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꼭 알아야 할 5가지: 미-중 보복, 美금리 역전임박

(블룸버그) — 미국과 중국이 보복관세 판돈을 키우며 정면대결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면서 중국 증시가 어제 장중 5% 가까이 급락했다. 미증시 역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가 1% 넘게 하락했으나 일부 낙폭을 줄이며 마감했다. 안전선호가 강해지며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2.9%를 하회했고 달러는 엔화를 제외한 주요 통화 대비 강세를 보였다.
한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19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열고 결속을 과시했다. 미국과 무역전쟁에서 진검승부를 벌이고 있는 중국이 북한이라는 카드를 어떻게 활용할지 주목된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은 북-중간 친선과 단결, 협조 관계를 더욱 발전시켜나가자고 제안했으며, 시진핑은 한반도의 비핵화를 위한 북한의 입장과 결심을 적극 지지한다고 밝혔다. 오늘 일본은행이 4월 정책회의 의사록을 공개할 예정이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오늘 가장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미-중 무역전쟁 커지는 판돈…협상전략에 그칠까?

세계 최대 경제국인 미국과 중국간 무역전쟁 수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미국이 지난주 500억 달러 상당의 중국산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며 포문을 열자 중국이 동일 규모와 강도의 보복을 예고했고, 이에 트럼프는 현지시간 18일 미무역대표부에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할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 목록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중국이 즉각 반발하며 강력한 대응조치로 맞서겠다고 위협하면서 양국간 기싸움이 본격적인 치킨게임으로 치닫는 분위기다. 트럼프 역시 물러설 의사가 없음을 재차 강조했고,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은 협상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중국에 대한 압박을 낮추지 않았다.
블랭크페인 골드만삭스 CEO는 트럼프의 대중 위협이 우위를 점하기 위한 협상 전략이라며 치명적인 무역전쟁으로 번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크루그먼 교수는 서머스 전 미 재무장관에 이어 글로벌 경제에 드리운 암운을 경고했다. 크루그먼은 “트럼프가 무역전쟁으로 향해가고 있는데 시장이 안주하고 있어 놀랐다. 트럼프가 갈 데까지 가서 전세계 경제를 망쳐 놓을지 우리는 모른다. 하지만 분명 상당한 가능성이 있다. 50%? 30%?”라고 트위터에서 꼬집었다.

中 증시 직격탄…원자재도 타격

지난 주 1.5% 하락했던 상하이 종합주가지수는 월요일 휴장 후 어제 장중 5% 가까이급락해 2016년래 처음으로 주요 심리적 지지선인 3000포인트선을 하회했다. 1023개의 종목이 일일 등락 제한폭인 10% 하락했다. Bocom International Holdings의 수석 스트래티지스는 3000선이 무너지면서 투심이 더욱 흔들리고 있다며 “무역전쟁이 격화되고 중국이 비전통적 방식으로 보복을 강행할 경우 상황이 더욱 나빠질 수 있다. 현재 매도세에서 저점 매수를 권하고 싶지 않다”고 진단했다. 중국인민은행(PBOC)은 투자자들에게 진정하라며 모든 통화정책 수단을 “포괄적으로” 동원하겠다고 말했다. 이강 PBOC 총재는 증시 불안이 주로 심리적 요인 때문이라며, 중국은 “모든 종류의 무역 갈등에 대응할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G-2간 무역전쟁 위협이 고조되면서 철강부터 대두까지 원자재상품 시장 역시 요동쳤다. 블룸버그 원자재지수는 4월 초 이후 최저점으로 밀렸으며, 특히 블룸버그 농업지수는 최소 1991년 이래 사상최저를 경신했고 글로벌 광업지수는 거의 2년래 최대폭 하락했다. 알루미늄, 니켈, 아연 등 산업용 금속도 일제히 하락했다. 상장사 중 전세계 최대 구리 생산업체인 프리포트-맥모란과 미국 최대 알루미늄 생산업체인 알코아 주가는 장중 5% 이상 하락했다. 퍼스트 퀀텀 미네랄스도 장중 7% 넘게 떨어졌다.
코메르츠방크는 투자자 노트에서 “미-중간 무역 분쟁이 격화되면서 곡물과 유지종자 가격이 상당한 압력을 받고 있다”며 “시장 참가자들의 심리가 현저하게 나빠지고 있다. 증시는 하락하고 있고 비금속과 같은 경기주기적 원자재상품도 압박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채 일드커브 역전 임박…신흥시장 불안 전이되나

미국채 일드 커브가 이르면 다음주 역전되기 시작할 수도 있다. 7년-10년 금리 스프레드는 지난달2bp대로 축소된 이후 반등했다가 다시 3bp대로 내려왔다. 블룸버그와 BMO 캐피털 마켓이 집계한 데이터에 따르면 해당 구간의 마이너스 진입은 역사적으로 커브상 다른 구간에서 유사한 움직임의 징조가 돼 왔다. 특히 다음주 예정된 7년만기 미국채 입찰 성적이 저조할 경우 트리거가 될 수 있다. Northern Trust Asset Management는 연준이 올해 1차례 추가 금리 인상시 2년-10년 금리 스프레드가 역전될 가능성이 50% 이상이며, 2번 더 금리를 올린다면 금리역전은 피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한편, 신흥시장 불안이 남아공 란드화까지 확산되는 분위기다. 달러-란드 환율은 작년 11월래 처음으로 14란드에 접고 있다. 터키 리라 역시 다시 흔들리고 있다. 블룸버그가 추적하는 24개 EM 통화 중 5개를 제외하고 모두 약세를 보였고, MSCI EM 주식지수가 1100선을 하회하는 등 투자자들의 매도가 그치지 않는 모습이다. AllianceBernstein은 미-중 무역갈등이 최근 시장을 움직이고 있다며, 달러 대비 EM 통화 헤지를 늘리고 있다고 밝혔다.

ECB 드라기 ‘시간두고 금리 인상하겠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19일 ECB가 시간을 두고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말해, 지난주 ECB 정책회의에서 최소 내년 여름까지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정책 입안자들의 방침을 재차 강조했다. 노보트니 ECB 정책위원 역시 ECB가 기준금리를 내년 여름 이후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드라기 총재는 포르투갈 신트라에서 개최된 ECB 연례포럼에서 “첫번째 금리 인상 시기를 결정하는데 있어 인내심을 가질 것이고 이후 정책을 조정하기 위한 점진적 접근방법을 취할 것”이라며 “현재 단기 자금시장 이자율 기간 구조에 내포된 초단기 금리의 경로가 이러한 원칙을 대체로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올해 채권매입 프로그램을 종료한다고 해서 중앙은행의 지지대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면서, 글로벌 보호주의 위협과 유가 상승, 금융시장 변동성지속 가능성 등을 전망의 하방위험으로 지적했다. 드라기 발언 이후 유로는 낙폭을 확대했다.

50년물 국채발행…이주열 ‘가계부채 증가세 억제해야’

기획재정부는 2분기에 5000억 원 규모의 50년물 국고채를 발행하기로 했다고 어제 장마감 후 밝혔다. 기재부는 3월 15일 50년만기 국고채 3250억 원을 발행한 바 있다.시장전문가들은 최근 초장기물 가격움직임을 감안할 때 충분한 수요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최근 장기물 금리가 하락하며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수요조사에 응할 때보다 가격부담이 커졌고, 또 50년이라는 기간 안에 남북 통일이나 이와 관련된 경제협력 등의 이벤트가 발생하며 채권 가격이 급락하는 사태도 충분히 있을 수 있는 만큼 투자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보였다.
한편,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가계부채가 과거처럼 두자리수 증가세는 아니라 해도 현재의 증가세가 여전히 높다며 이를 조금 더 억제할 필요가 있다고 19일 기자간담회에서 말했다. 또한, 최근의 실물 지표나 여러 데이터를 볼 때 한국 경제의 성장·물가 경로가 지난 4월 전망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며, 성장세가 잠재성장률 수준을 이어가고 물가가 목표수준에 근접하면 완화정도의 추가 조정이 필요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신흥시장 불안에도 불구하고 한국 경제의 경우 대외건전성이 양호하다며, 대규모의 자본유출이 일어날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하나금융투자 이미선 연구원은 이 총재 발언에 대해 경기개선 여부가 여전히 중요한 통화정책 변수라고 평가했다.

(서은경、이경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