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연준은 고릴라’, 스웨덴 인하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뉴욕증시는 인텔 악재와 연준 인사의 매파적 발언 속에 5거래일만에 랠리가 멈췄다. 퀄컴과 인텔은 미국 정부가 중국 화웨이에 대한 반도체칩 수출 허가를 철회함에 따라 주가가 장중 한때 각각 2%, 3.1% 급락했다. 인텔은 이번 규제로 인해 2분기 매출이 당초 제시했던 125억~135억 달러 범위의 중간점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상무부는 미국 정부의 결정에 대해 “경제적 강압”으로 세계무역기구(WTO) 규정 위반이라며, 자국 기업 보호를 위해 “모든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강력 경고했다. 미국과의 긴장 속에 5년만에 첫 유럽 순방에 나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동유럽과의 유대를 강화하며 헝가리에서 철도와 도로, 에너지 프로젝트 등 십여개의 합의서를 체결할 예정이다.

애플의 경우 가격 인하 덕분에 3월 중국내 아이폰 판매가 12%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 주가가 이틀 연속 올랐다. 달러-엔 환율은 지난주 일본 외환당국의 개입 추정에 잠시 후퇴하기도 했지만 전일 다시 155엔대 중반으로 올라와 일본은행 총재의 보다 강력한 구두 경고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블룸버그 달러지수(BBDXY)는 3거래일 연속 올랐고, 미국채 금리는 420억 달러 규모의 10년물 입찰에서 수요가 기대에 못미친 영향에 장기물을 중심으로 반등했다. 한편 2022년 11월 붕괴한 암호화폐 거래소 FTX는 솔라나 등 최근 암호화폐 랠리 덕분에 모든 피해자들에게 원금은 물론 이자까지 다 갚고도 남을만한 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은 시장 참가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ECB 홀츠만 ‘달러 가진 연준은 고릴라’ 

로버트 홀츠만 유럽중앙은행(ECB) 정책위원 겸 오스트리아 중앙은행 총재는 달러 덕분에 연준의 영향력이 워낙 커져서 정책입안자들이 이를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어느 정도 우리의 지표와 정책 결정은 당연히 연준으로부터 영향을 받는다”며, “우리는 진공 상태에 있지 않다. 달러를 갖고 있는 연준은 비유적으로 말하면 방안에 있는 고릴라”라고 현지시간 수요일 발행된 Handelsblatt 인터뷰에서 말했다. 너무나 명백한 문제지만 아무도 얘기하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ECB가 6월 6일 회의에서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25bp 인하할 경우 당분간 동결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는 연준과 통화정책 격차가 좀더 벌어질 수 있다. 대표적 매파인 홀츠만은 6월에 인하를 하더라도 다음 스텝을 너무 서둘러선 안된다며, 7월 인하에는 부정적임을 시사했다. 한편 피에르 분쉬 ECB 정책위원은 유로화 약세와 임금 상승 등 인플레이션 전망을 둘러싼 리스크가 상당하다며, 올해 금리 인하가 시작되더라도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벨기에 중앙은행 총재인 분쉬는 프랑크푸르트의 한 연설에서 “환율의 역할과 수입 인플레이션의 위험은 여전히 알려진 미지의 영역”이라며, 유로존과 미국의 상이한 경제 상황과 정책이 유로-달러 환율에 상당한 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콜린스 연은총재 ‘2% 물가 목표 달성에 시간 더 걸릴 수도’

수잔 콜린스 보스턴 연은총재는 수요를 억제하고 물가 상승 압력을 낮추기 위해 기준금리를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더 오랫동안 20년래 최고 수준에서 유지해야 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현지시간 수요일 MIT 연설에서 올해 들어 인플레이션 개선세가 부진하다며 이같은 요철 현상은 놀라운 일이 아니지만,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2% 목표를 향한 지속 가능한 경로를 유지하려면 경제 성장세가 더 느려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리 인하 예상 시점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최근 경제 활동과 인플레이션의 상방쪽 서프라이즈는 인플레이션이 지속 가능하게 2%를 향해 움직이고 있다는 확신이 생길 때까지 정책을 현재 수준으로 유지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면서, “최근 지표를 보면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지금은 (인플레이션) 진전에 시간이 걸리고 계속 고르지 않을 것임을 인식하고 체계적인 인내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쿡 연준이사 ‘사모 신용, 금융시스템에 과도한 리스크 아니다’

리사 쿡 연준이사는 비은행권 투자 회사들의 대출 증가가 주목할 만한 현상이긴 하지만 금융 시스템에 과도한 리스크를 초래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평가했다. 그는 현지시간 수요일 브루킹스 연구소가 주최한 행사에서 “사모 신용의 증가가 금융 시스템의 회복력에 큰 악영향을 미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사모 신용 펀드는 기업 대출의 가장 위험한 부분을 차지할 수 있는 위치에 있고 펀딩런(funding run)에 덜 취약하다고 진단했다. 연준내 금융안정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쿡은 작년 지역은행 3곳이 무너진 이후 예금 변동성이 안정을 되찾았고 은행 수익성이 여전히 견조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은행 감독 당국자들은 채권 포트폴리오와 상업용 부동산(CRE) 집중에 따른 손실을 아직도 눈여겨 보고 있다고 전했다. “감독관들은 금리 상승으로 인해 대규모 적정가치 손실을 경험한 은행은 물론 상업용 부동산 대출이 집중된 은행들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며, CRE 리스크는 “규모가 크지만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안심시켰다. 또한 미국 가계의 재정 상태가 튼튼해 보이지만, 자동차대출과 신용카드의 연체율 증가를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웨덴 중앙은행, 2016년 이래 첫 금리 인하 단행

스웨덴 중앙은행(Riksbank)이 8년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유럽중앙은행(ECB)보다 먼저 금리를 내림에 따라 스웨덴 크로나는 유로화 대비 0.6% 가량 약세를 보여 지난 4월 기록했던 연저점에 근접했다. 침체에 시달리는 스웨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정책금리를 3.75%로 25bp 인하하고, 하반기에도 2차례 추가 인하할 수 있다고 수요일 성명서에서 밝혔다. 이에 따라 스웨덴은 스위스 다음으로 포스트 팬데믹 통화정책 완화를 시작한 두번째 선진국이 되었다. 블룸버그 사전 설문에서 이코노미스트 중 3분의 2는 인하를 예상했으며, 나머지는 동결을 내다봤었다. 에릭 테딘 스웨덴 중앙은행 총재는 “우리는 먼 길을 왔지만, 항상 경계하는 것이 나의 임무이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을 물리쳤다고 절대 말하진 않겠다”며, “독립적으로 행동할 여지가 있으며, 인플레이션 2% 달성이 우리의 임무이기 때문에 이를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국 통화 약세 우려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이 내려오고 있고 경제가 4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자 스웨덴 중앙은행은 서둘러 인하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ING Groep NV은 “말보다 행동이 더 중요하다”며, “스웨덴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하했다는 사실은 국내 경제에 대한 우려가 정책위원회 내부의 논의를 지배하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日銀 우에다, 엔저발언 수위 높여…‘인플레 리스크시 금리 인상’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BOJ) 총재가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 만난 지 하루 만에 초엔저 현상에 대한 발언 수위를 높였지만 트레이더들은 엔화 매도를 지속해 달러-엔 환율이 155엔선을 다시 넘어섰다. 우에다 총재는 수요일 의회 질의에서 “환율은 경제와 인플레이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며 “이러한 움직임에 따라 통화 정책 대응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답했다. 또한 일본 기업들이 비용 상승을 가격 인상을 통해 고객에게 전가하려는 경향이 커지면서 엔화 약세가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이전보다 더 커졌다는 사실을 유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서 도쿄의 한 컨퍼런스에 참석해 “급격하고 일방적인 엔화 약세는 불확실성을 높이고 일본 경제에 부정적이며, 예를 들어 기업의 사업 계획 수립을 어렵게 하는 등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환율 움직임이 일본의 물가 추세에 영향을 미칠 경우 중앙은행이 조치를 취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구체적으로 인플레이션 전망의 상방 리스크가 커질 경우 BOJ가 보다 빠른 속도로 금리를 인상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하방 리스크가 커진다면 완화적 정책을 보다 장기간 유지할 방침이라며, 현재는 물가의 상방과 하방 리스크 모두 크다고 진단했다.

우에다는 지난달 자신의 발언이 시장에서 엔화 매도가 이어지도록 할 만큼 관대한 것으로 받아들여지자 지난 화요일 기시다 총리와 만나 “BOJ는 정책 수행에 있어 최근의 엔화 약세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해 향후 금정위에서 조치가 취해질 수 있다는 추측을 부채질했다. 시장이 지난주 당국의 개입 추정 움직임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듯 보이는 가운데 일부 전문가들은 이제 공은 BOJ 쪽으로 넘어간 것으로 보고있다. 지난 3월에 2007년 이후 처음으로 금리를 올린 BOJ는 일본 경제 회복이 부진한 상황에서 후속 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 NLI Research Institute의 선임 이코노미스트인 Tsuyoshi Ueno는 “이같은 메시지의 변경이 금리 인상 신호라기보다는 추가적인 엔화 절하를 막기 위한 노력으로 보인다. 일본 외환당국은 연준의 금리 인하가 분명해질 때까지 시간을 벌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진단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