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연금 CIO: 국내채권 비싸...비중 줄일 것

(블룸버그) — 공무원연금공단 최영권 자산운용단장(CIO)은 글로벌 저금리 상황에 따라 장기투자 및 비유동성 프리미엄을 노려 해외ㆍ대체투자를 확대하고 상대적으로 가격 메리트가 없는 국내 채권투자는 만기도래시 점차 줄여나갈 것이라고 22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추종하는 각 자산의 벤치마크의 기대수익률이 수립된 목표수익률을 점차 더 큰 폭으로 하회하고 있는 상황이라 “아마도 모든 CIO들이 지금 이 저금리 상황에서어떻게 해야할지 고민에 빠져있을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채권 부문 운용 측면에서 보면, 국내외 주요 채권금리가 1%대, 또는 마이너스까지 내려온 상황에서 연기금 등의 운용주체들은 벤치마크를 따라가면서도 각자 세워놓은 목표수익률을 달성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또 해외투자시의 환헤지에 대해서는 “이자 수익(fixed income)을 노린다면 헤지를 하는 것이 맞고, 자본투자에 따른 수익(capital gain)을 노린다면 헤지를 하지 않는 것”이라고 최 단장은 말했다. 이에 따라 공무원 연금에서는 주식투자시의 경우에는 환헤지를 하지 않는 것이, 채권투자시에는 환헤지를 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고 덧붙였다.

LEGAYW Index (Barclays Global-Ag 2016-08-25 09-04-25

수익률 괴리

최 단장의 설명을 종합할 때 공무원연금은 지난해 중장기 자산운용계획상의 목표수익률을 4.5% 정도로 잡아놓은 상황이다. 예상되는 명목 경제성장률을 프록시로 활용한 결과다. 그러나 현재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1.4%대, 그리고 공무원연금의 해외채권투자에 벤치마크가 되는 바클레이즈 글로벌 채권종합지수의 수익률은 1.1% 대다. 해외채권 투자시 환헤지를 통해 일정수준의 초과 수익을 얻을 수는 있겠지만, 이를 감안해도 벤치마크 금리는 2%를 넘지 못한다. 그렇다고 투자위험에 대한 허용치(risk tolerance)를 엄격하게 적용할 수밖에 없는 공적연금 입장에서 벤치마크와 동떨어진 투자를 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목표수익률과 낮아진 벤치마크 수익률, 그리고 투자위험 허용치 사이에서 고민이 깊어질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최 단장은 “역설적으로 만약 자금운용을 맡긴 곳에서 벤치마크와 다르게 과도하게 초과 수익을 낸다면 (우리로서는) 돈을 뺄 수밖에 없다. 이는 과도하게 리스크를 지고 운용하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해외 채권 투자시 추종하는 벤치마크가 마이너스 영역으로 넘어간 일본 국채도 많이 담을 수 밖에 없어 연금 입장에서는 어떻게 대응해야할 지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해외ㆍ대체투자 확대

투자수익률을 고민하다보면 결국 대체투자, 특히 사모 부문에 관심이 갈 수 밖에 없다고 최영권 단장은 말한다. 장기 투자 및 비유동성, 그리고 정보의 비대칭성에 따른 프리미엄 기회를 주기 때문이다.
최 단장은 현재 운용자산의 16% 수준인 해외투자를 연말에는 20%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늘릴 것이라며 세부적으로는 해외 주식 9%, 채권 5%, 대체투자 7% 정도로 구성될 것으로 추정했다. 또 5년 뒤에는 지역별로 봤을 때 해외투자가 30%, 자산군 별로는 대체투자가 24% 정도가 될 것으로 전했다.
공무원연금은 전체운용자산 가운데 해외투자와 대체투자를 합산한 비율을 올해 33.7%에서 내년 35.9%, 2021년 44% 내외로 확대할 예정인 것으로 지난달 기획재정부가 배포한 자료에 나타났다. 최 단장은 “해외ㆍ대체투자 확대와 함께 관련 인력도 자연스럽게 늘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체투자 중 부동산 부문에 있어서는 기회가 제한적인 국내보다는 엑시트가 용이한 해외를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호주에는 지난해 하반기 380억 원과 올해 상반기 500억 원 규모로 호주의 공공기관이 임차인으로 있는 건물에 호주 정부로부터 임대소득에 대한 세제혜택을 받으며 투자했고, 또 올해 7월에는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정부청사용 건물에 500억 원을 투자했다. 또 지역별 분산 차원에서 현재는 미국 소재 부동산 투자 2건 정도를 검토중으로 올해 예정됐던 부동산 투자를 마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공무원연금공단의 홈페이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체 15조9089억 원의 자산 가운데 5조2647억 원을 금융자산으로 운용했고 나머지는 융자사업 및 주택사업 등으로 운용했다. 올해 말이면 그 규모가 각각 16조6604억 원 및 6조5520억 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국내 채권

최 단장은 7대 사회보험 재정건전화 정책협의회에서 이야기한 대로 해외ㆍ대체투자 비중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투자비중이 줄어들 자산을 묻는 질문에 “국내 채권이 줄어들 것 같다”고 답했다. 국내 채권이 다른 자산에 비해 비싸보이기 때문으로 다만 당장 기본 보유분 매각에 나서기 보다는 만기도래분을 다른 곳으로 돌리면서 현재 44% 수준인 국내채권의 투자비중을 연말까지 41% 정도로 낮출 예정이다.
그는 연금 입장에서 금리가 아무리 낮아도 채권을 사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지만, 현재 1.4%대에 머물고 있는 국고채 10년물 금리수준에 대해서는 “지금 사놓는다면 추후 후임이 뭐라고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현재 금리수준을 보면 앞으로 물가상승률이 많이 올라가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을 담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최근 기획재정부가 발행을 추진 중인 국고채 50년물에 대해서는 “수익률곡선이 우상향한다고 가정한다면, 어쨌든 50년물이 금리가 가장 좋은 것”이라며 장기일수록, 그리고 유동성이 낮을 수록 수익률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보험사 등 장기투자기관의 자산과 부채의 만기를 일치시킨다는 면에서 생각한다면 더 빨리 나왔어도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환웅, 박정연 기자 (송고: 08/25/2016)
참고: 블룸버그 기사 링크 {NSN OCFTA66K50YP }