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금, 헤지펀드에 대한 ESG 평가 시작

이 기사는 Emily Chasan 기자가 작성하였으며 ‘블룸버그 브리프 | 지속 가능한 금융: 헤지펀드 ESG를 만나다’에 최초 게재되었습니다.

공적 연기금, 재단(foundation), 기금(endowment), 패밀리 오피스, 국부 펀드(sovereign wealth fund) 등 전세계의 대형 투자기관들이 책임투자에 초점을 점차 맞추면서, 이들이 투자한 헤지펀드들에 지속가능한 전략을 포함하고 있는지 질문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우리와 같은 투자가들이 헤지펀드 투자를 볼 때는, ‘책임투자 분야에서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라는 보다 폭넓은 관점에서 살펴봅니다.” 연기금 운용사인 APG 애셋 매니지먼트의 지속가능성과 지배구조 스페셜리스트인 Marta Jankovic는 지난 6월 12일 뉴욕에서 UN 산하의 PRI(Principles for Responsible Investment)가 주최한 패널 토론에서 이와 같이 말했다.

헤지펀드인 AQR 캐피탈 매니지먼트 글로벌 종목 선택 그룹의 Lukasz Pomorski 전무 겸 선임 스트래티지스트는 패널로 참석하여 지배구조 문제가 이미 운동가들과 이벤트 중심의 펀드에서는 우선순위가 되었으며, 거시적(macro-style) 혹은 매수(long) 전략은 환경이나 사회의 장기적인 리스크를 의식하는 경우가 많다고 발언했다.

다만 이제 자산 보유자들이 헤지펀드에게 책임 투자 문제에 대한 정책과 접근 방안을 문서화하기를 요구한다. 이는 특히 유럽에서부터 캘리포니아에 이르는 여러 지역의 연기금들이 석탄 사용을 회피하거나 포트폴리오의 탄소 배출량을 측정해야 하는 등 지속가능성에 대한 정부 규제에 맞닥뜨리고 있기 때문이다.

“공시의 필요성이 있습니다.” Pomorski의 말이다. “헤지펀드들은 이미 책임투자나 ESG와 관련해서 많은 것들을 하고 있지만, 이를 다른 이름으로 불러왔던 것입니다.”

PRI는 헤지펀드가 어떻게 책임투자를 고려하는지에 대한 자산 보유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목적으로 5월에 헤지펀드들을 위한 실사 질문지를 발표했다. 표준 실사 질문지는 헤지펀드에게 투자자와 소통하는 방식이나 보안 정책, 펀드가 주로 취하는 포지션의 구성 등을 묻지만, 책임투자 질문지는 펀드들에게 의결권 대리(proxy voting) 절차와 대외협력(corporate engagement) 정책에 대한 설명이나 포트폴리오의 탄소 발자국 측정 여부 등을 묻는다.

Pomorski는 헤지펀드들이 지속가능한 전략을 어떻게 활용할지 아직 질문 중이라고 말한다. “헤지펀드들에게 이는 흥미로운 질문입니다. 탄소 매수(long carbon) 전략을 쓰지는 않더라도 혹시 탄소 매도(short carbon)전략을 쓸 수는 없을까?” 그의 말이다.

지속가능성에 대한 우려는 회의적인 큰손 고객들이 헤지펀드를 이탈하면서 시작되었다. 데이터 기업 HFR에 따르면 2016년에 펀드에서 유출된 투자액은 700억 달러에 달한다. PRI에 서명한 투자자 중 노르웨이 중앙은행, 네덜란드 ABP 연기금, 미국 캘퍼스(CalPERS) 연기금 등 345개 기관투자자가 포함되면서, 헤지펀드 운용사들은 이제 보다 책임 있는 투자를 위한 질문들을 받게 될 수 있다. “이는 헤지펀드들이 문화를 바꿀 기회입니다.” 자산운용 자문사인 록펠러 앤 코(Rockefeller & Co.)의 지속가능성 선임 애널리스트인 Mariela Vargova의 패널 발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