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에 대한 바이사이드 관점

파리에서 열린 IR 매거진 글로벌 포럼에서는 3인의 바이사이드 참여자가 패널로 참석해 토론을 진행했다. 사회는 초대형 럭셔리 그룹인 루이비통 모에헤네시(LVMH)의 재무 커뮤니케이션 부문장이자 프랑스 재무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협회 클리프(Cliff)의 협회장인 Chris Hollis가 맡았으며, 아비바 인베스터의 Kirsty Collins 글로벌 책임투자 담당자와 아문디의 Nicholas Melhuish 글로벌 주식 부문장, 콰에로 캐피탈의 파트너 겸 펀드매니저인 Marc St John Webb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는 ESG와 이사회에 대한 접근 권한(아래)부터 Mifid II가 미칠 영향력(2차 후속 기사, 발간 예정)까지 다양한 주제가 논의되었으며, IRO에 대한 원망의 감정도 공유되었다(3차 후속 기사, 발간 예정).

Chris Hollis: 우리는 모두 주요 투자자를 만나는데, 특히 ESG 투자자를 목표로 해야 할 필요가 있는가? ESG가 보다 일반적인 의사결정 과정으로 편입되고 있다고 보는가?

Kirsty Collins:  대형 투자자의 경우 위임을 받을 때 ESG가 점차 차별화 도구가 되고 있다. [ESG는] 상업화되고 있다. 투자자들이 돈을 쓰는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이다. 영국에서는 다들 ESG 팀에 신규 인원을 채용하여 보강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흐름의 초점은 특정 상품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포괄적 통합에 있다.

[하지만] 시장마다 상황이 다르다. 프랑스에서는 SRI 사업이 훨씬 크지만 통합 쪽에 훨씬 더 초점이 맞춰져 있다. 여러분 회사의 상위 20대 투자자를 보면 전부 ESG 팀이 따로 존재할 것이다. 이들 팀의 팀장이 누구인지 알 필요가 있다. 이들이 여러분 회사의 포트폴리오 매니저나 펀드 매니저들과 만나서 이야기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5년 전이라면 그렇지 않았을 것이다. 먼 발치에서 가디건을 입고 지나가는 걸 힐끗 봤던 사람, 펀드 매니저가 한번도 이야기해본 적 없는 사람들이었을 것이다. 이제는 상황이 완전히 변했다.

CH: 현재 강조되는 것이 ESG의 기술적 측면인가, 그룹 전략 내로의 ESG 전략의 통합인가?

KC: 후자다. 가장 먼저 보여주어야 하는 것이 ESG가 어떻게 전체 전략에 통합되는 지이다. 만약 당신이 뭔가를 왜 해야 하는지 사업성(business case)을 설명할 수 없다면 그 일은 해서는 안 되는 일이다. 지역사회 투자가 됐든 환경 프로그램 투자가 됐든 마찬가지다. 그 어떤 ESG 애널리스트라도 똑 같은 이야기를 할 것이다.

그 후에는 어느 정도 상세한 수준으로 들어가야 한다. IR이 상세 내용을 알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 다만 업종 전문가가 참여해야 하는 다른 모든 종류의 대화와 크게 다르지는 않다.

Nicholas Melhuish: 우리 회사를 포함해 모든 투자회사에 공통적인 도전 과제는 이를 통합하는 것이다. 약간 지배구조와 비슷하다. 지배구조 쪽은 보통 독립적인 사일로(silo)인 경우가 많고, 그래서 대형 투자자들은 거버넌스 팀을 따로 두는 경향이 있다. 이 때 최악의 경우에는 거버넌스 팀과 투자 운용팀이 완전히 유리되어 소통이 전혀 없는 두 개의 트랙을 운영하는 처지가 된다. 이런 상황은 아무런 유익이 없고 결국 참여의 단절과 보잘것없는 성과로 이어지게 된다.

ESG는 또 다른 도전과제이다. 개인적으로, ESG가 사실 굉장히 중요하다고 본다. 특히 ‘G’가 그렇다. 나는 ‘G’를 매우 강조한다. ‘환경(E)’과 ‘사회(S)’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긴 하지만, 그 측정 방식이 좀 더 어려운 경향이 있고, 전통적 투자 프로세스에 비해 관련성도 좀 떨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나와 같은 전통적이고 상향식(bottom-up) 투자자들이 ESG를 반드시 포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회사에서는 이를 정량적으로 반영한다. 그러면 투자 프로세스로 편입시키기가 매우 쉽고, 그래서 현재 내가 운용하는 펀드에는 ESG가 항상 필수적으로 포함되어 있다. 어떤 회사를 ESG 측면에서 잘 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관심을 갖지는 않지만, 투자 대상으로 고려 중인 회사가 2개가 있고 내가 운용 중인 포트폴리오가 30개 주식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턴오버가 자주 발생하지 않는다고 가정하면, 만약 두 회사의 업사이드가 비슷한데 그 중 한 쪽은 지배구조가 모범적이고 다른 한 쪽은 그렇지 않은 경우 당연히 항상 지배구조가 더 나은 회사를 선택하게 된다.

여기에는 현실적인 이유가 있다. 내가 글로벌 주식 집중 펀드를 운용하던 중에, 우리 입장에서 아주 나쁜 상황이 발생한 곳(집중형 펀드를 운용할 때는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되는 상황이다. 성과를 내기가 매우 힘들어진다.)은 전부 지배구조가 나쁜 회사들이었다. 거버넌스 점수가 낮은 회사들이었는데, 업사이드 때문에 지배구조 점수를 무시하면 나중에 반드시 발등을 찍힌다.

CH: 소형주와 중형주 관점에서 보았을 때 ESG 이슈가 중요한가? Marc 씨가 대답해 주기 바란다.

Marc St John Webb: 우리에게도 중요하다. [하지만] 매우 어렵기도 하다. 우리는 소형주와 초소형주 회사에 투자되어 있는데, 이런 회사는 대부분 IR 부서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서 우리에게 도움이 될 만한 문서 작업이 되어 있지 않다. ESG 공시가 되는 기업들은 우리가 투자하는 기업 규모 상한에 비해 10억 유로(12억 달러) 정도 더 시총이 높다. 그래서 우리가 직접 정리해야 한다. 매우 힘들고 양도 많은 일이라서, 기업들이 도움을 주면 좋겠다.

[하지만] 지배구조 측면은 항상 우리가 고려해왔던 사항이다. 우리는 회사 지분을 9-10%정도 가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즉 항상 투표권을 갖고, 항상 경영진과 면담한다. 따라서 늘 회사 내의 지배구조를 잘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ESG를 살펴보기 시작한 이래, 직접 ESG 정보를 작성하게 되면서, 그간 잘 안다고 생각했던 회사를 다른 관점에서 보면 새롭게 알게 되는 사실이 얼마나 많은지 놀라고 있다.

CH: 패널 간 의견이 엇갈린 지점 중 하나는 지배구조 문제에 있어서 이사회에 대한 접근권이다. 이 문제에 대해 당신의 관점은 어떠한가?

KC: 지배구조는 단순히 보수 체계에 관한 것만은 아니다. 과거에도 오늘날에도 그보다 훨씬 폭넓은 개념이다. [하지만] 내 생각에는 아직 그렇게만 여겨지는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배구조는 점점 더 E와 S 영역 쪽으로 확장되고 있다. 특히 사업 운영에 이들 요소가 근본적으로 중요한 경우 그렇다. 리스크 관리와 평판에 관한 고민은 내가 보기에는 지배구조가 어떻게 맞물리는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회사를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과 훨씬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이다.

현재로서는 여전히 보수와 관련된 면이 큰데, 왜냐하면 그것이 주주총회에서 다루는 주요 의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점차 이사회가 관련 대화에 IR을 참여시키지 않는 추세가 눈에 띈다.

CH: GSK의 IR에서 일할 때, 투자자가 이사회와 만날 수 있었나?

KC: 당연하다. 그들이 회사를 소유한 사람들이다. 투자자가 이사회와 면담을 원하면 이사회는 면담에 응해야 한다. 거절할 수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NM: 그렇게 쉬운 문제는 아니다. 이사회와 직접 면담을 잡기가 꼭 쉽지는 않다. 타국의 지배구조 체계에 비해 보다 대화 채널이 명확한 영국에서 조차 그렇다. 그리고 나라별로 차이가 많다. 독일 회사들은 감독 이사회(aufsichtsrat)라는 체계를 가지고 있는데, 이는 영국의 지배구조가 작동하는 방식과 매우 다르다. 영국에서는 또한 스튜어드십 코드 등 재무보고위원회(Financial Reporting Council)가 규정한 투자자 참여에 대한 지침이 마련되어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시장도 있다. 이 경우에는 면담이 더 어려울 수 있다.

미국의 경우는 극도로 복잡한데, 이사회 의장과 최고경영자가 [역할]이 뒤섞여 있는 것이 그 중요한 이유 중 하나다. 내가 기존에 일했던 회사들은 이에 반대하는 철학을 가지고 있어서, 미국에 있는 모든 회사에 대주주로서 편지를 써서 우리는 이 두 직위가 분리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근데 모든 회사가 ‘아닙니다. 저희는 이 방식이 잘 맞습니다. 걱정 감사합니다’라고 답장했다.

개인적으로 나는 영국 방식을 선호한다. 이사회 의장과 최고경영자의 분리가 확실하고, 독립 선임 이사 중 독립 중재자(independent arbitrator)가 포함되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만약 이사회 의장이 CEO와 결탁하여 내 의견을 묵살해도, 적어도 독립 선임 이사를 통해 어필할 마지막 기회가 주어지는 셈이다.

CH: 그 회의에 IR이 참여해야 한다고 보는가?

NM: 회의를 원활히 추진하는 데 당연히 역할을 해야 한다. 실제로 나는 IRO가 거의 모든 회의에 늘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IRO가 이해 충돌이 있는 상황이 있을 수 있다. 큰 투자자가 경영 이사진이 기능하는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IRO가 그 이사진에 보고한다면, 이 문제를 제기할 때 IRO가 동석하지 않기를 바랄 수도 있다. 물론 이는 매우 극단적인 예이다. 일반적으로는 IRO는 항상 참여해야 한다.

또한 투자자는 ‘적절한 경우’ 이사회에 대한 개방적이고 자유로운 접근 권한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이렇게 말하면 정치적으로 올바르지는 않겠지만, 모든 투자자가 평등하지는 않다고 본다. 등기된 지 3년, 5년, 7년, 10년차이고 그 회사와 성실하게 교류해 왔으며 이사회 의장과 주기적으로 만남을 가졌다면 그래도 된다고 본다. 빠르게 돈을 벌고 싶고 이목을 끌고 싶다는 이유로 주주명부에 기재된 지 2주밖에 안 된 상황에서 면담을 요청한다면 즉각 레드 카펫을 깔아줄 이유가 있을지 모르겠다.

기사는 IR Magazine Garnet Roach 기자가 작성하였으며 www.irmagazine.com  최초 게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