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美10년물 4%, 최종금리 5.5%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작년 11월래 처음으로 4%를 장중 상향 돌파했다. 인플레이션 서프라이즈가 이어지며 연준이 기준금리를 ‘보다 오래 보다 높게’ 가져갈 수도 있다는 경고가 드디어 시장에 침투하는 분위기다. 트레이더들은 연준 최종금리 베팅을 9월 5.5%로 상향 조정했다. 미국 2월 ISM 구매물가지수가 시장 예상치 46.5와 이전치 44.5를 크게 상회한 51.3으로 작년 9월 이후 처음으로 기준점인 50을 넘어 생산비용 상승을 시사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를 부추겼다.

뉴욕증시는 S&P 500 지수가 이틀 연속 하락해 거의 6주래 최저 수준에 마감했다. 기술분석상 작년 10월 저점에서 시작된 상향 추세선을 하회하며 장중 200일 이평선 아래로 잠시 밀리기도 해 추가 고통을 시사했다. 한편 가파른 긴축으로 기준금리를 사상최고인 11%까지 끌어올린 멕시코 중앙은행은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1.6%과 1.8%로 하향 조정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3월 25bp나 50bp…내년까지 5%-5.25% 

인플레이션이 예상만큼 식지 않고 있다는 신호 속에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총재는 3월 FOMC 회의에서 25bp와 50bp 인상 모두 열려 있다며, 금리 인상 폭보다도 점도표에서 어떤 시그널을 주어야 할지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현지시간 수요일 한 연설에서 “우리의 금리 인상이 서비스 분야를 둔화시키고 있다는 신호가 별로 없어 우려스럽다”며 특히 임금 상승이 너무 높아 2% 인플레이션 목표에 부합하지 않다고 진단했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총재는 인플레이션이 1970년대처럼 다시 가팔라지지 않도록 연준이 금리를 계속 올려 5%-5.25%로 가져간 뒤 2024년까지 이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래야만 타이트한 정책이 경제 전반에 침투해 총수요와 총공급의 균형을 정상화하고 인플레이션을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역사는 인플레이션이 확실히 진정되기 전에 우리가 느슨해질 경우 물가가 다시 치솟을 수 있다는 교훈을 준다”며, 1970년대에 그같은 일이 벌어졌다고 지적했다.

중국 경제 빠른 반등

중국 경제가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는 신호가 나오면서 중국 증시와 위안화가 강세를 보였다. 2월 들어 11% 넘게 밀렸던 항셍 중국기업지수는 수요일 기술주와 부동산 관련주를 중심으로 5.1% 급등했다. 항셍지수 역시 4.2% 올랐고, 달러-역외위안화 환율은 한때 1.3% 급락했다. 중국의 2월 제조업 PMI는 52.6으로 2012년 4월래 최고치를 기록했고, 서비스와 건설업을 포함한 비제조업 PMI는 56.3을 기록했다. 코로나 침체를 벗어나 리오프닝이 본격화되면서 정부 고위 관료들조차 놀랄 정도로 중국 경제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다른 소식통은 중국 관영언론들이 다음주 양회를 앞두고 경기 회복세가 만족스러워 신규 부양책의 필요성이 현재로선 크지 않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부가 추가 지원책을 내놓기 보다 경제를 “지탱”하는 쪽을 바라보고 있다는 설명이다. Kamet Capital Partners의 Kerry Goh는 2월에 많은 매도가 이루어졌다며, 3월이 되면서 투자자들이 새로운 포지셔닝에 들어간데다 경제가 강하게 되살아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유럽 인플레이션↑

유럽 주요국 인플레이션이 시장 예상보다 뜨겁게 나오자 투자자들은 유럽중앙은행(ECB) 최종 금리에 대한 베팅을 4%까지 높였다. 프랑스의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비 7.2%로 유로존 출범 이래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스페인은 6.1%로 예상치와 이전치를 모두 상회했다. 독일 역시 9.3%로 다시 가팔라졌다. 이처럼 유로존 주요국에서 인플레이션이 악화됨에 따라 3월 50bp 인상은 기정사실로 굳어질 가능성이 높다. 또한 추가 ‘빅스텝’을 주장하는 ECB 매파 진영이 기선을 제압할 수도 있다. 연초만해도 ECB 긴축이 3.5%에서 멈출 것으로 예상됐지만 미국 인플레이션 수치가 시장 예상을 뛰어넘자 현재 2.5%인 단기 수신금리가 내년까지도 계속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기저 물가 압력이 여전히 강해 인플레이션 하락을 향한 여정이 험난해 보인다며, 스페인의 경우 올해 5% 밑으로 가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그나치오 비스코 ECB 정책위원은 인플레이션 고착화를 막기 위해 유로존 통화정책 긴축을 지속해야 한다는 주장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요하임 나겔 ECB 정책위원은 시장이 ECB의 물가안정 임무에 대해 더 잘 이해하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미국 연착륙?

연준이 금리를 얼마나 올려야할지 고민하고 있는 가운데 한가지 이해가 안되는 대목이 있다. 연준은 고용과 경제가 큰 피해를 입지 않도록 연착륙을 유도하는 동시에 인플레이션을 낮추려 애쓰고 있다. 만일 고용이 계속 늘더라도 임금 인상 압박이 약해진다면 연준은 2% 인플레이션 목표를 달성하는데 있어 제한적 영역으로 기준금리를 더 높이 끌어올려야만 할 유인이 줄어들 수 있다. 미국의 실업률이 반세기래 최저 수준으로 하락하면서 근로자들은 더 많은 급여를 요구할 수 있는 협상력이 생긴 듯 보이지만 실제로 고용비용지수는 상승 속도가 줄고 있다. 이에 대해 제러드 번스타인 백악관 경제고문은 머리를 긁적이게 만드는 진짜 “의아한 현상(head scratcher)”이라고 지적했다.

공급망 차질이 해소됨에 따라 파월 연준의장은 인플레이션 리스크의 주요 원인으로 노동시장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그는 서비스분야의 노동 비용을 지적하면서 임금이 너무 가파르게 올라 연준의 2% 물가 안정 목표에 부합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많은 이코노미스트들은 이같은 물가 압력을 식히려면 노동시장이 심각한 타격을 입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최근엔 소위 거꾸로된 임금-물가 악순환 시나리오가 관심을 끌고 있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Mark Zandi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임금 상승세 둔화의 원인으로 가솔린 가격 하락과 공격적 연준 금리 인상에 따른 근로자와 고용주의 기대 인플레이션 후퇴를 꼽았다. ZipRecruiter의 Sinem Buber는 “실업률이 크게 오르지 않으면서 임금 상승률이 둔화된 점은 연착륙으로 한발 더 다가섰음을 의미한다”고 진단했다.

BOE 최종금리 베팅↓

앤드류 베일리 영란은행(BOE) 총재의 발언이 향후 금리 인상 속도에 의문을 던지면서 길트채 2년물 금리가 한때 11bp 넘게 밀렸다. 머니마켓은 BOE 최종금리 베팅을 10bp 정도 낮춰 연말까지 약 77bp 추가 인상을 가격에 반영했다. 베일리는 현지시간 수요일 BOE가 공개한 발언에서 “나는 우리가 금리 인상을 다 끝냈다거나 아니면 추가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시사하는 것에 대해 신중하겠다”며, “일부 추가 금리 인상이 적절한 것으로 판명될 수도 있지만 아무것도 결정되지 않았다”고 경고했다. 그의 발언은 최근 보다 공격적 긴축 주기에 베팅해 온 트레이더들의 허를 찌른 듯 보인다. Evercore ISI는 “베일리가 최근 매파적인 글로벌 금리 리프라이싱에 맞선 첫번째 중앙은행 총재”라고 지적했다. BOE는 2021년 말부터 기준금리를 총 390bp 인상해 2008년래 최고 수준인 4%까지 끌어올렸다. 베일리는 이같은 긴축이 경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판단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