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고용 서프라이즈
미국 ADP 민간고용이 5월 27만8000명 늘어나 시장 예상치 17만명을 크게 상회했다. 블룸버그 설문조사에서 가장 높은 전망치는 25만명이었다. 이전치는 29만6000명에서 29만1000명으로 수정됐다. 견조한 노동시장이 계속해서 미국 경제를 떠받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부분으로, 5월 고용 증가는 주로 레저와 접객 산업이 주도했으며, 광업과 건축업, 운송업 역시 일자리가 늘었다. 긍정적인 점은 연간 급여 인상률이 5월 6.5%로 둔화되고, 이직자의 경우 중앙값 기준 전년비 12.1%로 이전치 대비 1%p 하락해 2021년 10월래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사실이다.
ADP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Nela Richardson은 “임금 증가세가 크게 둔화되고 있어 견조한 고용에도 불구하고 임금 주도의 인플레이션은 경제에 큰 우려가 아닌 듯 보인다”고 진단했다. 현지시간 금요일 발표될 미국의 5월 비농업부문 고용은 19만5000명 증가가 예상된다. 한편 미국 ISM 제조업지수가 7개월 연속 기준선인 50을 하회해 위축을 이어갔다. 2009년래 최장기 위축으로, 소비가 주로 서비스에 집중되고 기업의 자본지출이 제한된 영향이다.
연준 6월 인상 건너뛰어야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총재는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더 낮추려는 노력에 있어서 금리 인상을 멈추고 금리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지점에 가까워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우리가 금리를 제자리에 유지하고 통화 정책이 인플레이션을 적시에 목표 수준으로 낮추기 위한 임무를 수행하도록 놔둘 수 있는 지점에 가깝다고 본다”며, 6월 회의에서 금리를 인상하지 않는 편이 낫다는 전일의 발언을 되풀이했다. “나는 우리가 잠시 멈춰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시정지는 우리가 잠시 동안 버틸 것이라는 뜻으로 그럴 수도 있다”며, “적어도 이번 회의는 금리 인상을 건너뛰어야 한다. 또 다른 인상을 고려하기 전에 이러한 것 중 일부가 적어도 가능한 정도까지 스스로 해결되도록 놔둘 수 있다”고 현지시간 목요일 한 행사에서 말했다.
올해 FOMC 정책 투표권이 있는 하커는 인플레이션이 아직 연준의 목표치를 크게 상회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디스인플레이션이 진행 중이지만 실망스러울 정도로 느리다”고 진단했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총재는 금리가 인플레이션을 낮추기에 충분히 제한적일 가능성이 있는 수준의 하단에 있다고 목요일 에세이에서 주장했다. 그는 현재 통화 정책이 1년 전보다 더 나은 상태이지만 디스인플레이션이 보장된게 아니기 때문에 “지속적인 경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유로존 인플레이션 둔화
유로존의 기저 물가 압력이 시장 예상보다 둔화됐지만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근원 인플레이션이 정점에 도달했다는 “명확한 증거가 없다”며 추가 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5월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비 5.3%으로 시장 예상치 5.5%를 하회하며 이전치 5.6%에서 내려왔다. 헤드라인 CPI 상승률은 6.1%로 1년여래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 역시 ECB 정책위원회가 물가에 대해 경계심을 늦추기엔 아직 시기상조라며, 기저효과와 통계적 왜곡을 감안할 때 근원 인플레이션이 여름에 다시 상승할 수 있어 ECB가 다음 두 번의 회의에서 금리를 계속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Klaas Knot ECB 정책위원은 금융시장이 이미 내년 금리 인하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며, “이 기대를 조정하지 않으면 새로운 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현지시간 목요일 한 연설에서 지적했다. 그는 ECB가 최종금리에 도달한 후 “상당 기간” 그곳에 머물러야 한다고 지난주 주장한 바 있다. Francois Villeroy de Galhau 정책위원은 ECB의 가파른 금리인상이 기저 물가 압력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며, 남은 인상은 “비교적 미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BOJ발 채권시장 리스크
일본은행(BOJ)이 정책 변경에 나서기도 전에 유럽중앙은행(ECB)이 BOJ 피봇에 따른 채권시장 리스크를 경고했다. 이미 일본 투자자들은 작년에 유럽 채권을 5.4조 엔 가량 팔아치워 블룸버그가 해당 자료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5년 이래 최대 매도를 나타냈다. 일본계 펀드들은 올해 들어 순매수를 보였지만 1-3월에 810억 엔 정도를 사들이는데 그쳐 6년래 가장 소극적인 1분기를 기록했다. ECB는 이례적으로 반기 금융안정 리뷰 보고서를 통해 “일본의 초저금리 환경이 바뀔 경우 글로벌 채권시장의 회복탄력성이 시험대 위에 오를 수 있다”며, 일본의 통화정책 정상화가 “유로존 채권시장을 포함해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큰 손인 일본계 투자자들의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NLI Research Institute의 Tsuyoshi Ueno는 “BOJ가 글로벌 금리의 닻 역할을 하기 때문에 BOJ가 금리를 올릴 경우 글로벌 채권 가격에 하방 리스크를 제공한다”며, ECB의 메시지는 BOJ 정책 정상화에 대한 중앙은행의 우려를 드물게 공개적으로 보여준 사례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일본 투자자들에게 유럽내 가장 인기있는 채권시장마저 이미 엔화 변동성 헤지시 손실이 나고 있다. 프랑스 채권 10년물의 경우 수익률은 엔화 헤지 투자자들에게 -0.7%이며, 분트채는 -1.3%다. 이는 BOJ가 고수하고 있는 일본국채 10년물 금리 목표인 0.5%를 상당히 하회하는 수치다. 일본내 인플레이션 압력이 지속되면서 대다수의 투자자들은 BOJ가 결국 출구전략을 선택할 수 밖에 없다고 믿고 있지만, 애널리스트들은 그 시기에 대해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다.
OPEC+의 고민
OPEC+는 이번 주말 회의에서 수요 반등과 경기침체 우려라는 상반된 시장 신호 속에 향후 원유 생산 방향을 결정해야 한다. OPEC+의 최근 감산 노력에 글로벌 석유 재고는 줄어들고 있지만, 중국 경제지표 부진과 미국 경기 침체에 대한 두려움은 유가 하락 베팅을 부추겼다. OPEC+를 이끄는 사우디 아라비아는 공매도 세력에게 조심하라는 경고장을 날린 반면 러시아는 6월 회동에서 별다른 조치가 나오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문제는 유가의 방향과 유가가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이다. 브렌트유는 지난 6주에 걸쳐 17% 가량 하락해 배럴당 73달러를 하회했지만 하반기엔 반등이 예상된다.
유라시아그룹의 Raad Alkadiri는 “현 수준의 유가에서 OPEC은 진퇴양난에 빠져있다”며, “반(反)골디락스 영역으로, 유가가 감산을 해야 할 정도로 너무 낮지도 않지만 산유국의 재정을 안심시킬 정도로 높은 것도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OPEC+ 23개 산유국은 4월 발표된 일일 120만 배럴의 감산을 시행하기 시작한 지 불과 한 달 만에 6월 4일 비엔나에서 만나 석유시장 전반에 대해 논의한다. 올해 내내 감산이 유지되고 중국 등지의 소비가 늘면서 원유 재고는 상당히 줄어들 수 있다. OPEC 자료에 따르면 올 하반기엔 하루 약 150만 배럴의 공급 부족이 나타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