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5가지 이슈: 애플·골드만 충격, WTI 50불대

미증시 주요 주가지수가 2%대 급락을 보이며 충격에 휩싸였다. 아이폰 수요 부진 신호에 애플이 5%나 빠지며 기술주 매도를 이끌었고, GE 역시 CEO의 투자자 진정 노력에도 연일 추락을 이어갔다. 골드만 역시 7% 넘게 하락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증시 하락에 대해 최근 하원을 장악한 민주당이 미 행정부에 대해 철저한 조사를 경고한데 원인이 있다며 비판했다. 한편, 백악관은 미국 상무부가 국가 안보를 위해 수입산 자동차에 관세를 부과할지에 대해 분석한 보고서 초안을 회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달러(BBDXY)는 0.6% 가량 올라 연고점을 경신한 반면, 메이 영국 총리의 브렉시트 합의안이 내부 반대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파운드와 유로는 약세를 보였다. 국제유가(WTI)는 사우디 감산 관련 발언에 반등했다가 트럼프의 감산 반대에 배럴당 60달러가 무너져 연저점을 시도했다. 미국채 현물시장은 재향군인의 날로 휴장했다.
투자자들은 최근 기업 실적 발표가 고점이었는지 판단해야 할 뿐만 아니라, 브렉시트 진행상황에 이탈리아 예산적자를 둘러싼 EU내 긴장 상황까지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14일엔 소매판매와 광공업생산 등 주요 중국 경제지표가 예정되어 있고, 이번주 발표될 미국 CPI는 미국채 금리 방향에 대한 최근 논쟁에 실마리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애플·골드만·GE 동시 충격

미국의 주요 산업을 대표하는 아이콘 기업들이 동시에 급락하며 증시에 충격을 안겨줬다. 먼저 아이폰 수요 부진 신호에 애플과 주요 공급업체 주가가 급락했다. 루멘텀 홀딩스는 최대 고객사 중 한 곳이 선주문에 대한 선적을 상당폭 줄여달라고 요청했다며 분기 전망 하향했고, 그 결과 주가가 사상최대폭인 33% 폭락했다. 웰스파고는 루멘텀의 전망 업데이트에서 애플 주문이 최대 30% 축소된 것으로 추정했다. Loop Capital Markets 역시 해당 고객사가 애플로 보인다며, “매우 놀라운 일은 아니지만, 내년 3D 센서 등 부품 시장이 이전에 전망했던 것보다 규모가 적을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골드만 삭스 그룹이 수십억 달러 규모의 말레이시아 비자금 스캔들로 몸살을 앓으면서 주가가 7% 넘게 급락, 2016년 11월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2거래일 연속 기준 10% 넘게 밀렸다. 말레이시아 재무장관은 월요일 문제가 된 거래들을 주선해 골드만이 받았던 수수료 전액을 회수하려 한다고 밝혔다. GE는 신임 CEO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장중 한때 10% 급락해 주당 8달러선이 무너졌다.

유로화, 브렉시트와 이탈리아 우려에 16개월래 저점

브렉시트 합의를 놓고 영국내 분열이 깊어지고 이탈리아 예산안을 둘러싼 논쟁이 가열되면서 유로화가 2017년 6월 이래 최저 수준으로 밀렸다. 메이 영국 총리의 브렉시트 처리방식에 반대하며 금요일 존슨 교통부 장관이 물러난데 이어 4명의 영국 장관이 사임할 수도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메이 총리는 브렉시트 딜 승인을 위해 월요일 긴급 내각회의를 소집하려던 계획을 취소했다는 소식도 들렸다.
바르니에 EU 브렉시트 협상대표가 EU 탈퇴 합의문의 주요 내용을 화요일 영국 내각에 제출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한 것으로 파이낸셜타임즈가 보도한 후 낙폭을 일부 줄이는 듯 했지만 유로는 결국 1% 가까이 약세를 확대했다. 라브 영국 브렉시트 장관의 주도로 일부 영국 내각 장관들이 메이 총리에게 현재 EU측 제안은 수용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힐 예정으로 알려졌다. 영국과 EU간 협상이 진행중인 가운데 메이 총리가 최근 합의안을 거부했다는 소식도 나왔다. 파운드 역시 브렉시트 헤드라인에 따라 출렁였고 결국 1% 가량 하락했다.

트럼프-사우디 다시 충돌?

트럼프 미 대통령은 “사우디 아라비아와 OPEC이 원유 생산량을 줄이지 않기를 바란다. 유가는 공급을 기반으로 훨씬 더 낮아져야 한다!”고 트위터에서 밝혔다. 앞서 알팔리 사우디 에너지 장관은 원유를 10월 수준에서 일 100만 배럴 감축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며, 12월에는 사우디 원유 수요가 하루 50만 배럴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일주일전 이란 원유산업에 제재조치를 취했던 미국은 예상되는 공급 차질을 사전에 차단하기 사우디에 의존해왔으나 사우디 언론인 카슈끄지 피살로 동맹관계가 불안해진 상태에서 이제 유가와 산유량을 둘러싸고 양국간 대립이 어떻게 전개될지 주목된다. WTI는 결국 사상 최장기인 11거래일 연속 하락했고, 10월 고점 대비 23% 가량 내려왔다.

샌프란 연은총재 ‘12월, 내년 최소 2차례 인상’…美-獨 2년물 금리 격차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총재는 미국 경제의 연착륙을 위해 기준금리를 점진적으로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데일리는 “12월에 다시 금리를 올리고 내년에 적어도 2차례 인상해야 한다면 내겐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또한, 시장과 경제가 정책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무역 정책 불확실성이 비즈니스를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는 신호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지만, 최근 증시 급락에 대해서는 별로 걱정하지 않고 있음을 시사했다.
유로존 통화 당국이 은행을 상대로 추가 부양책을 고려할 것이란 추측과 연준의 추가 긴축에 대한 기대로 미국과 유럽 국채간 금리 스프레드가 확대되어 유로화 약세 근거를 더하고 있다고 노무라 홀딩스가 진단했다. 이달 2년물 기준 미국채-분트 금리 스프레드는 약 3.5%pt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노무라는 이정도 스프레드 규모면 달러 자산으로 캐리트레이드를 유발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PBOC, 시장 역할보다 위안화 관리에 중점 시사

중국은 5년 만에 처음으로 주요 정책 보고서에서 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문구를 삭제하면서 위안화 관리 강화를 시사했다. 중국인민은행(PBOC)은 “환율 결정에 있어서 시장 수요와 공급의 역할 확대를 허용하겠다”는 기존의 약속을 이번 3분기 통화정책 보고서에서 빼버렸다. 최근 마지막으로 해당 문구가 빠진 때는 2013 년 가을이었으며, 이번 문구의 변화는 위안화가 다시 10여년래 최약세에 다가서고 있는 가운데 나타났다. 위안화 가치가 지난 6개월간 9% 하락하면서 PBOC가 개입에 나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켜져왔던 달러당 7위안선을 방어할지 관심을 끌고 있다.
Banco Bilbao Vizcaya Argentaria는 “PBOC가 더 이상 위안의 급격한 절하에 편안하게 느끼지 않고, 아마도 환율에 오버슈팅이 있다고 보는 것 같다”며 유동성 확대보다 환율 안정을 위해 더 많은 조치를 취할 수도 있어 달러당 7위안선이 곧 붕괴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