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美10년물 5%대비, ECB 6월인하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연준 통화정책 완화에 대한 기대가 급격히 후퇴함에 따라 미국채 2년물 금리는 간밤 한때 작년 11월래 처음으로 5%를 잠시 상회했고, 10년물은 4.6% 부근을 시도했다.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여전히 ​​올해 1~2회의 금리 인하를 예상하고 있지만, 미국 경제지표 호조로 인하 예상 시점이 미뤄지면서 금리 동결 시나리오에 대비해 헤지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스왑 트레이더들은 첫 금리 인하 시기를 9월에서 11월로 재빨리 수정했고, 월가 전문가들은 전망을 재조정했다. 골드만은 이제 7월과 11월로 2차례 인하를 내다보고 있고, 도이치은행은 첫 인하를 12월로 예상했다. 한편 유럽중앙은행(ECB)이 6월 첫 금리 인하를 시사하면서 유로-달러 환율은 장중 한때 2월래 최저치인 1.0699로 0.4% 넘게 하락했다.

뉴욕증시는 기업 어닝시즌을 앞두고 대형 기술주가 반등을 이끌었다. 애플은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을 위한 차세대 M4칩으로 맥컴퓨터 전 라인의 개편을 준비 중이라는 소식에 힘입어 주가가 4% 넘게 급등했다. 반면 모간스탠리는 미국 규제당국이 불법 자금세탁 위험이 있는 부유 고객들의 신원 조사를 충분히 했는지 조사 중이라는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주가가 5.3% 급락했다. 오늘 한국은행은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3.5%에 동결할 것으로 블룸버그 설문에 응답한 이코노미스트 23명 전원이 예상했다. 신한투자증권 안재균 채권 스트래티지스트는 11일자 보고서에서 올해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는 단발성으로, 당초 7월로 봤던 금리 인하 시점을 8월 또는 10월로 늦추고 2회로 봤던 금리 인하 횟수도 1회로 조정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시장 참가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채권트레이더들, 美10년물 5% 대비…‘연준 올해 인하 안할수도’

올해 미 연준의 금리 인하가 없을 수도 있다는 시나리오가 점점 그럴싸해 보이면서 채권 트레이더들이 10년 만기 미국채 금리가 5%를 넘어설 가능성에 대비하는 분위기다. 슈로더는 끈질긴 인플레이션으로 고금리 장기화 리스크가 높아짐에 따라 일부 구간에서 미국 채권을 매도하고 있다. 핌코는 연준이 다른 선진국보다 느린 속도로 정책을 완화할 것이라며, 올해 아예 금리 인하가 나오지 않을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이는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올 3월부터 연내 6차례 금리 인하를 베팅했던 모습과 대조를 이룬다. 미국의 기저 인플레이션이 3개월 연속 시장 예상을 상회함에 따라 미국채 시장이 2022년 8월래 최악의 하루를 보내면서 채권 약세론자들은 더욱 기세등등해졌다.

슈로더 채권 부문 부대표인 Kellie Wood는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5% 또는 그 위로 오르는 게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연준의 연내 금리 인하 불가 시나리오에 대비해 포지션을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슈뢰더는 미국채 2년과 5년, 10년물에 대해 약세 포지션을 보유 중이다. Newedge Wealth의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Ben Emons는 연내 금리 인하가 나오지 않을 가능성을 감안할 때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인 5.3% 상단으로 되돌림을 시도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Abrdn은 시장이 보다 탄력적인 경제 성장을 가격에 반영함에 따라 10년물 등 장기물에 대한 듀레이션을 줄일 생각이라고 Ray Sharma-Ong이 밝혔다. Mitsubishi UFJ Asset Management의 Kiyoshi Ishigane는 연준이 9월부터 인하를 시작할 가능성을 75%, 연내 동결 가능성을 25%로 점쳤다. UBS Global Wealth Management의 Kelvin Tay는 자사의 올해 3차례 인하 전망을 재검토하겠지만 연준이 인하를 시작하면 미국채가 랠리를 펼칠 여지가 있다며, 미국 채권에 대해 롱 포지션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콜린스 ‘올해 인하 적게 필요할수도’…윌리엄스 ‘단기 인하 불필요’

수잔 콜린스 보스턴 연은총재는 통화 정책을 완화하기 위한 자신감을 갖는 데 있어 더 많은 시간이 걸릴 수 있다며, 올해 금리 인하 횟수가 생각보다 적게 필요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올해 FOMC 금리 결정 투표권이 없는 콜린스는 현지시간 목요일 뉴욕경제클럽 행사에서 최근 지표가 금리 조정의 “임박한 필요성”에 대한 우려를 완화시켰다면서, 다만 여전히 올해 나중에 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이라는 견해는 유지헀다. “전반적으로 최근 지표가 나의 전망을 크게 바꾸지 않았지만, 타이밍과 관련된 불확실성과 디플레이션이 계속 고르지 않을 수 있어 인내심의 필요성을 부각시켰다”며, “이는 또한 올해 정책 완화가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적어야 할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총재는 2% 물가안정 목표까지 아직 한참 남아있다며, “단기간에(very near term)에 정책을 조정해야 할 분명한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지표를 지적하며 인플레이션이 2%를 향해 계속해서 점진적 후퇴를 지속하겠지만 그 과정에서 “요철”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노동시장의 경우 보다 “정상적” 모습으로, 실업률이 올해 4%에서 정점을 찍은 후 점진적으로 내려올 전망이라고 말했다. 또한 경제가 연준의 예측대로 전개된다면 올해부터 점진적으로 시간에 걸쳐 정책 제약을 해제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3월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은 전월비 0.2%로 이전치 0.6%에서 상당히 둔화됐다. 연준이 중시하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3월에 0.2%-0.3% 상승한 것으로 몇몇 애널리스트들이 전망했다.

ECB 금리 동결, 6월 첫 인하 시사…유로화 2월래 최저

유럽중앙은행(ECB)이 시장 예상대로 단기수신금리를 사상 최고치인 4%로 5번째 연속 동결하고, 정책 성명서에서 처음으로 금리 인하 가능성을 언급했다.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으로 2% 목표에 수렴하고 있다는 확신이 높아질 경우 “통화정책 제약의 현 수준을 줄이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향후 정책은 지표에 따라 결정되며 “특정 금리 경로”를 미리 정하진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6월 인하 가능성을 다시 한번 시사했다. “4월에 우리는 몇 가지 정보와 데이터를 얻었다”며, “소수의 몇몇(a few)” 정책위원들이 이미 인플레이션에 대해 충분히 확신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6월에는 (분기별 경제 전망 업데이트를 포함해) 훨씬 더 많은 데이터와 정보를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디스인플레이션 진전이 정체된 미국과 달리 유로존은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3월 2.4%로 상당히 안정되면서 ECB는 연준에 비해 금리 인하에 좀더 가까이 다가선 모습이다. 머니마켓은 올해 25bp씩 3차례 인하 베팅을 유지했다.

라가르드는 “인플레이션이 향후 몇 개월 동안 현 수준에서 등락을 거듭하다가 내년에 우리의 목표치로 하락이 예상된다”며, “우리는 적시에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로 지속 가능하게 복귀할 수 있도록 필요한 결정을 내리는데 있어 모든 것이 2%로 돌아갈 때까지 기다리진 않을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6월 이후 금리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 역시 이미 진행 중이다. 일부 비둘기파 위원들은 7월 회의에서 금리를 한 차례 더 인하하기를 원하는 것으로 보이며, 다른 위원들은 좀 더 신중한 입장으로 경제 전망이 업데이트되는 매 분기마다 금리를 인하하자는 쪽이다. 알리안츠 수석 이코노미스트 Ludovic Subran은 에너지 가격 불안을 지적하며 ECB가 “매우 점진적”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ECB가 사실상 6월 인하를 예고했다며, 6월에 이어 9월과 10월, 12월에 추가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전망했다.

아시아 금리 인하 기대도 평균 연내 1차례로 후퇴 

예상보다 강한 미국의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후퇴함에 따라 한국은행을 비롯해 아시아 중앙은행들 역시 통화정책 경로를 다시 검토해 올해 금리 인하 횟수를 줄이거나 아예 포기해야할 수도 있다. 투자자들은 3월 말까지만 해도 연준이 올해 최대 4차례 금리를 내릴 것으로 예상했으나, 미국의 근원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3개월 연속 시장 예상을 상회하자 1-2차례로 기대를 낮췄고 이에 달러가 급등했다. 아시아 역시 그 파장을 피하지 못해 올해 평균 2차례에서 1차례 인하로 기대가 낮아졌다. 노무라 홀딩스의 인도 및 일본 제외 아시아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Sonal Varma는 “아시아 중앙은행들이 금리 격차와 미달러 강세 장기화의 리스크를 인식해야만 한다”며, “연준 리프라이싱과 강달러에 유가마저 올라 아시아에서 금리 인하를 실시하기 위한 장벽이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인도네시아에 이어 한국이 연준 정책 변화에 “가장 민감”하다고 평가하고, 올해 태국과 인도네시아, 필리핀의 금리 인하 예상치를 기존 100bp에서 50bp로 축소했다고 밝혔다.

손범기 바클레이즈 이코노미스트는 달러-루피아 환율이 16,000 위에 머물 경우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이 심지어 금리 인상을 시도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필리핀의 경우 단기적으로 금리 인하에 나설 확률이 매우 낮으며,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는 올해 내내 동결을 예상했다. 호주와 뉴질랜드 역시 고금리 장기화 기조가 더 이어질 전망이다. RBC의 호주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Su-Lin Ong은 호주중앙은행의 경우 시장이 이를 이미 가격에 반영해 연내 인하 기대를 아예 버리고 내년으로 미룰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TD뱅크의 아태지역 선임 금리 스트래티지스트인 Prashant Newnaha는 강달러와 미국의 고집스런 인플레이션 압력 앞에 아시아 중앙은행들이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며, 기껏해야 자국 통화의 가치절하 속도를 조절할 수 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발전소 공습…기로에 선 우크라이나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내 주요 에너지 시설에 대해 대규모 공습을 단행해 키이우 지역에서 가장 큰 화력발전소가 파괴되었다. 이에 유럽의 천연가스 선물 가격이 한때 7% 넘게 치솟기도 했다. 러시아가 전선을 따라 계속 압박하면서 우크라이나의 방어 능력이 한계점에 이르고 있다는 우려가 불거지는 상황이다. 서방세계 관료들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탄약과 병력이 심각할 정도로 부족한데다 방공망 공백으로 인해 2년 넘게 전개되고 있는 이번 전쟁에서 가장 취약한 순간에 처해 있다. 러시아는 자국내 무기 생산을 늘리고 북한과 이란으로부터 공급받고 있는데 반해 우크라이나의 경우 미 의회에서 600억 달러의 지원 패키지가 묶여 있어 양국간 군사력 격차는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군대는 작년만해도 빼앗긴 영토를 되찾기 위해 싸웠지만 지금은 현재의 전선을 지키는 것만으로도 역부족이다. 우크라이나 방어가 무너질 경우 러시아는 이를 기회로 본격적 영토 장악을 재시도할 수 있어, 향후 몇 개월이 우크라이나에게 가장 힘든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을 순방 중인 기시다 일본 총리는 현지시간 목요일 미의회 연설에서 미국이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중심적 역할을 계속 유지해야 한다며, 미국의 지원이 없다면 우크라이나가 희망을 잃고 아시아의 많은 지역이 “보다 가혹한 현실”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