다. 하셋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은 애플은 시작에 불과하다며 미-중 무역전쟁으로 많은 미국 기업들이 실망스러운 실적을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마저 추락…글로벌 제조업 비상

미-중간 무역 전쟁 속에 지난달 미국 ISM 제조업 지수가 시장 예상보다 더 큰 폭으로 추락하면서 글로벌 제조업 침체 우려에 기름을 부었다. 12월 ISM 제조업지수는 2년래 저점인 54.1로 11월 59.3에서 5.2포인트나 하락했다. 그 이상 하락한 경우는 이번 세기 들어 단 두 번으로, 10년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01년 9/11 테러공격 이후 경기침체 상황에서 발생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무역협상이 타결될 경우 제조업이 단기적으로 반등할 수는 있겠지만 기저적 흐름은 이미 산업생산이 고점을 친 듯 보인다고 평가했다. 무역 긴장이 마침내 공산품 수요에 상당한 부담을 주기 시작하고, 특히 관세와 무역정책 불확실성에 공급체인이 타격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NAB는 중국만큼이나 미국 역시 무역전쟁으로부터 고통 받고 있다는 증거라고 진단했다. 한편, 12월 ADP 취업자수 증가는 27만1000명으로 예상을 크게 상회하며 약 2년래 최고 수준을 기록해 견조한 고용상황을 재차 증명했다.

채권시장 연준 금리인하 반영…카플란 ‘금리인상 중단하자’

채권 트레이더들은 향후 금리 경로를 놓고 연준과의 기싸움에서 전혀 물러날 기미가 없다. 불과 한 달 전 시장은 2019년에 25bp 금리 인상을 기대했지만 이제 올해 금리 인하 가능성을 50% 이상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이는 연준 관료들이 지난달 전망했던 2차례 인상과 대조를 이룬다. 또한 트레이더들은 2020년 4월까지 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을 100% 반영했다. 두달 전만해도 3% 가까이에 있던 2020년 6월만기 달러 OIS 금리는 목요일 2.04%까지 하락했다. 기준금리가 2020년 중반이면 현재 연방기금금리 수준보다 30bp 이상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카플란 댈러스 연은총재는 미 연준이 금리 인상을 멈추고, 글로벌 성장 불확실성과 금리에 민감한 산업의 취약성, 보다 긴축적인 금융 여건 등이 어떻게 전개될지 살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JP모간 자산운용은 트레이더들이 미국 경제에 대해 지나치게 비관적이라며, 연준이 올해 2차례 인상 전망 경로를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백악관 ‘셧다운 2주면 GDP 0.1% 충격’

하셋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은 미국 정부의 부분 셧다운이 2주마다 미국 GDP에 0.1% 가량 충격을 준다고 설명했다. 하셋이 의미하는 기준이 GDP 수준인지 연간 성장률인지는 확실치 않지만, 그의 추정은 민간 전문가들과 대체로 일치한다. IHS Markit의 Macroeconomic Advisers는 셧다운이 3주간 지속될 것이란 가정 하에 4분기와 1분기 성장률 전망을 각각 0.1%pt씩 낮추었다. JP모간은 셧다운시 1주일마다 GDP 성장률이 0.1%~0.2%pt 정도 하락할 것으로 진단했다. 하셋은 셧다운이 지속된다면 경제 성장 속도가 계속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가 국경 장벽 건설을 위한 50억 달러 예산을 주장하며 지출안에 서명을 거부하면서 미국 연방정부 일부 기능이 12월 22일부터 폐쇄되었다. 트럼프는 셧다운을 끝내기 위해 의회지도자들에게 금요일 백악관 회동을 제안했다.

브렉시트 혼돈 속 英 소비자신뢰 2013년래 최저로 하락

영국 소비자 신뢰 지수가 브렉시트 우려 고조 속에 지난달 2013년래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YouGov와 CEBR이 발표한 영국 12월 소비자지수는 104.4로 하락했다. 지수를 구성하는 8개 구성요소 중 7개 모두 하락했다. 향후 1년간 기업 활동에 대한 기대치는 2012년래 최저치로 떨어졌다. 이 보고서는 영국이 합의 없이 유럽연합을 탈퇴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브렉시트가 실물경제에 미치고 있는 영향을 보여준다. 메이 영국 총리의 브렉시트 합의안이 이미 지연된 의회 투표를 앞두고 여전히 반대에 직면해 있어 불확실성은 지속될 수 있다. 지난 달 발표된 GfK 심리 지수 역시 5년래 최저로 하락했으며, Lloyds의 기업심리지수는 브렉시트 국민투표가 실시되었던 2016년 6월래 최저로 후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