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200억 달러 블록딜, 중-이란 협정

전세계 투자자들을 긴장시킨 지난 금요일 뉴욕증시 개장전 있었던 200억 달러의 대규모 ‘블록딜’ 배후에는 전직 타이거 매니지먼트 트레이더 빌 황이 이끄는 아키고스 캐피털이 관여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에즈 운하를 막고 있는 초대형 컨테이너선 예인작업은 최소 수요일까지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중국이 이란과 25년에 걸친 포괄적 전략 협정을 맺으면서 미국과의 갈등이 한단계 더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지난 금요일 세계적으로 위험 선호 분위기 속에 S&P500 지수가 종가 기준 최고치를 경신했다. 백신 접종 진척에 대한 낙관론과 대형 미국 은행에 대한 배당금 제한 및 자사주 매입 제한 등을 6월말 종료하겠다는 연준의 결정이 증시 호재로 작용했다. 외환시장에서는 위험선호가 우세한 가운데 엔화가 달러 대비 지난해 3월 이후 최저수준에 거래됐다. 아시아 시간 29일 새벽 외환시장에서는 대부분의 G10통화가 보합권에 거래 중이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미국의 대규모 블록거래에 중국 기업 ADR급락

전직 타이거 매니지먼트 트레이더 빌 황이 이끄는 아키고스 캐피털이 26일 뉴욕 증시 개장전 있었던 대규모 ‘블록딜’ 배후에 놓인 신비한 매도세력이라고 본 거래에 익숙한 소식통 2명이 전했다. 이들에 따르면 아키고스 캐피탈은 일부 포지션이 불리하게 움직이자 일부 은행들의 마진 콜로 인해 200억 달러 넘는 주식을 처분했다고 한다. 이들에 따르면 모간스탠리는 바이두, GSX Techedu 등의 주식 약 130억 달러 상당을 매도한 반면 골드만삭스를 통해 66억 달러 가량의 바이드, 텐센트, 비아이비숍 홀딩스 등을 매각했다고 블룸버그가 확인한 고객에게 보내는 전자 메일에 나타났다. 또한 이에 앞서 39억 달러 규모의 미국 미디어업체 비아콤CBS, 디스커버리, 파페치, 중국 온라인 교육업체 아이치이, GSX Techedu 등도 매각했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빌황, 골드만삭스, 모간스탠리 등에게 논평을 요구했으나 답변이 없었다. 이날 대규모 블록딜 등에 관련 주식들이 급락하자 신비에 싸인 매도자 혹은 매도세력이 누구인지를 두고 갖은 추측이 난무했다. 나스닥 골든 드래곤 차이나 인덱스는 지난주 12% 가량 하락하며 2008년 이래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수에즈 운하의 정체 상황

지난주 금요일 뉴욕에서 원유 가격은 WTI 최근월물 기준 배럴당 60.97달러로 상승 마감했다. 일부 지역의 봉쇄조치 재개로 인해 원유에 대한 단기적인 수요 전망이 둔화되고 수에즈 운하에서 선박 좌초로 인한 영향은 다소 줄었다. 수에즈 운하 운행을 마비시키고 있는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예인하는 작업은 최소 수요일까지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며칠간 만조가 되면서 컨테이너선을 강물에 띄우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묄러-머스크 등 다국적 선사들은 컨테이너선을 남아프리카를 경유하도록 돌렸고 수에즈 운하 정지로 발이 묶인 선박들은 글로벌 공급망에 또 다른 문제가 되고 있다. 금요일 WTI 선물은 배럴당 60.97달러에 마감하며 주간 낙폭을 1% 미만으로 줄였고 브렌트유는 소폭 상승하며 두 주 연속 하락세를 끊었다. 트레이더들이 매일 포지션을 재조정하면서 선물 가격은 지난주 장중 거의 6% 상승하고 5% 내렸다. 시장 변동성은 작년 11월 이후 최고를 찍었다. 원유 가격 관련해 글로벌 수요 반등에 대한 장기전망에 관한 낙관론이 여전히 남아있지만 유럽의 봉쇄조치 속 코로나19 감염 건수 증가세 등으로 인해 최근 유가 랠리가 너무 많이 너무 빨리 이뤄졌을 수도 있다는 전망속에 매수 포지션이 일부 청산되기도 했다.

중국과 이란의 25년 포괄적 협정

중국과 이란은 경제, 정치, 무역의 향후 25년 양국 관계를 망라하는 포괄적인 협정에 27일 테헤란에서 서명했다. 협정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이란에서 석유를 구입하면서 이 나라에 투자한다. 미국이 제제를 부과한 이란에서 중국이 비밀리에 원유를 수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혐의로 인해 이미 악화되고 있는 미중 관계가 더욱 긴장될 것으로 보인다. 이란 외무부 대변인의 텔레비젼 인터뷰에 따르면 이번 협정은 민간 부분의 협력과 중국의 광역 경제권 구상 ‘일대일로’에서 이란의 역할에 중점을 둔다고 한다. 작년에 언론이 보도한 협정 초안은 이란 원유를 중국에 장기 공급하고, 원유, 가스, 석유 화확제품, 재생 및 원자력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중국의 투자 등의 계획이 담겨 있었다.

독일 총리의 코로나19 관련 경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코로나19 팬데믹 억제를 위한 조치에 대해 연방정부의 통제를 가하겠다고 위협하며 최근 감염 급증세의 심각성을 반영하는 법적 투쟁을 택했다. 메르켈 총리는 비판의 폭풍 속에서 부활절 휴가기간에 대한 광범위한 봉쇄조치를 철회한 이후 이니셔티브를 회복하기 위해 연방법을 사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메르켈 총리는 독일 연방시스템에서 보건 및 안전 규정을 적용할 직접적인 권한을 가진 독일 16개 주의 수장들이 약속을 깨뜨렸다고 설명하면서 분노를 나타냈다. ARD 텔레비전과의 인터뷰에서 메르켈 총리는 “이런식으로 갈 수는 없다”며 “우리는 4주마다 회동하고 있고 이전과 같은 방식으로 계속 진행하고 있다”며 통금과 더욱 엄격한 접촉제한, 재택 근무자에 대한 규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에서는 코로나 감염 숫자는 전국적으로 늘고 있지만 코로나로 인한 사망자 수는 지난주 상대적으로 적은 상태다. 2월 50만 명을 돌파한 이후 현재는 약 전염으로 인한 사망자수가 54만 8000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블룸버그 백신 트레커에 따르면 미국 국민의 75%가 4개월 이내에 백신 접종을 완료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 일정 중 美고용지표 주목

미국에서 백신접종 확대와 함께 경제 활동이 반등하면서 고용을 뒷받침했을 가능성이 높아 이번주 금요일 발표될 3월 고용지표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비농업부문 고용자수 변동은 팬데믹 이전 수준과는 여전히 격차가 상당하겠지만 수개월래 가장 강한 반등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별도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수요일 피츠버그에서 3조 달러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되는 장기 경제 프로그램 ‘더 위대한 재건(Build Back Better)’을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영국에서 재택을 요구했던 제한 조치가 월요일 종료되면서 백신 접종 전개와 유럽 전역의 추가 혼란상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여전히 유럽 전역에는 팬데믹 관련 제한 및 봉쇄조치들이 시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목요일에는 OPEC+ 회의가 있다.

— 이경하 기자 klee115@bloomberg.net, 한상임 기자 sihan@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