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7위안 돌파, 저가매수 경고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미국채 2년물 금리가 6거래일 연속 올라 장중 3.87%를 상회하며 2007년래 고점을 경신했고, 5년-30년물 일드커브는 역전폭을 최대 20bp까지 확대했다. 트레이더들은 현재 OIS 시장이 가격에 반영한 것보다 더 높은 연준 금리 경로에 대비해 적극적으로 헤징에 나서는 모습이다. 뉴욕증시는 ‘검은 화요일’ 이후 전일에 이어 반등을 시도했지만 미국 철도 노사가 타협에 성공해 파업을 피하는 등 연준의 공격적 긴축 행보를 막을 별다른 걸림돌이 없다는 판단 속에 기술주를 중심으로 후퇴했다. S&P 500 지수는 1.1% 하락해 7월 18일래 최저 수준으로 밀리며 3900선마저 위협받았다. 페덱스는 분기 실적이 예상에 미치지 못할 것 같다며 아예 연간 전망치를 거둬들여 경제 여건이 악화되고 있다는 우려를 자극했다.

달러-역외위안화 환율은 2년여래 처음으로 7위안선을 돌파했고, 캐나다달러 역시 미달러 대비 2020년래 최약세로 밀렸다. 골드만삭스는 엔화의 추락이 아직 끝나지 않았을 수도 있다며,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4.5%로 튀어오를 경우 달러-엔 환율이 155엔선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씨티그룹은 연준의 빠른 정책 정상화, 글로벌 경기 침체 리스크, 지정학적 긴장 장기화, 메모리 반도체 경기의 다운사이클 등으로 달러-원 환율이 3개월 이내에 1400원으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한국의 8월 계절조정 실업률은 2.5%로 시장 예상치 3%를 크게 하회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7위안선 돌파

달러-역외위안 환율이 2020년래 처음으로 7위안선을 넘어섰다. 중국 경제 부진과 강달러가 맞물리면서, 달러-역외위안 환율은 한때 0.7% 가량 오른 7.0186으로 2020년 7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7위안선이 마지막으로 뚫렸던 때는 코로나19 대유행 초창기인 2020년 초와 미-중간 무역전쟁이 벌어졌던 2019년 8월이었다. 최근 발표된 미국 인플레이션 지표가 연준의 공격적 금리 인상 기대를 부추기고, 그 결과 완화적 스탠스를 고수하고 있는 중국과의 통화정책 차별화가 더 심해져 자본유출이 가속화될 수 있다. 중국의 코로나19 봉쇄와 수출 둔화도 위안화를 압박하는 요인이다. OCBC Bank의 Tommy Xie는 중국인민은행(PBOC)이 경기 둔화에 맞서 금리를 인하하고 있는 때에 연준의 추가적 긴축은 양국간 금리 격차를 더욱 벌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10년물 기준 양국간 국채 금리 스프레드는 2009년래 최대로 벌어졌다.

PBOC가 기준환율을 예상보다 위안화 강세로 고시하고 은행들의 외화지준율을 낮추는 등 자국 통화 방어에 나섰지만 그 효과는 절하속도를 늦추는데 그쳤다. 류궈창 PBOC 부총재는 9월초 중국이 환율을 안정적인 수준으로 지탱할 능력이 있다고 강조하고, 환율이 양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이 단기적으로는 정상이라고 말한 바 있다. 중국 경제가 급격히 둔화되면서 몇몇 주요 은행들은 3% 성장률 조차 불가능해 보인다고 경고했다. 정부의 공식 목표치 약 5.5%가 처음 발표된 지난 3월 이후 전문가들의 성장률 전망치는 꾸준히 하향 조정됐다. 블룸버그 설문 전망치 컨센서스는 올해 3.5%로, 약 40년래 두번째로 부진한 성적이 예상된다. 모간스탠리와 바클레이즈 등은 연말 위험이 확대됨에 따라 그보다 낮은 성장률을 내다보고 있다.

주식 저가 매수 경고

골드만삭스그룹 스트래티지스트 Sharon Bell은 주식 저가 매수의 유혹에 조심하라고 경고했다. 그는 블룸버그 TV 인터뷰에서 최근의 주식 랠리가 결정적이거나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하지 않다며, 현재의 약세장이 더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Sanford C. Bernstein 역시 전일 비슷한 경고를 내놓았다. “시장이 방향을 바꾸기엔 아직 충분치 않다”며, 특히 미국에서 주가 밸류에이션이 아직도 더 싸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의 주가배수(multiples)는 여전히 꽤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유럽 주식의 경우 미국보다 훨씬 싸지만, 지정학적 역풍과 에너지 위기에 아직도 취약하다고 진단했다.

급등하는 인플레이션과 중앙은행들의 매파적 기조가 경기 불황이라는 공포를 키우고 있는 가운데 주식시장에 대한 비관론이 점차 확산되는 모습이다. 앞서 Banque Syz는 거시경제와 유동성 여건이 위험 자산에 역풍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미국 주식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력적”에서 “긍정적”으로 하향조정했다. “자산 배분 선택에 있어서 지금은 과감해질 때가 아니다”라고 지적하고, 아직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통과하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씨티그룹은 미국 실질금리가 상승함에 따라 미국과 유럽의 성장주가 “비싸보인다”며, 성장주가 최근의 디레이팅(derating)에도 불구하고 추가 하락이 예상된다고 경고했다.

美소비·고용 견조…연준 강수?

15일 쏟아진 일련의 미국 경제지표는 엇갈린 모습을 보였다. 8월 소매판매는 전월비 0.3% 증가해 시장 예상보다 좋았지만, 광공업생산은 0.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9월 10일 주간 기준 21만3000명으로 5주 연속 줄어 고용시장의 견조함을 시사했다. 한편 필라델피아 연준 경기전망은 9월 -9.9로 전월 6.2에서 크게 악화됐고, 모기지 금리는 거의 14년래 처음으로 6%를 넘어섰다. 미국 철도회사와 노조가 파업 시한 하루를 앞두고 바이든 행정부의 적극적 중재 속에 극적으로 합의해 자칫 세계 최대 경제를 강타했을 심각한 물류대란과 공급망 위기를 피할 수 있게 되었다. 바이든 미 대통령은 20시간에 걸친 마라톤 협상 끝에 타결된 노사간 합의에 대해 “미국을 위한 큰 승리”라고 강조했다. 11월 중간선거에서 정치적 부담도 덜게 되었다.

다음주 FOMC에서 연준위원들은 기준금리를 75bp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보다 강력한 물가 안정 의지를 전달하기 위해 100bp 인상이라는 강수를 둘 수도 있다. KPMG 수석 이코노미스트 Diane Swonk는 연준이 연이어 75bp를 선택하겠지만 100bp 인상가능성도 테이블 위에 올려둬야 한다며, “인플레이션이 궤도를 이탈하도록 긴축을 해야만 하는데 아직 이를 시작하지 않았다. 단지 따라잡고 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번에 75bp나 100bp를 올릴 경우 연방기금금리 목표 범위 상단이 3.25%나 3.5%로 조정되면서 물가 압력을 억제하는 수준이 된다. 6월 FOMC 점도표는 금리가 내년 3.8% 부근에서 피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으나, 이번엔 최고 5%까지 전망이 바뀔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푸틴-시진핑 만남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개막한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우크라이나 개전 이래 첫 만남을 가졌다. 푸틴은 모두 발언에서 “우크라이나 위기에 대한 중국의 균형 잡힌 입장을 높이 평가한다”며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중국측의 “의문과 우려”를 이해하고 러시아측 입장을 자세히 설명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대만 문제와 관련해 미국과 그 위성 국가들의 도발을 규탄한다”고 말했다. 시진핑은 푸틴을 “오랜 친구”라고 부르며 “중국은 러시아와 협력하고 강대국의 책임을 다하고 혼란에 빠진 세계에 안정과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입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시진핑은 그동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난해야 한다는 미국측 요구를 무시해왔고, 러시아는 대만 문제에 있어 중국에 “연대”를 약속하는 등 양국은 서방세계에 대항해 공조를 취해왔다. 시진핑은 코로나19 발발 이후 거의 1000일 만에 첫 해외순방지로 중앙아시아를 선택해 러시아와 인도, 파키스탄, 이란 지도자들과 만남으로써 미국의 경제·군사적 압박 없이 세계에 자국의 영향력을 넓힐 수 있다는 비전을 제시하고 싶은듯 보인다.

ECB ‘단호한 액션’

루이스 데 귄도스 유럽중앙은행(ECB) 부총재는 기록적 인플레이션과 싸우기 위해 “단호한 액션”을 취해야 한다며, 지난주 역사적 75bp 금리 인상에 이어 추가 긴축을 촉구했다. 치솟는 에너지 비용이 소비자물가 상승의 주요 원인임을 인정하면서도 수요 역시 인플레이션에 기여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전형적인 수요 주도의 과열 상황은 아니지만 현재 금리가 낮은 상태에서 통화정책은 여전히 완화적으로 수요를 지지해 결국 물가 압력을 더하고 있다”고 리스본 연설에서 설명했다. “단호한 액션은 기대 인플레이션을 고정시키는데 필수적”으로, 이를 통해 물가 안정을 달성하고 인플레이션의 2차 효과를 막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이 8월 거의 79%에 달하자 기준금리를 75%로 550bp 올리기로 결정했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