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75bp 인상? 엔화 최장기 하락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뉴욕증시는 투자자들이 연준의 긴축 전망과 기업 어닝시즌에 주목하는 가운데 저가매수세에 힘입어 반등을 시도했으나 결국 약보합으로 마감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다른 월가 대형 은행들과 마찬가지로 예상보다 좋은 실적을 내놓으며 주가가 장중 4% 넘게 뛰었다. 트위터는 소위 ‘포이즌 필’로 머스크 일론 테슬라 최고경영자의 적대적 인수 시도에 맞서겠다고 발표한 뒤 한때 8% 급등했다. 반면 중국의 차량호출서비스인 디디 글로벌은 다음달 임시주총에서 뉴욕증시 상장 폐지를 결정하겠다고 밝힌 뒤 ADR이 최대 23% 가량 폭락했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총재는 연준이 한 번에 50bp씩 여러 차례 기준금리를 빠르게 올려 올해 3.5% 부근까지 끌어올려야 하며, 75bp 인상도 배제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50bp보다 큰 폭의 인상은 자신의 기본 시나리오가 아니지만, 이를 아예 배제할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또한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는 시기상조라며, 연준이 이제 고작 한번 금리를 올렸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경제가 올해와 내년 모두 장기 추세를 뛰어 넘는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고, 실업률은 3% 아래로 하락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뉴질랜드 중앙은행(RBNZ) 총재는 공격적 긴축 경로를 채택했다며 추가 금리 인상을 예고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엔화 최장기 하락 

달러-엔 환율이 12거래일 연속 올라 블룸버그 집계가 시작된 1970년대 초 이래 역대 최장기 랠리를 기록, 127엔에 육박하며 2002년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구로다 일본은행(BOJ) 총재는 “최근의 엔화 움직임이 매우 가파르다”며 그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하면서도, 엔화 약세는 경제에 전반적으로 긍정적이라는 견해를 고수했다. 한편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상은 외환시장에서 과도하고 무질서한 움직임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Dai-Ichi Life Research Institute의 Hideo Kumano는 구로다가 일본 정부와 의견차가 벌어지고 있다는 인상을 주고 싶어하지 않는 듯 보인다고 지적했다. 투자자들은 BOJ와 연준 간의 금리 격차가 일본 외환당국의 개입 노력을 무력하게 만들어 엔화 약세가 불가피하다고 보는 분위기다. Office Fukaya Consulting의 Koji Fukaya는 달러-엔 상승 추세가 속도는 다소 둔화될 수 있으나 여전히 유효하다고 진단했다.

세계은행, 성장전망 하향

세계은행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유럽과 중앙아시아에 타격이 예상된다며, 올해 글로벌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1월에 제시했던 4.1%에서 3.2%로 낮추었다. 데이비드 말패스 세계은행 총재는 현지시간 월요일 기자들과의 통화에서 조만간 약 1700억 달러 규모의 위기 대응 패키지를 의논할 방침이라며, 이중 500억 달러가 향후 3개월에 걸쳐 집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대응을 위해 동원됐던 1570억 달러를 뛰어넘는 규모다. 그는 저소득 및 중간 소득 국가의 부채 위기가 올해 악화될 전망이라며, 주요 20개국(G-20)이 디폴트 위기에 처한 국가들의 채무재조정을 위한 기본원칙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무디스는 스리랑카가 “일련의 디폴트”를 향하고 있다며, 국가 신용등급을 Caa2에서 Ca로 강등했다.

유가 랠리

리비아 최대 유전이 가동 중단되면서 글로벌 공급 차질 우려를 더욱 부추김에 따라 국제유가가 급등했다. 브렌트유 선물은 3월 말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113달러를 넘어섰고, 서부 텍사스 중질유(WTI)는 2% 넘게 올라 109달러를 상회하기도 했다. 앞서 중국 경제지표가 수요 부진을 시사함에 따라 유가가 주춤했으나, 리비아에서 정권 교체 시위로 최대 유전이 셧다운되고 항구 2곳이 적재가 중단되었다는 소식에 크게 반등하는 모습이다. 유가는 올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일부 트레이더들이 러시아산 원유를 회피하면서 랠리를 펄쳤다. 미국 등 여러 국가가 전략적 비축유 방출로 맞섰지만 유럽연합(EU)이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를 검토하고 OPEC+가 점진적 증산 속도를 고수하면서 글로벌 공급은 타이트한 여전히 상황이다. Raymond James & Associates의 Pavel Molchanov는 EU의 금수 조치가 유가를 더 끌어올릴 전망이라며, 현실적으로 러시아산 원유를 모두 대체하기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연준과 경착륙

빌 더들리 전 뉴욕연은 총재는 블룸버그 칼럼에서 연준이 인플레이션 통제를 위해 긴축에 나서면서 내년이나 내후년쯤 경착륙이 나타날 수 있다고 예견했다. 미국 경제는 현재 고용과 임금 상승, 가계 재정상황 등이 워낙 좋아 올해 침체에 빠질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1960년대 말에서 1970년대에 초기 인플레이션을 방치한 결과 폴 볼커 당시 연준의장이 급격한 긴축과 경기 침체를 감수해야만 했다고 지적하면서, 연준이 빨리 움직인다면 기대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잘 고정된 상황에서 이 후 치뤄야할 비용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만일 주저하다가 기대 인플레이션마저 고삐가 풀릴 경우 훨씬 큰 비용을 치뤄야 한다고 경고했다.

러시아 압박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이번주 워싱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회의를 전면 보이콧하는 대신 러시아를 보다 효과적으로 압박하기 위해 일부 세션에 참석한다. 소식통에 따르면 옐런은 우크라이나 재무장관이 특별 초청된 개회식과 더불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경제적 파장에 대한 논의에 참석할 계획이다. 반면 국제 금융 설계와 지속가능한 금융 관련 세션은 불참한다. 러시아 측은 화상으로 회의에 참석한다. 미 당국자는 옐런이 러시아의 참석으로 G-20 틀 내에서 미국과 동맹국들이 해야 할 일을 멈추게 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편 러시아 중앙은행 총재는 국제적 제재조치로 인해 러시아 외환보유고가 동결된 상황에서 달러나 유로를 대신할 확실한 준비통화 대안을 찾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