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 인하 베팅 경고
피에르 분쉬 유럽중앙은행(ECB) 정책위원 겸 벨기에 중앙은행 총재는 투자자들의 통화 완화 베팅으로 ECB의 정책 기조가 훼손될 경우 금리를 다시 올려야만 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대표적 매파인 분쉬는 시장이 추가 인상 가능성을 무시하고 이르면 내년 4월부터 금리 인하가 단행될 수 있다는 “낙관적” 견해를 갖고 있다고 인터뷰에서 지적했다. 모든 사람들이 ECB가 인하할 것이라고 믿는다면 통화정책이 덜 제약적으로 바뀌게 되며, 그러면 충분히 제약적인지 확신할 수가 없기 때문에 시장이 “반대 방향으로 조정해야 할 리스크가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통화정책 당국은 인플레이션이 충분히 빠르게 식지 않는다고 판단할 경우 이를 전망과 발언을 통해 전달할 생각이며, 만일 시장이 고금리 장기화 기조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금리를 ECB가 원하는 수준까지 끌어올릴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ECB는 지난 달 이번 긴축 주기에서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인플레이션을 2% 목표로 되돌리기 위해 “충분한 기간” 동안 이를 유지해야만 한다는 경고를 보냈다. 일부 ECB 인사들은 이같은 경고가 내년 상반기 금리 인하의 가능성을 배제하다는 뜻임을 시사했다. 시장은 유로존 성장이 모멘텀을 잃고 인플레이션이 크게 둔화됨에 따라 ECB 인하 베팅을 높였다. 그러나 ECB 위원들은 임금 인상과 중동 불안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을 우려하고 있다. 파블로 에르난데스 데 코스 스페인 중앙은행 총재 겸 ECB 위원 역시 월요일 발언에서 ECB 금리 인하에 대해 논의를 시작하는 것은 “전적으로 시기상조”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매파적 발언에도 트레이더들은 여전히 ECB 긴축이 끝났다고 믿고 이르면 내년 4월 인하에 나설 것으로 여전히 베팅 중이다. 프랑수아 빌르루아 드갈로 프랑스 중앙은행 총재 겸 ECB 위원은 디스인플레이션 추이에도 ECB가 몇 분기에 걸쳐 기준금리를 4%로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팬데믹 긴급 채권 매입 포트폴리오는 예정보다 일찍 축소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바킨 ‘인플레이션 임무 아직 안 끝났다’…연준, 현장 목소리 주목
토마스 바킨 리치몬드 연은총재는 미국 경제의 성장과 물가 상승세가 둔화되고 있지만 연준이 인플레이션에 대한 승리를 선언하기엔 진전이 충분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경제는 여전히 성장하고 있다. 실업률은 여전히 3.9%고, 인플레이션은 안정되고 있는 듯 보인다. 모든 게 좋다”면서도, “하지만 임무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 일이 끝날 때까지 계속해야만 한다. 우리가 어디에 착륙할지 지켜보자”고 현지시간 월요일 폭스 비즈니스 인터뷰에서 말했다. 내년 FOMC에서 금리 결정 투표권을 갖게 되는 바킨은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고집스러워 고금리 장기화 기조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얼마나 오랫동안 금리를 높이 유지해야 할지에 대해선 인플레이션의 전개 상황에 달려 있다고 답했다.
한편 연준위원들이 경제 상황을 보다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각종 경제지표는 물론 기업과 소비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더욱 기울이고 있는 모습이다. 일례로 바킨은 14일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의 작은 도시에서 120명의 기업인들과 만나 내년 가격 인상폭이 팬데믹 이전보다 더 클 것으로 예상하는지 청중에게 묻자 약 3분의 2가 손을 들었다. 이같은 현장의 목소리는 미국 경제가 3분기 놀라운 성장에도 불구하고 연말로 가면서 둔화되기 시작했다는 연준위원들의 견해를 지지했다. 연준위원들은 사례 연구가 특히 터닝포인트에 있는 경제와 인플레이션의 향후 경로를 판단하는데 매우 유용하다고 말한다. 게다가 채권 금리가 들쭉날쭉하며 금융 여건이 급하게 변하고 있어 소위 하드(hard)한 경제지표는 자칫 후행적일 수 있다.
중국 부동산업체 지원
중국 규제 당국이 부동산 위기의 악화를 막기 위해 부동산업체 50곳을 선정해 다양한 자금 지원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소식통이 밝혔다. 중국 완커(China Vanke), 신성발전(Seazen Group), 용호부동산(Longfor Group Holdings) 등 민간 및 국영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소위 ‘화이트리스트’ 초안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리스트는 은행 대출과 채권·주식 파이낸싱 등 금융기관의 지원 결정에 가이드라인 역할을 하게 된다. 은행들이 일부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국영 기업만을 대상으로 작성한 기존 지원 명단에서 보다 확대된 것으로, 이는 사상 최대 디폴트와 대규모 아파트 공사 중단, 부동산 투자 위축 등으로 부동산 시장의 심각한 침체가 중국 경제의 성장마저 위협하자 당국이 보다 적극적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음을 보여준다.
해당 보도가 전해진 후 일부 중국 건설업체의 달러 채권 가격이 랠리를 펼쳤다. 블룸버그 집계 자료에 따르면 2029년 만기 완커 채권(쿠폰금리 3.5%)은 달러당 3.9센트 상승했고, 2032년 만기 용호(금리 3.85%) 채권은 3.2센트 올랐다. 2024년 만기 신성발전(금리 4.8%) 채권은 2.2센트 상승했다. 중국내 주요 은행과 증권사, 부실 자산관리회사들은 지난 금요일 금융 규제당국 수장들과의 회동에서 부동산업체들의 모든 “합리적인” 자금조달 요구를 충족시키고, 대출에 있어서 민간과 국영업체를 동등하게 대응하라는 요청을 받았다. 다만 이같은 내용의 정부 보도자료는 화이트 리스트를 언급하지 않았다.
오픈AI의 운명은?
오픈AI의 거의 모든 임직원들이 회사를 그만두고 지난주 갑자기 이사회로부터 축출당한 샘 알트만 전 최고경영자(CEO)를 따라 오픈AI의 최대 투자자인 마이크로소프트로 이직하겠다며 현 이사회의 사임을 압박하면서 회사의 운명이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게 되었다. 현지시간 월요일 현 이사회를 상대로 “역량과 판단력, 우리의 사명과 직원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사람들과 같이 일할 수 없다”는 내용의 서한에 전체 약 770명의 오픈AI 직원 중 700명 넘게 서명했다. 해당 서한은 모든 이사회 멤버가 사임하고 알트만을 복귀시키지 않으면 직원들이 마이크로소프트로 떠날 수도 있다며, 마이크소프트가 모든 오픈AI 직원들에게 일자리를 보장했다고 전했다.
앞서 오픈AI 이사회가 투자자들의 요구를 거부하자 마이크로소프트는 아예 알트만과 오픈AI 공동창업자인 그레그 브로크먼을 영입해 새로운 사내 첨단 인공지능(AI) 팀을 이끌도록 했다. 이에 마이크로소프트 주가는 장중 한때 2.4% 급등해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챗GPT 열풍을 일으킨 오픈AI의 이번 대혼란은 AI 스타트업들이 컴퓨팅 인프라를 운영하기 위해 막대한 투자자금을 유치해야 하는 상황에서 AI를 책임감 있게 개발할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AI 세계를 재편하는 사건이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씨티그룹 또 감원
제인 프레이저 씨티그룹 최고경영자(CEO)의 조직 슬림화 노력의 일환으로 이번엔 300명이 넘는 시니어 관리자들이 해고되고 있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현지시간 월요일부터 감원을 발표하기 시작했으며, 고위 경영진보다 두 단계 낮은 직급으로 해당 직급의 약 10%가 이번 정리 대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씨티그룹은 보도자료에서 “씨티의 조직 구조를 새롭고 단순화된 모델에 맞춰 계속 조정함에 따라 오늘 우리는 많은 사업과 부처 전반에 걸쳐 다음 단계의 변화를 우리 동료들과 공유했다”고 밝혔다. 구체적 감원 규모는 언급하지 않았다.
“우리가 인정했듯이 회사를 재편하기 위해 취하는 결정들은 어렵고 중대한 영향을 미치지만, 이것이 우리의 구조를 전략에 맞춰 조정하고 고객에게 지속적으로 우수함을 제공할 수 있는 올바른 조치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중첩적인 관리직을 단순화하고 공동 책임자 제도를 없애는 등 과감한 전략을 통해 의사결정을 보다 효율화시키려 애쓰고 있는 프레이저는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이기는 은행을 만드려면 우리 각자가 엄청난 전념과 노력, 회복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내년 초 다음 단계의 구조조정을 발표한 뒤 내년 1분기 말까지 최종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해당 소식이 전해진 후 씨티그룹 주가는 장중 한때 0.8% 상승했다. 한편 EM 크레딧 트레이딩 책임자인 Marc Pagano와 아태지역 스프레드 상품 트레이딩 책임자 Adrian Lui 등 몇몇 시니어급 트레이더들도 씨티그룹을 떠나고 있다고 소식통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