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5가지 이슈: 美주택지표·애플 충격, 플래트닝 피로

미-중 무역 긴장 우려에 FANG과 반도체 등 기술주 투매가 재개되고 미국 주택시장 지표마저 악화되면서 미 증시가 또 무너졌다. 무역전쟁이 글로벌 수요를 짓누르고 거의 10년간 강세장을 주도했던 하이테크 기업들의 공급체인에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가 부각되면서 나스닥 지수는 3%나 빠졌다. 애플은 9월 공개된 3개의 아이폰 신형 모델에 대한 생산 주문을 줄였다는 보도에 주가가 한때 4% 이상 후퇴했고, 10월 고점대비 거의 20% 하락해 약세장 진입이 임박했다. 비리 혐의로 카를로스 곤 회장이 일본 검찰에 체포되면서 르노-닛산-미쓰비시 동맹에 불러올 파장이 주목되는 가운데 르노 주가는 8.4% 급락했다.
연준인사들의 최근 발언에 시장의 긴축 기대가 일부 후퇴하면서 미국채 단기물 금리가 추가 하락해 불 스티프닝을 이끌었다. 11월 FOMC 직후 75%에 이르렀던 12월 금리인상 확률은 68% 수준으로 내려왔다. TD는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내년 3.40%에 고점 도달 후 연준의 금리 인상 및 보유자산 정상화가 끝나면서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씨티그룹은 미국 재정부양책 효과가 사라지고 금리 상승이 경제에 부담을 주기 시작하면서 내년 달러가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美 주택시장지수, 2014년래 최대폭 하락

대출비용이 8년래 가장 높아지면서 주택 수요를 압박하자 NAHB 주택시장지수가 11월 60으로 예상치 67을 크게 하회하며 2016년 8월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월비 8포인트나 빠져 2014년래 최대폭 하락했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 후 기업과 소비자 심리가 높은 수준을 지속해왔지만 이번 지표는 초기 균열 신호로 해석되며 주택시장 둔화 우려를 더해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논의에 부담을 줄 수 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주택시장이 침체에 빠질 가능성은 낮다며, 일시적 둔화로 전체 경제성장세를 해칠 정도는 아니라고 진단했다.
윌리엄스 뉴욕 연은총재는 연준이 경기 팽창을 지속하고 인플레이션을 낮게 유지하기 위해 점진적 금리 인상 기조를 고수하겠지만, “미리 정해진” 정책 경로를 따라 가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다소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있지만, 이는 정말로 경제가 매우 강한 상태에서 움직이는 것”이라며 “미리 정해진 경로에 있지 않다. 최선을 다해 낮은 인플레이션과 더불어 경제를 강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통화정책을 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 연은은 경제활동인구를 분석한 결과 미국 노동시장이 추가로 타이트해 질 여지가 거의 없다고 진단했다.

플레트닝 피로감에 MS 일드커브 ‘중립’…연준 go/stop/go?

일드커브 플레트닝 피로감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연준의 통화정책 긴축이 단기물 금리를 지지하면서 미국채 일드커브는 지난 7분기 동안 꾸준히 플래트닝을 진행해왔으나, 모간스탠리는 이제 ‘중립’을 선호한다며, 최근 클라리다 연준 부의장의 비둘기파적 발언이 연준의 긴축 사이클이 끝나가고 있는지에 대한 논쟁에 불을 지필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채 2년-10년물 금리 스프레드는 2016년래 처음으로 첫 분기 상승을 향하고 있다. 모간스탠리는 글로벌 경제 부진에 대한 클라리다 발언을 토대로 시장이 12월 FOMC 회의에서 향후 점도표가 낮아질 가능성을 고려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이 연준 금리인상 기대를 낮추고 있는 가운데 채권시장 베테랑인 TJM Institutional Securities Services의 David Robin은 “파월의 연준이 점진주의와 예측가능성에서 갑자기 데이터 의존과 임의적 정책집행으로 바뀌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파월이 이끄는 연준이 ‘가다 멈추고 다시 올리는 go/stop/go’의 경로를 가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제 그럴 수 있는 상황인듯 보인다며 그동안 잠잠했더 채권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메이총리 축출 시도 지지 부족…英 의회 브렉시트 표결 먼저?

메이 영국 총리를 축출하려는 보수당 내 반대파들의 시도가 충분한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는 듯 하다. 불신임안 투표를 실시하려면 48명의 보수당 의원들의 요구가 필요한데 지난주만해도 메이의 브렉시트 합의에 대한 반발이 거세지며 곧 필요 정족수가 채워질 분위기였지만 월요일 기운이 빠진듯 보인다. 현재까지 20명이 넘는 토리당 의원들이 메이의 사퇴를 원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The Sun지는 월요일 42명에 이른다고 보도했으나 한 소식통에 따르면 필요 정족수에 도달하지 못했다. 파운드는 2거래일째 상승했다.
Crispin Blunt 토리당 의원은 “결국 필요한 수가 채워져 어느 시점엔가 불신임안 투표가 실시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불신임안 투표를 하기 전에 브렉시트 합의안을 처리하는 것이 낫다는 주장이 있을 수 있다. 즉 먼저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표결을 한 다음에 총리의 보수당 대표로서의 자격에 대한 투표를 할 수 있다”고 인터뷰에서 말했다. 영국 의회는 메이 총리가 합의한 브렉시트 협정을 12월초 논의할 예정이며, 많은 정치인들이 이에 반대표를 던지겠다고 밝혔다.

미-중 무역전쟁과 금리역전

EconPol Europe 최신 보고서는 미국이 2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한 후 미국 기업과 소비자가 부담한 비용은 4.5%에 불과한 반면 나머지 20.5%는 중국 생산업체가 감당할 것으로 추정했다. 또한, 관세 부과 대상 중국산 제품의 대미 수출이 3분의 1 이상 줄고 양국간 무역불균형이 17% 가량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관세 부과 대상 선정 시 “가격 탄력성”이나 대체품의 가용성이 높은 제품을 선별했다며, 쉽게 다른 제품으로 대체가 가능하기 때문에 중국 수출업체들은 결국 고객을 붙들기 위해 판매가를 인하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미-중간 무역 긴장 고조에 양국 1년만기 금리까지 역전되면서 위안화가 추가 약세를 보일 수 있다고 BMO Capital Markets는 진단했다. BMO는 연준과 중국인민은행(PBOC)의 통화정책 차별화에 금리 역전폭이 더 커질 수 있어 위안화가 취약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시장은 연준이 12월 올해 4번째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보고 있는 반면, PBOC는 둔화하고 있는 경기를 떠받치기 위해 통화정책을 완화하고 있다. 달러-역외위안화 환율은 5거래일만에 상승했다.

비트코인, 5000달러도 붕괴…규제강화 우려에 투매 재개

규제 강화 등의 우려에 가상화폐 투매세가 다시 재개되었다. 비트코인 캐시 분할까지 겹치며 비트코인은 11% 넘게 하락, 2017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5000 달러선이 무너졌다. 이더리움과 라이트코인 역시 10% 넘게 급락했다. 리플과 연계된 XRP만 4% 가량 올랐다. Bloomberg Galaxy Crypto Index는 최대 9.4% 밀리며 1년래 저점으로 후퇴했다. 미국증권거래위원회는 16일 증권으로 등록하지 않고 암호화폐공개(ICO)를 진행한 파라곤과 에어폭스에 대해 각각 25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하고, 디지털토큰을 증권으로 등록하도록 조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