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AI 재평가, 이란불안 유가급등

(블룸버그) — 마이크로소프트(MS)가 인공지능(AI) 투자의 수익성에 대한 우려를 부추기며 팬데믹 초기 이래 최대폭인 12% 급락함에 따라 뉴욕증시가 요동쳤다. 오라클 역시 급락해 지난 9월 사상 최고치 대비 50% 넘게 밀렸다. 반면 메타 플랫폼스는 강한 매출 전망으로 AI 투자 우려를 완화시키면서 급등했다. 밀러타박은 “투자자들이 기대했던 것만큼 AI 테마에서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점을 깨닫고 매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AI 테마에 자금이 과도하게 몰려 있는데다 투자자들이 AI에 대한 재평가에 나서면서 포트폴리오내 대형 기술주 비중을 재조정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신고가 랠리를 이어가던 금과 은은 갑작스런 매도세에 급락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차기 연준의장 지명자를 다음주 발표하겠다며 금리 인하를 재차 주문했다. 또한 민주당과 연방정부 셧다운을 막기 위한 합의에 가까워졌으며,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혹한을 이유로 일주일간 우크라이나 공습을 중단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한편 미국의 작년 11월 상품·서비스 무역수지 적자는 전월보다 거의 두 배로 늘어난 568억 달러를 기록했다. 다음은 시장참가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달러-원 2013년 이후 최장기 하락…리스크 오프에 한때 상승반전

간밤 달러-원(REGN) 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약 2원 내린 1434원 부근에서 마감했다. 7거래일 연속 하락하면서 2013년 1월 이후 가장 긴 내림세를 기록했다. 달러 약세와 국내 증시 강세에 힘입어 1423원까지 밀렸으나, 뉴욕 증시가 급락하면서 거세진 위험회피 분위기에 달러-원은 한때 1440원을 향해 상승 반전하기도 했다. MUFG는 펀더멘털을 감안할 때 연말까지 달러-원 환율이 1385원으로 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BBVA는 “오늘은 리스크 오프가 배를 돌리고 있다”며 “추세 반전으로 보이진 않지만, 분명히 낙관론을 누르고 상승 모멘텀을 둔화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월말 자금 흐름 역시 목요일 시장에 영향을 미쳤으며, 트럼프 정부와 이란의 잠재적 군사 충돌 관련 소식도 시장 참가자들이 주시했다. 웰스파고는 “달러 하락세가 지나쳤던 것 같다”며 “특히 연준이 금리 인하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보이지 않은 후에는 약간의 조정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의 이란 공격 위협에 유가 급등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을 향해 핵 합의에 나서지 않으면 군사 공격을 감수하라고 경고한 이후 브렌트유가 9월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70달러를 돌파했다. 글로벌 원유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한때 5.1% 급등해 71.89달러까지 치솟으며 8월래 최고 수준을 경신했고, 서부텍사스 중질유(WTI)도 5.2% 뛰어 배럴당 66달러를 넘어섰다. 트럼프는 해당 지역에 파견된 미군 함정들이 “필요시 신속하고 강력하게” 임무를 수행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올해 들어 유가는 상당한 공급 과잉으로 시장이 압박받을 것이라는 예상을 뒤집고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란부터 베네수엘라에 이르는 지정학적 긴장과 카자흐스탄의 공급 차질이 가격 상승을 뒷받침했다. 미국과 이란 간 대립 위험에 대비하려는 트레이더들로 인해 강세 콜 옵션이 약 14개월 만에 가장 긴 기간 동안 약세 풋 옵션보다 비싸졌다. 강세 옵션 추가 규모도 최소 6년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 씨티그룹은 “이란 타격 가능성은 유가의 지정학적 프리미엄을 배럴당 3~4달러 가량 끌어올렸다”고 진단했다.

금값 5500달러 돌파 후 갑작스러운 매도세에 급락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5500달러를 넘어섰던 금 가격이 간밤 한때 5.7% 급락해 10월래 최대 하락폭을 기록하며 5100달러대까지 밀려났다가 낙폭을 대부분 회복했다. 은 역시 장중 최대 8.4% 후퇴하는 등 요동쳤다. 투자자들이 주식 등 다른 자산에서의 손실을 메우기 위해 보유하고 있던 귀금속을 현금화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블루라인 퓨처스는 “시장이 일종의 과도한 낙관, 즉 도취 상태의 정점에 도달한 것처럼 보인다”고 진단했다.

ING는 “금이 안전자산이라기보다는 유동성 확보 수단으로 취급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금 가격은 지정학적 긴장 고조와 연준 독립성에 대한 우려, 달러 약세 속에 올해 들어 가파르게 상승했다. 이달 들어서만 20% 넘게 오르며 일부 기술적 지표는 단기 조정 가능성을 시사해왔다. 율리우스베어그룹은 “시장에 거품이 낀 데다 펀더멘털보다 자금 흐름이 가격을 지배하는 상황에서 작은 계기만으로도 조정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中투기열풍에 구리 신고가 경신

구리 가격이 중국을 중심으로 투기성 거래가 활발해진 영향으로 장중 기준 2008년래 최대폭 급등했다. 중국 트레이더들이 주도하는 시간대인 런던 오전 2시 30분을 기점으로 런던금속거래소(LME) 구리 가격은 1시간도 채 안 돼 5% 이상 뛰었고, 최대 11% 급등하며 사상 처음으로 톤당 1만4500달러 선을 넘어서기도 했다. 투기 열풍으로 중국 최대 상품 거래소인 상하이선물거래소(SHFE)의 거래량이 급증한 가운데 구리는 목요일 하루동안 역사상 두 번째로 가장 많이 거래됐다.

구리는 에너지 전환과 데이터 센터 확대로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견해와 실제 구리 소비량의 약 절반을 차지하는 중국 내 수요 부진 신호, 공급 과잉 신호인 LME의 콘탱고 확대 등 상반된 재료 속에서 12월 초 이후 약 25% 상승했다. 골드만삭스는 ‘기술적 조정’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한 반면 상하이 코사인 캐피털 매니지먼트는 미국이 AI, 반도체, 전력 건설을 계속 추진하는 한 구리 가격이 얼마나 오를지 알 수 없다고 진단했다.

네덜란드연금 PME ‘미국 신뢰할 수 없어 유럽에 투자’

네덜란드 연기금인 PME가 미국 정책 방향에 대해 비판하며 향후 유럽, 특히 기술 부문 투자 비중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PME의 알라에 라그리치 회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과 함께 “위협적인 행태와 기존 합의를 준수하지 않는 점”을 지적하며 미국은 “더 이상 과거처럼 신뢰할 수 있는 동맹이 아니다”라고 했다. 미국 경제의 중요성을 부인할 수는 없지만 현재의 정치적 환경을 감안하면 PME가 유럽 내 투자 기회를 확대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약 600억 유로(718억 달러)의 자산을 운용하는 PME의 목표는 “수익을 위한 투자에 그치지 않고, 미래를 만들어가는 주체들을 보호해 네덜란드와 유럽 내에 머물게 하고, 경제·기술·산업적 독립성과 회복력을 강화하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은 백악관 정책 결정에 대응해 유럽의 자금 운용 기관들이 미국 자산 비중을 줄일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는 가운데 나왔다. 미 재무부 자료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이 보유한 미국 자산 규모는 10조 달러가 넘는다.

기사 관련 문의:
김대도(런던), dkim640@bloomberg.net;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