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뜨거운 美고용, 푸틴 임시휴전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미국 민간 기업의 고용이 예상보다 훨씬 활발하고 실업수당 청구는 3개월래 최저치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 노동시장의 강세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뜨거운 고용 서프라이즈에 연준이 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여력이 있다는 우려가 일며 미국채 2년물 금리가 한때 14bp 점프하고 뉴욕증시 주요 주가지수는 1% 넘게 하락했다. 금리가 인플레이션을 낮출 수 있을 만큼 충분히 높은 수준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총재의 발언이 전해지며 증시는 오후 들어 낙폭을 다소 줄이기도 했다. 경기침체 전조로 여겨지는 미국채 3개월-10년물 구간의 금리 스프레드가 역전 폭이 다시 깊어진 가운데 만일 12월 미국 노동부의 고용보고서마저 강하게 나올 경우 과잉 긴축 리스크가 높아지고 2월 연준의 50bp 인상이 기정사실화될 수 있다. 블룸버그 설문에서 이코노미스트들은 비농업부문 고용이 중앙값 기준 20만3000명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채권시장은 여전히 올해 하반기에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베팅을 버리지 않고 있지만, BNY Mellon Wealth Management의 최고투자책임자 Leo Grohowski는 고용이 워낙 강해 연준이 금리를 5%-5.25%까지 올린 뒤 방향을 바꾸지 않고 동결 기조를 이어갈 수 있어 단기적으로 금리 역전이 더 진행될 것으로 진단했다. 한편 미국 하원의장 선출이 공화당 내분으로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다. 강경파 반대에 공화당 원내대표인 케빈 매카시는 하원의원 누구나 의장 해임 결의안을 제출할 수 있도록 규정을 바꾸자는 요구마저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9번째 투표에서도 과반 득표에 실패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미국 ADP 고용 서프라이즈

ADP 민간고용이 12월 23만5000명 늘어 시장예상치 15만명을 크게 상회했다. 11월 수정치 역시 18만2000명으로 상향 조정됐다. 신규 실업수당 신청 건수는 12월 31일 마감 주간 기준 20만4000건에 그쳤다. 직원 500명 미만의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레저와 접객, 교육, 서비스, 건설 분야가 일자리 증가를 주도했다. 반면 대기업은 총 15만1000명의 인력을 정리했다. ADP 수석 이코노미스트 Nela Richardson는 “노동시장이 강하지만 분절되어 있어 산업마다 기업 규모마다 고용이 크게 차이난다”고 지적했다. 작년 상반기 공격적으로 고용을 늘렸던 사업 분야는 이후 채용이 주춤해졌고 일부에선 연말에 일자리를 줄이기도 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정리해고 발표가 2022년엔 몇몇 분야에 한정되었지만 2023년 하반기에 경기 침체가 발생해 노동시장이 보다 광범위하게 식을 것으로 예상했다.

연준 최종금리 근접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총재는 금리가 인플레이션을 낮출 수 있을 만큼 충분히 높은 수준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말해 연준 위원들의 올해 추가 인상 전망에 대해 만족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현지시간 목요일 한 행사에서 물가 상승세가 올해 진정될 수 있다는 낙관적 신호들을 지적하며, “정책 금리가 아직 충분히 제약적 영역에 진입하진 않았지만 가까이 다가서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연준의 긴축 덕분에 기대 인플레이션이 2% 목표에 부합한 수준으로 내려가고 있다며, 경제가 정상화됨에 따라 올해 인플레이션이 더 낮은 수준으로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은총재는 CNBC 인터뷰에서 자신의 연준 금리 전망을 5% 위로 높였다고 밝혔다. 인플레이션이 확실히 2% 목표로 후퇴하기 시작하고 있다는 시그널이 나올 때까지 당분간 높은 수준에서 금리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총재는 인플레이션이 “너무 높다”며 여전히 미국 경제에 가장 큰 역풍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물가 압력 둔화 신호 등은 환영하지만 아직 해야할 일이 많이 있다. 전세계 중앙은행 동료들이 이에 대해 나와 의견이 같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푸틴 36시간 휴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월 6일 정오부터 1월 7일 자정까지 정교회 크리스마스 기간 동안 러시아군에 우크라이나 휴전을 명령했다. 크렘린궁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러시아 정교회 키릴 총대주교의 요청을 받아들인 셈이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측이 계략에 불과하다며 일축해 전쟁의 포성이 멈출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고문인 미카일로 포돌랴크는 휴전 제안에 대해 “위선”일 뿐이라며 트위터에서 반박했다. 앞서 키릴 총대주교의 요청에 대해 “비꼬는 함정과 선전”일 뿐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젤렌스키는 러시아가 “전쟁을 더 강화하기 위해 잠시 휴식을 취하려는 시도”라고 주장했다. 한편 미국과 독일은 우크라이나에 장갑차를 보내 우크라이나 전력을 상당히 증강시킬 계획이라고 소식통이 전했다.

ECB 여름까지 최종금리

유럽중앙은행(ECB)이 올 여름까지는 금리 인상을 마무리지은 뒤 여전히 높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아마도 오랜 기간 동안 금리를 동결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프랑수아 빌레로이 드 갈로 프랑스 중앙은행 총재 겸 ECB 정책위원이 주장했다. 그는 향후 몇 개월간 추가적 금리 인상은 새로운 지표에 달려 있기 때문에 금리가 어느 수준에서 정점에 이를지 예단하기엔 시기상조라고 현지시간 목요일 파리의 한 행사에서 말했다. 단기 수신금리를 중립적 수준인 2%까지 끌어올린 상황에서 ECB가 “통화 안정화”를 향해 2단계 긴축을 실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런 다음 이 최종 금리에서 필요한 만큼 오랫동안 머물 준비를 해야 한다”며, “2022년 가파른 금리 인상은 이제 장거리 경주가 되었고, 적어도 금리 수준 만큼이나 기간도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크립토 불안

미국 가상자산 전문은행인 실버게이트가 크립토 거래소 FTX의 붕괴 여파에 막대한 손실과 뱅크런에 직면하면서 주가가 하루 사이에 40% 넘게 곤두박질쳤다. 고객들이 작년 4분기에 디지털 자산 예탁금 중 약 81억 달러를 인출해가자 뱅크런을 해결하기 위해 7억1800만 달러 손해를 보고 일부 증권과 관련 파생상품을 매각했다. 또한 비용 절감을 위해 직원의 40%를 해고하고 회사 매각마저 검토 중이다. 실버게이트는 보도자료에서 디지털 자산 산업이 일대 변혁을 겪고 있다며 과도한 레버리지가 몇몇 유명 크립토 기업의 파산으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그로 인해 크립토 생태계 전반에 걸쳐 신뢰의 위기가 발생해 많은 산업 참가자들이 ‘리스크오프’ 포지션으로 돌아섰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실버게이트는 여전히 디지털 자산 산업을 믿는다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 가상화폐 대부업체 제네시스 글로벌 트레이딩은 또다시 정리해고를 단행해 전체 직원의 약 30%인 60여명을 내보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