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10년 2% 임박? 파월 시험대

(블룸버그) — FOMC 이후 트레이더들이 연준의 인플레이션 오버슈팅 허용 가능성에 베팅하면서 미국채 금리가 주요 저항선을 돌파했다. 10년물 금리는 한때 2020년 1월래 처음으로 1.75%를 넘어섰고, 30년물은 2.51%로 2019년 8월래 고점을 경신했다. 시장은 이제 공공연하게 미국채 10년물 금리 2%를 얘기하고 있고, 달러(BBDXY)는 반등해 약세론자들이 갈 곳을 잃었다. 유가(WTI)마저 일부 지역의 백신 접종 차질과 경제 회복 불확실성에 장중 10% 가까이 무너지자 뉴욕증시는 기술주 중심으로 하락해 나스닥 100 지수가 3.1% 급락했다. 노벨 경제학자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는 1.9조 달러 팬데믹 구제책으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통제를 벗어날 위험은 없다며, 연준이 채권시장 반응에 대한 우려로 흔들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럽의약품청(EMA)이 아스트라제네카(AZ)의 코로나19 백신에 대해 혈전과 연관성이 없으며 안전하고 효능도 인정된다고 최종 결론 내리면서 독일과 프랑스를 포함해 유럽 국가들이 AZ 백신 접종을 재개할 예정이다. 바이든 미 대통령은 취임후 100일 내에 백신 1억 회분 접종을 완료하겠다는 목표를 예정보다 빠른 금요일 달성하게 되었다고 선언했다. 오늘 일본은행(BOJ)은 금정위에서 통화부양책을 보다 장기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일부 내용을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BOJ는 현재 목표 수준 대비 ±0.2%인 장기금리 변동 허용폭을 ±0.25%로 확대하고, 6조 엔 규모의 ETF 매입 목표를 폐지하는 대신 시장 혼란시에만 ETF를 매입할 방침이라고 닛케이가 어제 보도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파월 시험대

연준은 단기적으로 성장과 인플레이션 전망에 대해 훨씬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2023년 말까지 제로 금리 기조를 유지할 방침임을 재확인했다. 이에 트레이더들은 2023년 중 ‘리프트오프(lift-off)’ 가능성에 대한 보다 공격적인 베팅을 일부 줄였지만, 유로달러 선물시장은 여전히 2023년 1분기 25bp 인상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채권시장은 아직 연준의 정책 가이던스를 완전히 신뢰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Vanguard Group의 글로벌 금리 및 통화 스트래티지스트 Anne Mathias는 “연준이 경기 회복을 돕겠다는 의지를 시장에 계속해서 상기시켜 주어야 한다”며, “만약 채권금리 상승이 경제 성장을 둔화시키지 않고 증시나 위험 감수를 막지 않는다면 연준은 금리 상승에 강하게 대응할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억눌렸던 소비가 분출되면서 일부 과도기적 물가상승 압력이 나타날 수 있지만, 전반적으로 그동안 인플레이션을 눌러왔던 장기적 요인들이 아직 바뀌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한편 기대 인플레이션 지표를 보면 시장은 어느 정도 연준의 통제 능력을 믿고 있는 분위기다. 5년물 BEI는 2.63%로 2008년래 최고치 부근인 반면 10년물 BEI는 2.32%로 인플레이션이 장기적으로는 연준의 목표치로 되돌아올 것이란 판단이다.

美10년물 2% 임박?

파월 연준의장이 미국채 10년물과 30년물 금리의 추가 상승에 청신호를 줬다고 BMO Capital Markets의 Ian Lyngen는 진단했다. “기저 기대 인플레이션이 높아져 이같은 가정이 의심을 받기 전까지는 미국채 약세 추세를 뒷받침할 것”이라며, 당분간 일드커브 스티프닝에 맞서지 말라고 조언했다. ING Groep은 연준이 장기물쪽은 대체로 방치했다고 판단하고, 향후 몇 주 내에 10년물 금리의 상승 시도를 막을 “진정한 장애물”이 보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ANZ의 Khoon Goh는 트레이더들이 미국 경제 성장이 빨라지고 연준이 더 높은 인플레이션을 보다 허용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10년물 금리가 2%를 찍을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Rabobank의 Richard McGuire는 연준이 선제적으로 움직이기보다는 상황 변화에 대응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듯 보인다며, 인플레이션 전망과 관련된 불확실성은 해소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바이든 러시아 제재…미-중 대화

바이든 행정부가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거의 완공 단계인 노드스트림2 천연가스관 건설사업을 저지하기 위해 추가 제재조치를 검토 중이라고 소식통이 전했다. 해당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모기업 Nord Stream 2 AG를 비롯해 관련 기업들이 제재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러시아의 에너지 시장 영향력 확대 우려 속에 미의회 양당 의원들은 러시아 국영 천연가스기업인 가즈프롬이 주도하는 이번 가스관 사업을 막기 위해 미 행정부가 보다 강경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압박해왔다. 한편 알래스카에서 현지시간 목요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미-중 고위급 회동에서 중국측은 바이든 행정부에게 보다 유화적인 태도를 기대하고 있지만 실망으로 끝날 가능성이 있다. 바이든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맹렬히 비판해 왔지만 기본적으로 미국의 대중 강경 노선은 크게 바뀌지 않은 모습이다. 특히 중국 신장 지구의 인권 문제와 홍콩의 자유 침해, 심지어 관세 문제 조차도 트럼프 시대 정책 기조가 여전히 살아있다.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회담 시작 모두 발언에서 중국의 일부 행동이 규칙에 기반한 질서를 위협한다며 신장, 홍콩, 사이버공격 등에 대해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 담당 정치국원은 미국내 인권 문제로 맞받아치며, 미국이 서방세계와 글로벌 의견을 대변하지 않는다고 말해 양측이 팽팽한 기선제압에 나서는 모습이다.

BOE 약속

영란은행(BOE)은 전망이 이례적으로 불확실하다며, 분명한 경기 회복 징후가 나타날 때까지 통화정책 긴축에 나서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BOE는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인 0.1%로 동결하고 총 8950억 파운드 규모의 자산 매입 목표도 유지했다. 또한 계속해서 채권 매입을 통해 매주 약 44억 파운드의 유동성을 시장에 투입할 계획이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빠르게 진행되고 정부가 고용 유지 지원 프로그램을 연장하면서 영국 경제 전망은 밝아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베일리 BOE 총재는 1분기 심각한 경기 위축이 예상되고 실업률이 아직 정점에 도달하지 않았다며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했다. BOE는 “현재 상당 정도의 유휴력이 남아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경제 전망, 특히 팬데믹으로부터의 회복 기간 동안 수요와 공급의 상대적 움직임은 매우 불확실하다”고 목요일 성명서에서 진단했다. BOE 발표 후 머니마켓은 올해 금리 인상 베팅을 약간 낮췄다. BOE 통화정책위원회는 최근의 채권 금리 상승에 따른 우려를 일축하며, 전반적인 금융 여건이 2월부터 “대체로 변함이 없다”고 평가했다.

터키 과감한 긴축

터키중앙은행(CBRT)이 목요일 기준금리를 17%에서 19%로 200bp 인상했다. 유가 급등과 리라화 변동성으로 인해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높아진 영향이다. 블룸버그 설문조사 전망치는 100bp 인상으로, 예상보다 과감한 긴축에 달러-리라화 환율은 2% 넘게 하락했다. CBRT는 기대 인플레이션의 상방 리스크를 고려해 “조기에 강력한 추가적 통화 긴축”을 단행하기로 결정했다고 정책성명서에서 밝혔다. 소시에테제네랄의 Phoenix Kalen은 CBRT가 재계와 정치권의 금리 인상 반대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 타겟팅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굉장한 홈런”을 날렸다며, 개인 및 외국인 투자자들의 신뢰 강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진단했다. 유가 랠리와 리라화 약세 여파로 2월 터키 인플레이션은 5개월 연속 상승했다. 리라화 가치는 미국채 금리 급등에 따른 EM 통화 매도세 속에 2월 중순 이래 달러 대비 8% 넘게 하락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